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0. 11. 15. 20:46



중원계곡의 단풍은 볼만했다. 집안에 큰 일이 생겨 일을 치르느라고 가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고 있다가 오늘 비로소 시간을 내어 중원계곡을 찾는다. 중원계곡은 서울에서 가깝고 그 코스가 매우 익어서 부담이 없는 것에 덧붙여 어느해 가을인가 중원계곡에서 경험한 단풍은 내 머리속에 깊은 인상을 남기고있어서 화악산 애기봉이후 첫 단풍산행을 중원계곡으로 잡았다. 10월29일이라 단풍의 뒤끝을 보기도 힘들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중원산 정상과 도일봉 정상 능선엔 잎이 많이 졌지만 중원계곡안은 단풍이 한창이었다. 마치 기다리고 있기나 한듯이 아침햇살에 역광으로 보니 가장 순수한 붉은 물감을 청정수에 풀어놓은 듯이 붉다. 역시 바위가 많고 단풍나무가 많은 중원계곡의 단풍이 제격이라는 생각이 든다.

중원계곡의 단풍.


중원계곡의 단풍.

중원계곡의 단풍.

중원계곡의 단풍. 계곡

중원계곡의 단풍.

바닥과 중원산 오르막길 아래쪽에 단풍이 볼만했다.

며칠전 설악산단풍이 절정이라고 하는 보도끝에 설악산전체가 차들로 둘러싸이다시피하여 접근하기도 어렵다는 얘기가 나왔다. 왜 그렇게 단순한 생각들을 하는지 알가다가 모를 일이다. 설악산 단풍이 아름다운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산도 단풍이 아름답다. 매봉산이 그렇고 중원계곡의 단풍도 매우 아릅답다. 바위가 많은 계곡이 대개 단풍이 아름답다. 화악산 단풍도 매우 아름다웠다. 단풍이 제대로 드는 때는 산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문제는 그 시점을 잘 파악해두었다가 해당산을 산행하는 일이다. 설악산 단풍이 아름답다고 설악산에 갔다가 앞사람의 등산화 뒤축만 보다가 왔다는 우스갯소리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오늘은 중원계곡 안으로 깊이 들어가 갈림길에서 중원산능선을 오른뒤 능선을 따라 중원산 정상으로 접근할 생각이다. 능선을 먼저 타고 그다음 계곡으로 내려가던 것과는 다른 행보다. 계곡의 단풍이 산록의 단풍(능선에서는 이미 대부분의 활엽수가 나목이 된 듯했다) 보다는 나을 듯해서였다. 그렇다면 빛이 좋을 아침시간에 계곡을 통과하는 게 좋은 방법일 터였다. 사실 중원산은 계곡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 도일봉에 비해 찾는 회수가 적었던 것은 사실이다. 두 산의 높이 차이는 겨우 60여미터에 불과하지만(도일봉은 865m, 중원산은 800m)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중원리를 찾으면 으례 도일봉을 오르는 것이 정석처럼 되어 있었다. 단풍은 치마폭포까지는 심심치 않게 나타나서 올가을들어 화악산 애기봉 아래 애기골에서의 단풍에 이어 곳곳에서 인상적인 단풍을 보여주었다. 단풍은 역광으로 보지않으면 탈색된듯 불그죽죽한 색깔로 보일 뿐이다. 따라서 단풍이 아름다우려면 오늘처럼 햇빛이 맑고 카랑카랑 빛나야 한다. 치마폭포에서 10분정도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도일봉을 오르는 길이 나오고 또 얼마가지 않아(4분정도) 중원산으로 가는 길과 싸리봉으로 가는 길이 나뉘는 갈림길이 나온다. 이 갈림길 이정표에 중원산까지는 5.87km, 중원리 등산로 입구까지는 4.42km, 싸리봉까지는 0.64km라고 되어있다. 그러니까 계곡으로 들어온지 4km정도 되는 곳에 중원산, 싸리재 갈림길이 있는 셈이었다. 하나 의아스러운 것은 싸리봉이 0.64km라면 싸리재는 0.4km도 안된다는 얘긴데 그건 아닐 것 같았다. 아마 싸리재까지 0.64km일 것 같다. 중원산으로 가는 길은 처음엔 경사가 급하지 않은 펑퍼짐한 계곡을 따라 오르다가 능선에 붙어 중원산 능선에 올라서게 되어 있다. 능선날등에 오른 지점은 용문산-비슬고개코스에서 중원산쪽으로 뻗은 능선이 아니라 주능선에서 중원계곡 안쪽으로 뻗은 능선의 최상부였다. 용문산-비슬고개코스에서 중원산으로 가지쳐뻗은 주능선으로 가려면 300-400m정도 중원산 주능선의 봉우리로 올라가야 했다. 이 봉우리는 중원산 능선의 봉우리이지만 높이는 820m정도 되어 오히려 중원산보다 더 높은 봉우리였다.
중원산은 도일봉보다 높이는 낮지만 능선날등은 거암들이 알정한 거리를 두고 계속 나타났고 급경사를 오르락 내리락해야 하는 봉우리도 있어서 도일봉보다도 산행하기가 힘이 드는 산이다. 능선엔 소나무가 울창하지만 암릉을 산행하는 맛이 매우 쏠쏠하다.

중원산능선에서 본 도일봉

특히 중원계곡으로 하산하기로 한 안부에서 중원산 정상까지는 상당히 험한 암릉이 계속 나와서 산행하기가 힘이 든다. 안부에서 정상까지는 약 700m안팎의 거리인데 바위지대가 많아 시간이 좀 걸린다.
안부로 되돌아와서 중원계곡으로 내려가는데 계곡바닥이 가까워지면서 단풍나무가 거의 숲을 이루다시피 하고 있다. 너덜지대도 보이고 바위가 많은 중원산록 하단은 단풍나무가 빛을 내기에 좋은 환경이다. 아침에 계곡으로 들어가지 않고 이 산록길로 먼저 들어섰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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