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0. 11. 13. 23:22



엊그제(2010년11월4일) 대야산 용추계곡-마귀할멈 통시바위 산행을 했다. 대야산을 목표로 하고 갔으나 밀재에서 마귀할 멈통시바위쪽으로 코스를 바꾼 것이다. 용추계곡은 단풍이 한창이었으나 길엔 낙엽이 수북히 떨어져 있어서 만추의 알싸한 감상주의가 가슴 한구석을 친다. 이제 겨울이 얼마 안남았구나! 만추의 한때를 보내기에 좌우간 용추계곡은 안성마춤이다. 구름이 지나가면 계곡은 더욱 쓸쓸해지다가 햇빛이 나면 다시 화려한 만추의 가을로 되돌아오는 용추계곡. 작년 대야산 단풍산행(2009.10.15일)보다 19일 늦어 대야산을 찾았지만 계곡엔 아직 가을분위기가 많이 남아있다.


대야산 용추폭포주위의 만추

눈부시게 빛나는 단풍도 있다.

용추계곡의 단풍.

대야산으로 가기전 쌍곡계곡을 지나는데 쌍곡계곡은 낮은산에 단풍이 한창이었다. 사진은 보배산 옆 낮은산. 산행자가 대야산을 찾아가는 드라이브 코스는 서울-성남-곤지암-중부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여주나들목-중부내륙고속도로-괴산나들목-박달산고개-칠성면-쌍곡계곡-제수리재-버리미기재-문경시 완장리순이다.

보배산의 단풍.

대야산 주차장에서 본 촛대봉, 곰넘이봉 자락의 단풍.

용추폭 아래의 소.

용추계곡(용추폭아래)의 가을.

용추폭포위.

계곡의 단풍.

계곡의 단풍.

대야산을 오르려다가 코스를 바꾼 것은 "백두대간을 보존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라는 팻말에 신경이 쓰였기 때문이라고 도 할 수 있다. 그 팻말은 대야산 일대산(대야산, 장성봉, 악휘봉) 백두대간 산행코스에 대한 출입금지를 알리는 것이었다. (참조사진)아직은 많은 사람이 모르고 있어서 팻말을 무시하고 산행을 하는 사람도 많은 듯했다. 특히 가을산행의 특성상 별로 산행을 하지 않다가 가을 단풍 구경하러 온 사람이 의외로 많은 우리나라 산행문화에서 버스전세 내어 대야산까지 왔다가 팻말대로 산에 올라가지 못하면 아마 십중팔구는 "뭐 이래!!"하며 국립공원을 원망할 것이 자명할 듯하다. 밀재에서 중노인층 그룹이 올라와 점심을 먹고 있길래 산에 올라갔다가 왔느냐고 물었더니 오늘은 밀재에서 그냥 내려가려고 한다고 했다. 사실 밀재에 서부터는 단풍은 거의 없고 활엽수는 나목으로 변한 상태여서 단풍구경하러 온 사람들은 올라갈 필요도 없을 터였다. 그래도 산에 못올라간다고 팻말을 가리키며 말했더니 놀라는 눈치였다. 오늘 대야산산행을 하지 않은 것은 준법정신이 투철해서라 기 보다 대야산 산행은 작년에도 했고 작년보다 약간 늦어져 만추기분이 강한데다가 밀재위쪽은 완전 초겨울분위기이므로 이왕이면 아직 해보지 않은 밀재-마귀할멈바위-둔덕산까지의 산행을 해보고싶었던 차였기 때문이다. 조항산에서 밀재까지, 둔덕산에서 마귀할멈바위 지나 계곡으로 내려온 적은 있었지만 역으로 밀재에서 갈림길까지 올라가서 백두대간 갈림길에서 마귀할멈바위쪽으로 간 기억은 아직 없다.


마귀할멈통시바위봉. 오른쪽 뒤의 봉우리 는 둔덕산. 밀재에서 둔덕산으로 가는 백두대간 갈림길은 의외로 멀어 오늘은 둔덕산까지 가지 못했다. 이 코스는 낮시간이 긴 5,6월이 좋을 듯하다.

밀재에서 백두대간을 따라 올라가는 길에서 돌아본 대야산. 왼쪽 암봉이 중대봉.

마귀할멈통시바위봉의 한 측면.

마귀할멈통시바위봉으로 가며 대야산방향을 보다. 기암이 눈길을 끈다. 뒤의 산이 대야산.

마귀할멈통시바위봉을 구성하는 상부바위군.

밀재에서 1시46분경 남쪽으로 백두대간 오르막길에 들어선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목숲사이로 대야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활엽수의 가지에는 나뭇잎이라곤 하나도 안보인다. 그리고 차가운 북서풍이 몹시 불어온다. 급경사를 치고 올라 단애가 있는 바위턱위로 나와 대야산을 촬영한다. 밀재에서 20분정도 올라왔을 무렵이었다. 그곳에서 30분쯤 올라오니 암봉이었다. 몇개의 거암이 모여 하나의 봉우리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봉우리전체는 길쭉하게 남으로 뻗어 평탄한 테라스를 이루고 있는 형상이었고 능선엔 소나무가 많았다.
산길은 이봉우리에서 다음봉우리로 갈 때 거의 직각으로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다음 봉우리로 붙는다. 854m정도 되는 다음 봉우리 때문에 둔덕산으로 가는 갈림길이 있는 능선이 보이지 않았다. 백두대간에서 마귀할멈통시바위-둔덕산으로 가는 능선은 854봉을 지나서야 겨우 어림되기 시작했다. 854봉을 오르기 시작하는데 전기톱소리가 가까이서 들려온다. 백두대간인데? 벌채를 하나? 이곳은 중키의 활엽수가 숲을 이룬 곳이라 무엇때문에 벌채를 하는지 얼른 이해가 되지 않았다. 게다가 가만히 보니 말라비틀어지기는 했지만 아직은 검붉은 색깔인 단풍나무를 베는 것이 아닌가? 처음엔 그렇게 보였다. 나무를 베는 사람들은 간벌을 하고 있는 것이라 했다. 단풍나무를 벤 것이 아니라 나무중에 가지가 많은 나무들을 베고 있을 따름이라 했다. 오늘 저아래 계곡에서 단풍나무를 주로 촬영해오던 나는 허탈해졌다. 단풍나무는 베지말라고 부탁을 한뒤 그들을 뒤로 하고 백두대간을 따라 길을 재촉하는데 그들이 베어낸 길가의 나무들을 보고 단순한 간벌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오르막길로 오르기전 전망이 트이는 너럭바위가 나와 남쪽의 조항산과 그뒤 청화산을 조망한다. 갈림길은 15분쯤 뒤에 나왔다. 밀재이후 가장 높은 곳 대머리처럼 정상부가 벗겨진 능선봉위에 갈림길은 있었다. 밀재에서 1시간20분정도 걸어온 지점이었다. 갈림길은 꽤 넓어서 밀재-마귀할멈통시바위봉 코스를 걷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갈림길로 들어서서 곧바로 올라선 암봉은 889m정도 되는 봉우리로 조망이 아름다운 봉우리였다.
남으로 조항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구불구불 고모령으로 향하고 있고 조항산뒤 오른쪽에는 희미하게 청화산 능선이 보였다. 조항산 뒤 왼쪽에는 청화산과 능선으로 이어져있는 시루봉이 솟아있었다. 동으로 둔덕산 방향을 보면 300m정도 떨어진 거리에 마귀할멈통시바위가 솟아있고 통시바위봉에서 남으로 톱니를 이룬 험준한 바위능선이 하얗게 빛나고 있다. 통시바위뒤로는 손녀바위봉이 솟아있는게 보이고 그뒤 멀리 둔덕산이 솟아있다. 손녀바위 남쪽산록은 채석장이어서 산중턱을 하얗게 파헤친 것이 시야에 들어온다.
전망좋은 바위에 앉아 점심을 먹고 조금 내려가니 안부가 나온다. 안부엔 이정표가 서 있었다. 여기서 조항산까지는 1시간20분, 둔덕산까지는 1시간 30분이라고 적혀있다. 그러나 용추계곡으로 내려가는 방향의 팻말에는 글씨가 지워져 있다. 전에 둔덕산 산행을 하고 마귀할멈바위봉을 거쳐 여기서 계곡으로 내려간 적이 있었는데 중간계곡에 꽤 험준한 곳이 있었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그 험준함 때문에 이곳 코스를 권장하지 않게 된 모양이다. 오늘 내려가려는 길은 손녀바위봉을 지나 둔덕산으로 가는 안부직전의 능선위의 갈림길에서 용추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이 길은 경사도가 완만한 편이어서 내려가기 좋다. 둔덕산을 오를 때 이용하던 산길이 바로 이길이었다.마귀할멈통시바위 900m 조금 못미치는 895m의 암봉이다. 고구마처럼 생긴 거대한 바위들이 포개어진 위에 마무리로 맨위에 끝이 날카로운 둥그런 바위가 세로로 얹혀있는 모양새를 하고 있다. 하지만 서쪽측면에서 본 모양과 동쪽측면으로 돌아가 본 모양은 다르다. 정상에서 남으로 뻗어가는 암릉은 약하게 주상절리형을 이룬 암릉은 뾰족한 바위들이 톱니를 리루고 있다.
동쪽으로 돌아가면 둥그런 바위들이 어깨를 비비며 마치 단애아래 바위지대가 없는 산록의 단풍든 숲위로 경쟁하며 뛰어내리려는 모양을 하고 있다. 동쪽을 보며 서있는 바위는 큰바위얼굴 모양을 하고 있기도 하다.


동쪽 둔덕산을 향하여 바라보는 듯한 큰바위.

둥글둥글한 큰바위 사이로 아래 단풍 산록을 내려다보다.

마귀할멈바위에서 손녀바위로 가는 길은 꽤 험한 편이다. 겨울에는 주의가 필요한 지역이다. 손녀바위를 지나 서쪽이 훤히 보이는 전망대에서 손녀바위봉능선 뒤 마귀할멈바위봉이 화려한 암봉의 모양으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손녀바위봉능선위로 화려하게 모습을 드러낸 마귀할멈바위봉.

백두대간 갈림길에 들어선지 1시간 40분(중식시간과 촬영시간을 빼면 1시간남짓)만에 하산길이 있는 능선봉에 도착한다. 이 능선봉에는 리본이 많이 붙어있었다. 앞으로 대야산쪽이 막히면 둔덕산쪽 등산인구가 많이 늘어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 갈림길에서 능선을 따라 30여분 내려가면 평탄한 안부에 닿는다. 왼쪽길로 가면 용추계곡으로 빠지는 길이지만 개울길과 겹쳐 걷기가 힘들거나 산죽밭이 이어져 비가 오거나 하면 옷이 젖을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오늘은 이길로 걸어 내려가 용추계곡위쪽으로 나왔다. 이전에 둔덕산을 오를 때는 오른쪽 큰길로 내려가 둔덕산에서 내려오는 개울을 따라 용추폭포바로 위쪽으로 나왔었다. 길이 아주 좋은 코스였다. 위의 갈림길에서 용추계곡 상부로 나와 주차장까지 나오는데는 50여분이 걸렸다.


대야산 용추계곡의 가을, 그리고 밀재-마귀할멈바위봉- 용추계곡 화보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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