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0. 5. 3. 20:14
호명산 632.44m 청평댐 옆에 솟아.. 호명호까지는 3.2km의 호젓한 능선길.

오늘(2010.4.30일)호명산에 올랐다. 호명산은 청평댐옆에 솟아있는 산이다. 산위에 앙수발전소가 있어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1000m이상되는 산들이 즐비한 가평군에서 산높이가 632m라는 것은 그산이 별다른 주목거리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말해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강(북한강)에 바싹 붙어 솟아있는 600m대의 산들은 예상이상으로 오르기가 쉽지 않다. 검단산, 예봉산이 그런 산이고 호명산 역시 그 범주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오늘은 일부러 600m대의 산을 택했다. 봄이 아직 높은 산에서는 미적거리고 있어서 그 꼬리도 잘 보여주지 않기 때문이다. 예년과 너무 차이가 난다.
벌써 냉해때문에 금년 농사는 망쳤다는 얘기가 많이 나온다.


조금 올라가 뒤돌아본 풍경. 뒤의 산은 청평호수 건너편의 산.
산록의 봄빛.
능선풍경.
정상의 조망. 기차봉과 양수댐. 정상에서 꽤 멀다.
정상의 조망. 청평호를 내려다보다.
정상의 조망 . 화야산조망.

양수발전소둑옆 전망대서 본 호명산(가운데. 가까운봉이 기차봉, 뒤가 호명산).좌측의 높은 봉우리는 화야산, 우측의 까마득한 봉우리는 천마산.

필자가 심설이 쌓인 귀목봉 산행을 한게 3월13일. 내려오면서 복수초를 보고 기뻐했던 기억이 새로운데 이날은 눈이 쌓였던 날이라 봄산행이라고 하기 어려우므로 거론하지 않기로 하고.. 그뒤 우이암-도봉산-사패산산행, 상장능선산행, 청계산산행, 깃대봉산행, 비슬산산행, 오늘 호명산 산행까지 1개월반동안 6회의 산행에 공통점이 하나 있다. 강약은 조금 차이가 있지만 거의 언제나 같은 형태의 바람이 불었다는 점이다. 산에 올때마다 겨울 계절풍인 북서풍이 불었다. 항상 목덜미를 파고 들었고 옷의 빈틈으로 들어와 한기에 질리게 만들었다. 산아래는 비록 벚꽃이 피고 진달래가 피고 민들레, 바람꽃, 복수초, 노랑제비꽃들이 피어도 능선에는 겨우내 불던 그 바람이 그대로 불고 오늘도 북서풍이 꽤나 차가웠다. 한번도 봄바람 같은 바람이 분 적이 없었다. 적어도 산능선에서는. 요즘 냉해를 몰고 오는 바람이 바로 이 바람인 것이다. 이 바람이 불어제끼는 호명산 능선엔 빛바랜진달래밖에 봄을 말해주는 것은 없었다. 내 느낌엔 이 바람이 아직도 더 불 것 같애보여 걱정스럽다. 금년농사에 너무 큰 영향을 미쳐서는 안되는데...

호명산 산행을 위해 청평댐의 왼쪽 강변길로 호명리로 간다. 북한강변 드라이브도 멋지지만 청평호수변 도로의 드라이브는 정말 환상적이다. 호수변에 바싹 붙어 솟은 산자락은 하나같이 연초록색 물이 들어 꽃이나 다름없는 아름다운 숲색조를 보여준다. 숲이 가장 아름다울 때가 요즘이다. 더구나 푸른 청평호가 옆에 일렁이고 있어서 더욱 그렇다.
호명리에서 호명산 올라가는 길은 길이 꼬부라지기 직전 식당겸 숙박업소건물앞에 입간판지도가 보이는데 산행은 여기서 시작된다. 눈에 보이는 산자락은 파릇파릇 투명한 연초록색물이 들었지만 색감은 모두 달라 다양하기 이를 데 없는 녹색의 전시장이 되어 있다. 날씨가 차가워도 이정도까지 가까운 산록과 산자락이 파래진 것은 여하튼 축복이다. 앳된 새닢들이 움을 틔운 나무들이 각기 제 나름의 다양한 색조를 띠며 산록을 서로각각 장식하고 있는 것은 정말 보기좋다. 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맑은 물이 흐르는 개울을 따라 계속 올라가면 된다. 처음에는 동네큰길이다가 곧 개울가 길은 산길로 변한다.
길가에 매화말발도리꽃이며, 산벚나무꽃, 이따금 수북한 낙엽속에 핀 제비꽃을 보면서 올라가다가 개울을 건너 연초록색 가는잎으로 아련하게 물들어가는 낙엽송숲을 지나면 현샤시숲이 나오고 길은 정상에서 계곡안쪽으로 뻗다가 사라진 능선 꼬리를 치고 올라가기 시작한다. 그러고서는 정상에 이를 때까지 급경사가 대부분 어쩌다가 완경사 조금 나오는 식의 능선산행이 시작된다. 600m대 산이라고 얕잡아보았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호명리에서 정상까지는 2.3km인데 중간에서 쉬면서 산행했다고는 하지만 거의 2시간이 걸렸다. 이것은 호명리의 해발고도가 50m가 채 안되었기 때문이다.
청평댐 옆산이라 올라가는 내내 청평호수가 내려다보일 줄 알았으나 실제로 정상으로 올라가는 사이에 숲사이로 보이는 청평호수의 일부분만 보았을 뿐이다. 그외에는 숲의 나무둥치 사이로 호수의 일부분을 보았다. 일부분이지만 제대로 본 것은 정상에서 올랐을 때 호수의 일부분을 보았던 것과 또 한번은 기차봉으로 가는 능선에서였다. 기차봉으로 올라가는데 급한 바위지대가 나왔다. 단애도 있었는데 이런 바위지대에는 소나무들이 많다. 바윗길 중간위쪽 바위지대 소나무 사이로 멋진 호수경관이 보였다.
정상에 30분쯤 있다가 12시에 정상을 출발, 기차봉, 장자터고개, 양수댐방향으로 향한다. 능선은 정서(正西)방향이다. 장자터 고개에 도착한 것은 1시간 30분후인 1시30분께였다. 기차봉은 꽤 날카로운 봉우리였고 그 이후에는 암봉과 암릉이 여러번 나왔으나 특별히 위험한 곳은 없었다. 산행을 하는 동안 빗방울이 떨어졌으나 비는 조금 오다가 말았다. 장자터고개의 해발 높이는 470m 전후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기차봉(615m)에서 몇개의 봉우리들을 제외하면 줄곧 내리막이었던 것 같다. 장자터고개는 북쪽으로 내려가면 호명리(범우리)쪽으로 가서 아침에 올랐던 곳으로 나가고 남으로 내려가면 우무내계곡이고 계곡끄트머리에선 경춘가도에서 현리로 빠지는 삼거리가 멀지 않다. 차편을 생각하면 남쪽으로 하산하는 것이 편리할 것이다. 장자터고개에서 조금 급한 경삿길인 능선을 400m정도 올라가면 능선봉이 되고 능선봉에서 양수댐전망대가 자리잡고 있다. 산꼭대기에 저수지가 있다는 것이 놀랍다. 댐에는 차를 타고 올라올 수 있어 오늘도 사람들이 더러 보인다. 호명산에서 시작된 능선이 양수댐주위에 빙둘러져있고 그안에 저수지(호명호)가 자리잡고있다.

호명호수

호명호수

저수지의 메인댐은 남쪽에 있다. 호수북쪽의 능선은 서쪽으로 계속되어 주발봉(489m)에 이른다. 산길을 자세히 보면 이용하는 사람들의 많고 적음을 어느정도 알 수 있다. 그로 미루어 호명산-주발봉을 이어 산행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아보인다.
호명호수에서 장자터고개 경유 청평호수옆 범우리까지는 4.3km의 거리이다. 내려가는 산길은 급하지만 송림도 있고 평지에 닿기전 조그마한 개울에 꽤 높은 폭포가 있어서 볼만했다. 길가에 파릇파릇한 풀들이 잔뜩 올라오고 있는 와중에 산괴불주머니, 노랑제비꽃, 개별꽃, 애기똥풀등이 여기저기 피어있다. 포장도로가 나오면서 부근에 별장형 주택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청평호수옆 감춰진듯한 골짜기에 별장들이 들어서는 것이 놀랄 일은 아니지만 청평호수, 팔당호수주변에 위락시설, 별장들이 지금처럼 계속 늘어나면 한강의 수질이 문제될 수밖에 없으니 한강변 거주민 2000만명의 건강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나부터도 청평호수가 멀지 않은 호젓한 푸른 계곡안에 특별히 호화롭지 않더라도 별장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사람이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다간 피해를 입는 쪽이 생긴다.
청평호수 서쪽 일대는 이제 완전히 리조트화되는 느낌이다. 청평에서 버스도 자주 다닌다. 상주인구도 많아지고 주말에는 찾는 사람도 많다. 호수변 경관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호명리계곡에 늘어나는 별장과 펜션.

청평호수변풍경. 청평호수변에서 장락산이 보이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문례봉에서 정상에 이르는 용문산군이 보이는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호숫가의 아름다운 산 신선봉은 300m대의 산이지만 전망이 매우 수려할 듯했고 산형도 매우 아름다웠다. 맨앞에 보이는 삼각형 산이 신선봉, 왼쪽에 장락산. 왼쪽으로 계속 뻗어가는 능선은 장락산맥. 끝에 왕터산이 있다. 장락산아래 하얀 것이 통일교본부, 우측 산이 나산과 봉미산, 그 오른쪽이 문례봉.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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