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게시판2010. 4. 18. 14:28

콘도에서 숙박하며 강원도내륙 관광

홍천 대명콘도(비발디 파크:강원도 홍천군 서면 팔봉리 1290-14번지)의 소노 펠리체 회원권을 가진 분이 있어 친구들과 함께 2박3일 그곳에서 숙박하면서 강원도일대의 관광을 즐기고 왔다. 전에도 대명콘도에서 숙박한 일이 있어서 어느정도 익숙한 편인데 이번에 가서 보고 매우 놀랐다. 그 규모와 시설이 이전에 알고 있던 것보다 엄청나게 확장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원래 대명콘도가 위치한 조금 아래쪽(팔봉산쪽) 소노펠리체라는 8동의 최고17층높이의 아파트형 객실로 된 단지의 규모를 보고 우리나라 휴가수요의 힘과 그 갈증의 강도를 충분히 유추할 수 있었다. 좁은 계곡옆에 우람하게 솟은 호화아파트형객실은 오늘의 한국레저문화가 만든 걸물이라는 생각이든다. 이런 리조트는 외국에서도 예가 많지는 않은 모양이다.

대명콘도 소노펠리체

원래 이런 시설에서의 숙박보다는 자연휴양림이나 명산주변의 민박집에서 숙박하거나 산에서 비박을 하는 편을 좋아하는 체질이라 우리나라 레저문화의 한부분인 콘도를 중심으로 한 레저형태를 접할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다양한 레저시설이 골짜기에 가득차 있는 것을 보고 사실 조금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소노 펠리체(호텔과는 달리 집에서 조리하듯 밥, 요리등을 해먹을 수 있는 취사도구가 비치된 주방이 있다)에서 숙박을 하고 난 뒤의 레저활동은 숙박시설의 편의성과 쾌적함을 바탕으로 장기간 숙박하면서 강원도 관광을 다닌다든가 하기에 편리하다. 장기간이 아니라도 홍천의 대명콘도에서 숙박할 경우 아주 가까이 있는 팔봉산이나 비교적 가까운 용문산, 공작산등 산행과 수타사, 용문사등 유명한 절과 춘천일대의 관광지등 왕복 100km이내 지역을 구경하는 데는 매우 편리할 것 같다.
대명콘도는 서울에서 강원도로 갈 때 거의 100km되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어서 이로운 점이 많다. 이 콘도에서는 산행, 관광등의 레저활동이외에 콘도영역내에서는 스키, 골프, 놀이기구이용, 수영등을 즐길 수도 있다. 우리가 묵었던 소노 펠리체 10층의 아파트는 거주성이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3개의 방에 화장실, 욕실이 2개, 응접실, 주방코너와 식당코너에 대형 LCD TV가 설치되어 있었고 그외 방마다 TV가 있었다. 아파트의 전면은 대명콘도의 각종시설물과 스키장, 골프장이 보이고 무엇보다 앞에 산이 길게 병풍을 치고 있어서 좋았다. 공기는 맑고 투명했으며 안에서 생활하기에는 쾌적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앞산에 해가 떠오르는 게 보였고 커튼을 걷으면 햇빛이 하나가득 방안으로 쏟아져 들어와서 방안이 금방 뜻뜻해졌다. 겨울엔 난방장치를 가동하지 않아도 방이 안온할 듯했다. 자신이 가난하다거나 부유하다거나를 떠나서 다른 것은 아쉬울 게 없지만 외부냉기를 완벽하게 차단한 방에서 한 겨울에도 창문가득히 들어오는 이 맑은 햇볕을 쏘이는 즐거움만은 매우 그리울 것 같았다. 우리는 집에서 와이프가 조리해온 낙지찌개를 곁들여 저녁을 먹으며 부부 2개조와 또한명 등 5인의 내일 관광스케줄을 짰다.






미산계곡의 내린천.
아무래도 산으로 강으로 돌아다닐 기회가 많았던 나에게 임무가 주어졌다. 진주에서 교직생활을 오래한 분들도 있어 이번기회에 강원도 깊숙이 위치한 맑은 물의 강 내린천과 우리나라 5대약수의 하나인 삼봉약수를 보고 오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시간이 있다면 나는 가칠봉을 올랐다가 내려오면 될 듯했다. 대명콘도에서 삼봉약수까지는 홍천을 거쳐 철정-상남-내린천 코스로 갈 경우 거리는 116km정도 된다.

아침을 먹고 매봉산을 넘어 홍천-설악산 44번도로로 들어선다. 백양치(매봉산)를 넘는 도로는 꽤 험하여 주의가 필요한 곳이다. 10km정도 되는 이 도로는 양덕원(홍천군 남면 면소재지)에서 44번도로와 합류한다. 내린천 상류 미산계곡으로 가기위해서는 홍천군 두촌면 철정리의 철정검문소 앞에서 451번도로로 들어가야 한다(우회전). 홍천-철정을 지나 상남행 451번도로 들어가 내촌천을 오른쪽으로 끼고 내촌으로 가는 도로는 내촌천 개울물이 맑아 드라이브가 즐거운 곳이다.(주:홍천군에는 내촌면과 내면이 있다. 혼동이 쉽다) 내촌천은 한강기맥의 봉우리인 봉복산(1022m), 태기산, 덕고산(1125m)에서 발원하여 서석면 분지를 지나 내촌면으로 흘러내려와서 홍천강에 흘러드는 개울이다. 철정으로 들어서서 강변이 가까워지는 곳인 청벽산(개울건너편에 있다) 아래 개울은 푸른물과 하얀 모래에 높은 단애가 그늘을 드리운 아름다운 곳으로 여름에 물놀이 하기에 좋은 곳이다. 내촌면이 가까워지면 좌측에 독특한 모양의 높은 봉우리가 보인다. 백우산(894.7m)이다. 내촌을 지나 3km정도 가면 서석으로 가는 408번도로가 분기된다. 서석쪽으로 5km정도 더 가면 5개의 찬란한 보물이 산재한 물걸리사지(物傑里寺址)를 지나간다. 문화유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가볼만한 곳이다. 이 사지는 통일신라때 홍양사(洪陽寺)의 절터로 알려져있으나 명확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서석쪽으로 가지 않고 상남쪽으로 갈길을 재촉한다. 위의 갈림길에서 3km정도 가면 길가에 집이 나오고 오른쪽에 작은 송림이 있는 곳이 나타난다. 여기가 홍천군에서 가장 높은 폭포인 개령폭포로 들어가는 길이 있는 곳이다. 개령폭포 뒤에는 백암산(1099m)이 솟아있다. 여기서부터는 아홉사리고개를 넘어가는 급경사가 시작된다. 고개를 올라가다보면 백암산으로 들어가는 이정표가 서 있는 게 보인다. 아홉사리 고개는 홍천군 내촌면과 서석면의 경계를 이루는 고개이다. 고개위는 평탄한 편이지만 길은 구비가 매우 많다. 고개를 조금 내려가면 다시 길가 왼쪽에 백암산으로 올라가는 길입구의 이정표가 보인다.
고개에서 13km정도 가면 상남면(인제군 상남면 면소재지)에 도착한다. 상남면에 도착하기전 영동고속도로와 연결되는 31번도로와 만난다. 이 도로는 속사리(평창군 용평면)에서 계방산의 운두령을 넘어온 도로이다. 이 도로와 합류한 뒤 우리가 홍천의 철정에서 타고온 451번도로는 31번도로로 바뀌어 상남에 도착한다. 상남에서는 내린천 상류와 구룡령으로 이어지는 446번도로로 들어선다. 작은 개울을 끼고 5km정도가면 내린천이 나온다. 미산계곡으로 알려진 방태산과 개인산아래 내린천계곡의 시원한 물줄기가 곧 시야에 들어온다. 처음 본 이들은 감탄을 쏟아낸다.
며칠째 100년만의 4월추위라는 꽃샘추위의 뒤끝이라 공기는 차갑지만 햇볕이 나면서 미산계곡에도 훈풍이 불것만 같고 공기는 투명하도록 맑다. 물빛이 고운 길가에 차를 대놓고 내려다보는 내린천 맑은 물과 주변 계곡풍경은 이를 데 없이 해맑고 곱다. 무성한 잎의 계절보다 봄을 앞둔 이런 계절의 투명함이 뼈속까지 스며드는 듯하다. 아내를 포함한 여성분들은 길가 경사진 꽤 넓은 노지에 보드랍게 잎을 틔운 쑥을 캐느라 바쁘고 ..P교수님과 나는 먼 옛날 시골의 한장면과 같은 주변경치 감상하기에 바쁘고.. 이날 캔 쑥으로 그날 저녁 콘도로 돌아와 쑥된장국을 해먹었는데 쑥국을 먹을 때 해맑은 내린천변의 특별한 풍경이 뇌리를 스쳐갔다. 평일이라 도로에는 차들도 별로 없어 한가하고 투명한 계곡은 환상처럼 며칠이 지난 집에서도 옆방문을 열면 그 광경이 전개될 것만 같다. 명징함과 투명함의 극치라고 할까?
상남에서 지천을 끼고 오다가 미산3교를 건느면 내린천 상류가 되는데 다리에서부터 내린천 상류 구비구비를 지나 물과 계곡에 취한 뒤 계곡을 뒤로 하고 구룡령으로 가는 56번도로와 합류하기까지가 20km정도 된다. 세상에 다시 없는 드라이브 코스인 셈이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계곡에도 이상한 것이 보이기 시작한 것은 좀 께름칙하다. 방태산으로 들어가는 다리 부근에서 부터 강 바닥에 청태(파래)가 많이 끼여있는 것이 보였다. 이런 청태는 대개의 경우 송어양식장 하류에 잘 보인다. 물의 부영양화라고 하나 그런 것일 터이다. 송어를 먹고 싶은 생각은 애초에 하지 않았지만 송어먹이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간다.(부영양화의 원인으로 송어양식장 이외의 다른 요인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과문한 탓인지 들어본 게 없다)
다음으로 머문 곳은 소개인동으로 들어가는 다리 부근이었다. 이곳은 지나치기 십상이어서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먼저 칠전2교라는 내린천을 비스듬히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면 길은 경사진 도로가 되고 곧 이어 오른쪽 구비를 돌아가야 한다. 바로 이때 앞에 보이는 숲을 향해 도로를 횡단하면 작은 도로가 눈에 들어온다. 이 도로(1차선도로)를 따라 내려가면 소개인동으로 가는 다리가 내려다보인다. 다리를 건너가면서 하류쪽을 보면 바위단애가 있는 소나무암봉과 그 아래 격류를 이루며 흐르는 물이 한폭의 동양화를 방불하게 하여 감탄을 자아낸다. 다리를 건느면 왼쪽에 별장으로 짐작되는 집이 하나 보이지만 그 집으로 가는 길 위로 소개인동 마을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삼봉약수

아쉽지만 미산 계곡을 빠져나오면서 전방에 멀리 보이는 산 응복산 산록에 아직도 녹지 않은 눈이 희끗희끗 보인다. 운두령을 넘어 내면(홍천군 내면 면소재지)을 지나 구룡령으로 접근하는 56번도로와 합류한 뒤 56번도로편으로 구룡령쪽으로 한참가면 삼봉약수로 가는 길이 나온다. 합류지점으로부터 5km정도 올라간 곳에 있는 다리 부근에 계방산에서 흘러내려온 내린천과 오대산, 응복산, 약수산, 갈전곡봉에서 흘러내려온 계방천이 합류하는 곳이 있다. 내린천은 한강기맥에서, 계방천은 백두대간에서 흘러내려온다. 여기를 지나 조금 더 올라가면 삼봉약수로 들어가는 길이 왼쪽에 나온다.
삼봉약수가 있는 계곡은 백두대간 갈전곡봉에서 서남서방향으로 가지를 치며 가칠봉-구룡덕봉-방태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상의 능선봉인 가칠봉에서 흘러내린 물이 남으로 흘러가며 형성한 계곡이다. 이 계곡의 중간에 삼봉약수(강원도 홍천군 내면 광원리)가 있다. 큰 도로에서 2km정도 들어가면 삼봉자연휴양림 입구가 나온다.주차장에 차를 대고 들어가거나 비수기로 차가 적은 평일일 경우 삼봉약수까지 들어갈 수 있다. 성수기에는 물한잔 얻어먹기도 어려우므로 물을 실컷 먹고 싶다면 지금(꽃이 피기전)과 같은 비수기에 가는 것이 좋다. 약수가운데 수질이 좋기로 이름난 삼봉약수는 방아다리약수, 개인약수, 방동약수, 필례약수, 갈전약수, 오색약수, 달기약수등 물맛을 본 약수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약수가 아닌가 싶다.



가칠봉계곡바람꽃, 어젯밤 영하기온에 잎이 늘어졌다. 팔봉산 출렁다리. 바위아래길.
일행은 물한잔씩을 먹고 계곡으로 조금 들어갔다가 나오기로 한다. 무릎이 좋지 않은 분들을 위해 1km정도의 거리를 두고 왕복하기로 한다. 삼봉약수에는 옛날부터 숙박시설이 있었는데 요즘 있는 건물은 그것을 조금 개수하여 삼봉자연휴양림의 숙박시설로 변경시킨 게 아닌가 싶다. 왜냐하면 외벽의 개수이외에 건물모양과 크기가 거의 같았기 때문이었다. 숙박시설옆 능선으로 가칠봉으로 올라가는 길이 보인다. 하지만 바싹 마른 날씨에 산으로 올라갈 수 없는데다가 일행이 있어 산행을 할 수 없다. 이곳에서 정상까지는 2.4km 라는 이정표가 붙어있다. 이따금 전나무가 보이는 계곡안엔 봄햇살이 환한데다가 맑은 물이 흐르는 평지성 계곡이라 걷기가 좋았다. 물빛은 약간 노란빛이다. 길가 초지엔 제비꽃, 바람꽃이 간혹 보이지만 어제밤의추위에 맥을 추지 못하고 축늘어져 있다. 물빛과 아직 잎이 나지 않은 낙엽교목들과 푸른 전나무에 비치는 햇빛은 이를 데 없이 밝고 맑다. 이 햇볕속에 사람을 건강하게 만드는 그 무엇이 잔뜩 들어있을 것 같다.
삼봉약수에서 물을 한병씩 채우고 가칠봉 계곡을 빠져나간다. 돌아가는 길은 56번도로를 타고 운두령쪽으로 가다가 서석으로 가서 홍천으로 나가기로 한다. 56번도로는 내면(창촌)남쪽 1.5km지점에서 운두령에서 내려오는 31번도로를 만나 9.5km서쪽의 율전까지 함께 간다. 즉 이부분의 도로는 56,31번도로다. 율전에서 31번도로는 상남-현리-인제로 가고 56번도로는 서석-홍천-춘천으로 간다. 서석에 가기전 생곡리에 맛있는 막국수집이 있다고 하여 길가 국수집으로 들어간다. (생곡막국수-033-436-5601)읍내로 들어가기 전 길가 왼쪽에 있다. 두부, 감자전, 막국수, 동치미국물, 양념장, 김치(무우, 배추김치)등 무엇 하나 맛이 없는 게 없다. 처음에 두부를 먹었는데 손바닥만한 두부에 뿌연 국물이 흥근했다. 거기에 양념장을 쳐서 먹는데 맛이 좋았다. 막국수는 미리 뽑아 놓은 게 아니라 손님이 들어와서 주문을 받고서야 뺀다고 한다.
그렇게 하여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은 11시까지 방을 빼야 하는 날이다. 다음날 아침 2박3일을 보내고 11시 콘도를 나서서 팔봉산으로 향한다. 대명콘도에서 제일 가까운 산이 팔봉산이다. 대명콘도에서 13km정도 되는 거리에 있다. 팔봉산 입구에 오니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많다. 산을 오르는 대신 우리일행은 물가 길로 8봉에서 내려오는 계단이 있는 곳까지 왕복하기로 한다. 이곳 팔봉산 수변길은 중간에 철판을 깐 발디딤대와 작은 출렁다리를 건너 바위아래 잔도로 걸어가는 곳도 있어서 나름대로 재미있는 길이라 일행이 재미있어한다. 길가에 꽃처럼 움을 틔운 나무들의 잎들이 투명한 녹색장막을 이룬다. 8봉아래 자갈밭에 잠시 앉아 숨을 돌리며 멀지 않은 곳에 화석인듯 서있는 백로를 본다. 백로는 철새가 아닌가? 언제부턴가 이곳 홍천강부근에서는 텃새처럼 살아가고 있다.
팔봉산에서 청평으로 가는 길의 홍천강은 참 아름다운 강이다. 곳곳에 하얀 모래톱, 자갈밭이 널려있고 푸른 강물이 흐르고 있다. 곧게 흐르는 곳이 거의 없고 사행을 해서 구비구비 휘돌아 흐른다. 수태극의 S자흐름이 곳곳에 빚어진다. 특히 옛날 여름에 자주 찾았던 모곡유원지 일대는 물도 맑고 모래사장도 좋았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실제로 가보니 옛날만 같지 못하다. 장마철이 지난뒤의 물빛과는 조금 다르다. 모곡유원지에서 나와 설악(면소재지)으로 가서 양평으로 향한다. 양평쪽에 맛있는 음식점이 많다고해서다.길가에 차들이 늘어서있는 음식점이면 ok란다. 사람들은 음식맛좋은 집을 귀신처럼 잘 알아낸다. 고개를 넘어 내려가면서 유명산을 보니 산록이 풍경이 매우 역동적이다. 한화콘도 갈림길을 지나 가는데 집사람이 차를 세우라고 한다. 설렁탕집인데 차들이 많았다. 도가니탕, 설렁탕이 제격이었고 맛도 그럴듯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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