산행기2009. 2. 2. 20:06
대야산 930m 서쪽으로 뻗은 암릉, 중대봉등 수려한 바위산 일궈


사진:중대봉능선에서 바라본 대야산과 둔덕산

사진위:군자산에서 본 대야산 능선. 왼쪽 제일높은 봉우리가 대야산정상. 정상에서 오른쪽으로 뻗은 암봉들이
호기롭고 마지막으로 중대봉이 돌올하게 솟아있다. 뒤에 보이는 고봉은 조항산. 대야산 정상우측 뒷능선은 둔
덕산에서 마귀할멈통시바위로 가는 능선. 대야산전방의 능선은 남군자산능선.
사진:아래 중대봉에서 정상으로 가며 한 암봉에서 바라본 대야산.




대야산은 능선의 산이라기 보다는 계곡의 산이다. 밀재에서 정상까지의 능선은 이산을 능선의 산이라고 보기엔 너무 짧다. 그리고 정상에서 촛대봉에 이르기까지의 능선은 대부분이 낭떠러지나 다름없으니 능선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정상에서 서쪽으로 뻗은 능선이 대야산의 면목을 살려준다.
능선은 암봉과 암릉으로 점철되고 대야산구간 백두대간 능선에서 보기힘든 대야산의 진면목이 나타난다. 군자산이나 남군자산에서 본 대야산은 웅장하게 서쪽으로 뻗어간 호방한 능선을 보여준다. 언젠가 중대봉을 거쳐 정상에 오르고 싶다는 생각은 군자산에 오르면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 능선에 어제 올랐다. 농바위골마을을 지나 조금 들어가서 능선으로 접근했다. 어제 줄잡아 3-4개팀이 온 것으로 보아 이 능선이 옛날에 성주봉암릉(운달산지능선)을 찾았을 때처럼 산길도 희미하고 코스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생각되어 속으로 긴장하고 있었는데 사람들을 보자 긴장이 조금 풀린다. 그리고 사람들이 정말 안가는데가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길도 희미한 능선길로 들어선다. 앞뒤로 들려올 시끄러운 대화를 피해보자는 생각도 들었고 암봉(중대봉)으로 접근하기까지의 능선은 험해보이지는 않았고 보기에 특별한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됐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이 별로 다니지 않는 산길은 송림이 울창하여 호젓하고 살가운 햇살이 스며든 곳은 솔가리의 황적색이 포근한 융단처럼 느껴진다. 먼 타향 외진 산길에서 홀로 산이 주는 행복감을 느끼는 순간이다. 그러나 이런 순간은 그 지속시간이 극히 짧다. 곧 바위지대가 나타나는데 문제는 응달이라 눈이 덮여 길흔적마저도 어디로 갔는지 모르게 된다는 점이다. 보조자일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으련만.. 바위아래서 루트를 찾느라고 왔다갔다 하다가 되돌아와서 바위지대를 우회하여 능선위로 올라선다.
능선위에 올라서서 조금 올라가니 농바위골에서 올라온 산길이 나있고 얼마전에 사람들이 올라간 흔적도 보인다. 조금 올라가니 거대한 너럭바위가 나타난다. 이게 마당바위인가? 웬만한 밭뙈기만하다. 엄청나게 넓은 너럭바위였다. 사람을 촘촘히 세운다면 1개중대는 세울 수 있지 않을까싶다. 군자산에서나 남군자산에서 본 대야산의 인상은 스카이라인은 예리하고 산록은 검으튀튀하여 거칠고 음산하며 접근하기 어려운 느낌을 준다. 하지만 오늘 보니 뜻밖에도 대야산은 희고 맑아 어두운 곳이라고는 전혀 안보인다. 얼마전 대왕봉을 오를 때 처럼 정갈하고 순결한 느낌을 준다.
중대봉에 이르기전 여태까지 본 어떤 너럭바위보다도 크고 넓고 하얀 화강암바위 마당바위와 중대봉의 슬랩지대와 중대봉에서 본 대야산정상부근의 슬랩지대가 그런 느낌을 더해주는 듯하다. 마당바위에서 올라가서 능선을 따라 중대봉으로 접근하려면 로프지대를 거쳐 올라가야 한다. 중대봉 아래의 대슬랩지대 언저리에 로프를 타고 올라갈 수 있는 곳이 그래도 가장 손쉽게 중대봉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곳이다.
로프지대를 지나면 정면 이마쪽에 안부가 보이고 그 전에 길은 두갈래로 나뉜다. 낙엽이 수북히 쌓인 산록엔 얇게 눈이 덮여있지만 길쪽은 낙엽만 덮여있다. 오른쪽 급경삿길로 올라가야 중대봉 정상으로 가는 길이 된다. 엉뚱한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닌가 싶은 것은 걸어가는 정면으로 중대봉 정상으로 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다. 중대봉의 단애지대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경관이 이 부분에서는 잘 보이지 않은 점이 헷갈리게 만든 요인이었다. 그러나 정상으로 가는 길은 정면의 안부로 올라가는 길이 아니라 오른쪽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이 길은 중대봉 중간부를 돌아 거석이 병풍을 이룬 아래를 지나가야 하는데 원의 반바퀴정도를 돌아가야 848m인 중대봉 정상으로 올라 갈 수 있다. 정상으로 가기전에 모퉁이를 돌아가면 대야산 정상부가 시야에 들어오고 농바위골이 내려다보이는 슬랩지대 최상부의 바위에 올라설 수 있다. 이 바위에서 농바위골 쪽으로 내려다보면 잘 발달된 슬랩지대를 볼 수 있고 능선쪽으로 보면 약 1시간전에 바위의 넓은 규모에 무척 놀랐던 마당바위가 보인다. 대야산쪽을 보면 대야산 남쪽의 백두대간능선과 멀리 조항산, 청화산, 둔덕산이 파도처럼 밀려오고 슬랩지대가 여기저기 분포한 대야산의 풍광이 해맑아 보인다. 부근을 돌아보아도 대야산정상 왼쪽에 보이는 희양산만이 대야산보다 바위가 더 많은 산일 뿐 대야산만큼 바위가 많은 산은 보이지 않는다.
밀재-대야산정상까지의 백두대간능선에 이르기까진 봉우리가 3-4개정도 나오지만 중대봉처럼 사방이 낭떠러지로 돼있다 시피한 봉우리는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정상쪽으로 가다가 전망이 좋은 바위에서 돌아온 길을 뒤돌아보면 중대봉쪽이 압도적인 산형(山形)을 보여주어 그쪽이 마치 정상인듯 보이기도 한다. 정상쪽에서 중대봉을 보면 중대봉 왼쪽의 슬랩지대는 45도 각도를 유지하며 올라가고 꼭대기에 가까워지면서 슬랩지대는 한쪽이 단애로 변해 중대봉을 우람한 봉우리로 보이게 만든다. 중대봉-대야산 능선에는 또렷한 봉우리만 5개정도 된다. 오르막 내리막이 급하지는 않지만 뒤돌아보면 그 정도의 개수는 되어 보인다. 3미터쯤 되는 직벽을 로프로 올라가야 하는 곳도 있다.
그러나 가장 위험한 곳은 백두대간 능선에 올라서기 직전의 암봉인 듯하다. 대문처럼 생긴 거석바위틈으로 나오면 턱진 바위를 내려서서 한쪽이 낭떠러지로 되어 있는 좁은 베란다(발디딜 간격은 50cm도 채 안되는 듯하다)를 걸어가야 하는 곳이 나온다. 아래는 꽤 높은 낭떠러지다. 로프가 설치되어 있으나 로프설치 위치가 바위쪽이어야 하는데 베란다 양쪽의 바깥쪽 나무, 그것도 무게를 다잡아 줄 것 같지 않은 나무에 매어 놓았기 때문에 추락시 잡는다고 하더라도 추락을 예방해줄것 같지 않아 매우 위험했다. 이곳에서 배낭이 큰 사람이 정면으로 걸어가려고 하면 바위쪽(바위 허리쯤 되는 높이는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처럼 중간이 조금 튀어나와있다)에 걸려 진행하기가 어렵고 자연스럽게 떨어질 가능성이 생길수 있었다. 가장 안전한 것은 배낭을 벗어 보조자일로 묶은 뒤 내려놓고 몸이 먼저 위험지대를 지나간 뒤에 배낭을 잡아당겨 다시 지는 수밖에 없다. 배낭이 떨어질 경우에 대비하여 설치되어 있는 로프를 이용할 수는 있겠다. 대야산 최근산행 연결 :이 바위가 넘어지지않는 진짜이유는.. :선유동 대야산(명산리스트) 대야산-둔덕산지도 "산이 손짓.."에서 --->

 2007/1/20

주능선 즉 백두대간 능선에 도착하여 정상쪽으로 가는 길은 얼마되지 않지만 두어번 바위능선의 오르막내리막을 거쳐야 한다. 응달진곳은 눈이 얼어붙어 빙판을 이루다시피하고 있다. 대야산은 요즘들어 대간종주자가 많아지면서 거의 끊이지 않고 사람들이 찾는다. 오늘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오고 갔다.
게중엔 농바위골에서 올라온 팀도 있다. 중대봉방향으로 시선을 주면 둔중한 봉우리 다섯개가 어림되는 능선은 역도선수의 팔뚝근육을 연상시킬 정도로 우락부락하다.
정상에서 촛대봉과 곰넘이봉을 바라보면 땅바닥에 기는 듯이 낮은 봉우리인데 청화산 아래에서 자고 조항산을 거쳐 버리미기재로 가던 해에는 왜그리 힘이 들었던지 이해가 안간다. 하지만 산은 위에서 내려다보면 허약하고 야트막해보이는 산들도 실제로 올라보면 평소에는 약해보이다가도 성질을 부리는 사람처럼 군다. 오후 4시가 가까워지는 시간이라 대야산 정상의 삼각봉 그림자가 촛대봉 서쪽 완만한 산록에 드리워지고 있다. 그림자만 보아도 그쪽(촛대봉이나 곰넘이봉쪽)에서 본 대야산의 모습이 어떤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곰넘이봉 북쪽에는 장성봉이 솟아있고 장성봉에서 서쪽으로 막장봉능선, 동으로 애기암봉능선이 뻗어있는게 보인다. 장성봉뒤의 백두대간능선은 보이지 않는다. 장성봉보다 낮기 때문이다. 악휘봉을 돌아 동으로 가는 백두대간은 구왕봉에서부터 다시 시야에 들어온 뒤 희양산에서 희게 솟아있고 그옆으로 이만봉..긴능선을 따라 백화산을 일군뒤 그너머의 백두대간은 보이지 않는다. 백화산 옆에서 대야산쪽으로 가까운 봉우리는 뇌정산이다.
눈을 남쪽으로 돌리면 백두대간 889m봉에서 마귀할멈통시바위, 둔덕산으로 뻗는 능선이 또렷하고 그 뒤로 조항산이 높이 솟아있고 그 뒤에는 청화산이 희미하다. 남서쪽이라 햇살이 강해 속리산은 가물가물하다. 아침이라면 또렷히 보였을 것이다.
동쪽아래를 내려다보면 피아골쪽 협곡은 아찔할 정도로 깊숙히 꺼져 있다. 어떤 부부가 촛대봉쪽으로 내려가려고 하는데 길이 어디냐고 묻는다.내려가다가 보니 피아골쪽으로 내려가고 있어서 다시 올라왔다는 것이었다. 피아골길에 갈림길이 있을 거라고 말하고 보니 정상다음봉우리로 올라가야 백두대간을 따라 내려가는 길이 나오게 돼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다음봉우리에 많이 지워졌지만 화살표가 희미하게 남아있다. 그것을 보니 기억이 되돌아온다. 좀 오래전 기억이라 잠시 깜박했던 것이다. 그 부부는 피아골쪽이 눈이 많은 것을 보니 촛대봉쪽으로 내려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대야산 정상부에서 내려서는 것은 피아골이나 백두대간이나 마찬가지 아니 백두대간이 더 어려울 것 같다. 적어도 내 경험으로는. 그러나 촛대봉쪽은 피아골쪽보다 응달이 적어 미끄러운 곳은 덜할 듯하고 또 정상부 단애지대를 내려서기만 하면 하산하기가 아주 편안할 것 같다.
나의 경우 밀재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익숙한 길이고 또 거리도 짧아 내려오는데 별다른 문제가 없다. 두어군데 대문(좁은 바위틈)을 지나는 등의 솔솔한 기암의 재미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아 능선이라기 보다는 줄곧 내리막이라 중대봉능선처럼 조망을 즐기면서 산행하기는 어렵다. 밀재에서 농바위골로 가는 길이 정말 또렷할까? 그런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아침에 계곡에 들어서면서 본 밀재방향 산행금지 안내판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길상태를 보니 많은 사람들이 다니고 있었고 특별한 산행금지언표를 발견하지 못했다. 밀재에서 농바위골마을까지는 특별한 어려움 없이 하산할 수 있었다. 대체로 완만한 경사로였던 것 같다. 이곳은 계곡입구에 산행금지 경고판이 있어선지 적어도 유산객들이 계곡을 들낙거리는 일은 없어 계곡상태가 매우 깨끗하고 청정해보였다. 그리고 특히 여름에는 매우 시원할 것 같았다. 계류도 풍부하고 골짜기 경관도 수준급이었다. 대야산을 끼고 있는 계곡이 다 그렇듯이..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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