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09. 3. 16. 01:06
위치: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 조안면(갑산), 남양주시 와부읍 - 화도읍, 조안면(고래산), 남양주시 화도읍(문안산)


2009.1월29일:
오늘(2009.1.29일)팔당댐에서 북한강과 나란히북동쪽으로 뻗어가는 갑산-고래산-문안산을 연결하여 산행했다. 북한강변 서쪽의 산은 팔당댐옆의 승원봉에서 시작, 견우, 직녀, 율리, 예봉, 철문, 적갑, 갑산, 고래산, 문안산으로 이어진다. 운길산은 위의 산줄기에서 북한강쪽으로 뻗은 지맥봉이다. 북한강이 팔당댐에서 끝날 무렵 부근에 솟은 승원, 견우, 직녀에서 시작된 산줄기가 문안산에 끝나는 것은 천마산에서 내려오는 개울인 묵현천이 산줄기의 지속을 끊어 놓았기 때문이다. 묵현천 북동쪽에도 북한강과 나란히 산줄기가 뻗어가지만 견우, 직녀, 예봉, 갑산, 고래산에 필적할만한 산세를 보여주지는 못한다.

어쨌거나 예봉산이나 운길산을 뻔질나게 다니면서도 항상 옆에 솟은 갑산-고래산을 본척 만척 한 것은 운길산과 예봉산이 이른바 명산반열에 들어있어 사람들은 북한강변의 산행이라면 으례 두 산을 머리에 떠올리지 부근의 다른 산들은 염두에도 두지 않기 때문이고 나 또는 그런 사람들의 대열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지금은 팔당역이나 운길산역이 생겨서 두 산을 연결하는 산행패턴은 더욱 심화되게 생겼다. 연전에 여름에 문안산에 올라 그나마 체면을 세운 셈이 되었다. 이 산줄기의 아름다움의 한 부분을 진작 감상한 폭이 되어서다. 오늘 갑산-고래산-문안산 산행을 생각한 것은 심한 가뭄 탓이긴 하지만 사람들이 몰려 이젠 신선미가 떨어지고 먼지가 풀풀 날리는 예봉-운길산 패턴에서 좀 해방되고 싶어서였다.

결과적으로 갑산이나 고래산은 그 나름으로 재미있는 산이었고 사람이 없어 호젓했다. 갑산, 고래산, 문안산을 단적으로 말하자면 갑산의 산길은 낙엽이 드문드문 깔린 산, 고래산은 낙엽이 꽤 많이 깔린 산, 문안산은 대부분의 산길이 낙엽에 덮여있고 그중 절반이상은 20cm이상은 될 정도로 깊이 쌓여있었다고 한마디로 말할 수 있을 듯하다.

오늘 산행중 계속 눈길을 끈 것은 운길산에서 적갑산,예봉산, 견우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파노라마와 용문산에서 백운봉으로 이어지는 파노라마이다. 첫번째 파노라마뒤엔 용마산-검단산 파노라마가 있고 두번째 파노라마 앞엔 유명산-중미산 파노라마가 들어있다. 동쪽으로부터 밀려오는 산의 파도는 원경으로 볼 때 깊은 인상을 준다고 할 수 있다. 언제부턴가 산줄기의 파도밭을 이룬 원경을 보는 재미가 산행재미의 한 필수요소로 자리를 잡는 것을 본다. 그 파도의 상당부분이 자신이 올랐던 산들이라면 그 감동은 배가 될 것이다.

팔당역이나 천주교묘원이나 운길산주차장(지금은 운길산역)에서 시작하던 산행을 오늘은 도심역(덕소다음역)에서 하기로 한 것도 이 일대 산행 중 처음이다. 도심역에서 나와 도곡리로 들어가려면 큰길따라 남쪽으로 내려와서 왼쪽으로 꺾어돌면 마석으로 가는 86번도로와 도곡리로 들어가는 길이 나뉜다. 이 근처 어딘가에 도곡리로 올라가는 마을버스가 있으므로 물어보고 마을버스를 타는 편이 좋을 듯하다. 나는 그냥 걸어갔다. 역에서 새재고개까지는 2km남짓하므로 30여분 걸릴 것으로 생각해서 그냥 걸었던 것이다. (그러나 실제는 3km도 넘는 듯했고 시간도 40여분이 걸렸다)
새재고개까지 40분정도가 걸렸다. 이것으로 역에서 새재고개까지의 거리가 2km를 넘는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세 개의 산은 모두 높이가 어섯비슷하다. 3개의 고개는 새재고개가 350m대, 갑산과 고래산 사이의 먹치고개가 222m대, 재재기고개가 250m대였다. 전체산행거리는 17km가까이 되므로 하루일정으로는 적당한 성취감을 느낄만하다. 
교통은 도심역은 지하철, 문안산에서 하산하여45번도로를 건너가면 마석에서 금남리, 백월리로 순환하는 순환버스가 있어서 마석까지 갈 수 있다. 마석에서는 서울시내로 가는 버스가 자주 있다.<게시판참조>

 갑산은 정상부가 평탄하고 긴 능선으로 되어있다. 얼핏 보아 어디가 정상인지 모를 지경이다. 새재고개에서 올라갈 때는 급경사를 이룬 산록이다. 산록은 노송이 꽤 많다. 그동안의 가뭄으로 이곳도 먼지가 꽤 많이 인다. 급경사를 지나 능선에 올라서면 운길산에서 오거리까지의 능선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별다른 감각이 아니더라도 능선의 모양이 길고 중간에 올망졸망한 봉우리들이 솟아있어서 보기가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보기엔 올망졸망한 봉우리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봉우리들이 상당히 크고 넘기에 힘이 드는 봉우리인데도 여기서 보기엔 아담한 능선과 봉우리로만 보인다. 고도를 높일수록 운길산능선이, 예봉산능선이 점차 우람해지고 그 뒤로 용마산이나 검단산까지 봉우리부터 보이기 시작한다. 산에 올라가면 부근의 산들이 보이는 것은 정한 이치이지만 갑산에서의 남동쪽 조망은 원경이 상당히 수려하다. 역광으로 보여 검푸른 느낌을 주는 산능선들이 멀리서부터 가까운 능선까지 파도처럼 밀려오는 것이 매우 회화적이다.
평탄한 능선을 쉬엄쉬엄 가느라니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 산아래로 급경사길이 분기되어 있다. 말목 이정표엔 꼭지봉과 조조봉으로 가는 길이란 방향표시가 있다. 도곡리에서 새재고개로 올라와 갑산을 경유하여 꼭지봉, 조조봉을 거치면 바로 도곡리가 되므로 하이킹하기론 적절한 코스가 될 듯하다.

전화 중계기가 있는 전망대는 사방이 시원하게 조망되어 가슴이 툭 트이는 듯하다. 안테나 위에 큰 까마귀한마리가 앉아서 독특한 목청으로 울고 있었다. 사람이 가까이 오면 대개는 날아가 버리는데도 이 까마귀는 괴음을 꾸룩거리며 날아가지 않고 있다. 이게 무슨 의민지 당시에는 몰랐는데 나중에 생각하니 왼쪽 상공에 새들이 잔뜩 무리져 공중을 돌아가고 있었던 것과 상관이 있었던 것 같다. 그 새들은 딴 종류의 새들이었던 것이다. 한 새를 자세히 보니 빛깔이 검은 새가 아니었다. 갈색이었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황조롱이나 뭐 매 또는 수리류의 새가 아니었나 싶다. 까마귀로서는 영역을 빼앗겼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니 불만의 소리를 내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얼마전 예봉산의 율리봉을 올라가며 우연히 아래쪽을 내려다보다가 엄청나게 큰 새를 본적이 있었는데 오늘 본 새들도 그런 종류였다. 갑자기 새에 대해서 무슨 관심이 생겼다는 것이 아니라 이런 새들이 떼로 살고 있는 게 갑산이라면 그 이유는 환경적인 측면에서 바람직한 조건일 거라는 느낌이 들어서 하는 얘기인 것이다.

예봉산이나 운길산에 비해 다니는 사람들이 적은 점이라든지, 어딘가 산중턱에 험준한 깊은 곳이 있다든지가 그 이유일 것이다. 갑산의 긴 능선을 걸어가다가 고도가 떨어지면서 급경사가 되고 아래 쪽에 고개길이 보인다. 이 고개가 먹치고개로 갑산과 고래산사이에 있다. 북한강옆 송촌리(운길산 동쪽 산록의 마을)에서 시우리를 거쳐 고개를 넘어 월문리로 통하는 길이다. 고개의 해발높이는 222m정도. 갑산에서 300m를 내려와서 다시 올라가야 하니 상당히 부담스러운 고개이다. 산아래 가장 가까운 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능선이 두 갈래로 나뉜다. 어느 능선이 주능선인지 매우 헷갈린다. 지도는 왼쪽 능선으로 가라고 하고 있다.

그런데 오른쪽으로도 길이 또렷하다. 오른쪽 능선이 더 그럴싸해보인다. 그러나 지도를 보면 오른쪽 능선은 고개아래 조그마한 개울에 막혀 끊어져있다. 고갯길이 그쪽은 아니라는 뜻이었다. 급경사를 내려가면 숲사이로 고개로 접근하는 완만하지만 양쪽이 좁은 능선이 또렷이 보인다. 고래산과 갑산을 연결하는 좁지만 제법 길다란 벨트를 이루고 있다. 말하자면 지렁이 등을 타고 갑산에서 다음산으로 가는 셈이었다. (새재고개에서 먹치고개까지는 GPS 측정으로 3.3km정도)

이 지렁이 능선이 재미있었는데 이 능선에 도착해보니 이 동네사람들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듯했다. 이 재미있지만 야트막한 능선을 깔아뭉개고 토지를 조성하려는지 지렁이능선 날등주변의 수목을 모두 베어내 버린 것을 알 수 있었다. 능선에서 내려와 길을 건너가면 성도사란 절이 보인다. 성도사 왼쪽으로 난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축대만 있고 건물은 없는 곳이 있다. 동쪽에 보이는 능선을 타기위해 산록을 횡단해 능선에 오르니 길이 나온다. 아마 위에서 말한 오른쪽 능선을 타고 먹치고개아래에 내려서서 개울을 건너 바로 능선에 붙어 오르면 이 지점이 되지 않나 싶다. 물론 고갯길을 넘어 오른쪽으로 오지말고 그냥 올라가는 길도 있는 모양이지만 내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고래산은 먹치고개에서 올라갈 때는 매우 평범하고 소나무가 거의 보이지 않는 활엽수림 산록으로 되어있다. 조금 올라가니 양갈래길이 나온다. 왼쪽은 능선으로 바로 올라가는 길, 오른쪽은 약간 후미진 바닥(계곡까지는 아니다)길이다. 오른쪽길로 들어서서 안부에 오른 뒤 산록의 희미한 능선을 따라 올라가면 주능선에 닿는다. 왼쪽으로 분기되었던 능선길과 다시 합류하는 것이다. 조금 올라가면 고압선철탑이 나온다. 부근에 앉아 간식을 챙겨먹고 능선을 오르기 시작한다. 석문이라고 이름을 붙이기에는 좀 그런 바위사잇길이 나오고 계속 올라가면 정상부능선이 된다. 정상부능선은 대충 480m의 높이에서 오르락내리락 하다가 정상에 닿는다. 고래산 정상부는 올망졸망한 봉우리 3,4개가 적당한 거리를 두고 솟아있어 갑산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를 풍겨주고 있다. 정상에서는 나무가지 사이로 갑산과 갑산 옆의 꼭지봉이 함께 보인다. 북쪽으로 천마산이 보이고 천마산 아래는 마석일대의 새아파트단지들이 보인다. 동쪽으로는 재재기골 사이로 북한강의 일부가 보인다.

고래산의 급경사를 내려와 완경사가 되면서 재재기고개로 들어서면 동쪽산록을 벌목하여 시야가 확 트인다. 이곳 평탄한 능선에서 오늘 본 풍경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파도"의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중첩되면서 가까이서 멀리로 펼쳐지는 산들의 파도는 수려한 산그림중에서도 걸작에 속한 그림들이었다. 새재고개에서 먹치고개까지의 갑산이 3.3km였음에 비해 먹치고개-고래산-재재기고개까지의 거리가 3.2km여서 두 산의 산괴는 어슷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다음에 나오는 문안산은 달랐다. 나중에 보니 5.8km나 되었다. 그만큼 산덩어리(산괴)가 컸던 것이다. 재재기고개에서 문안산 정상까지는 여러개의 봉우리를 넘어야했다. 문안산지역으로 들어서면서 앞선 두 산과 달라진 점은 낙엽이 거의 20cm의 깊이로 쌓여있는 능선 산행의 연속이었다는 점이다. 문안산에만 이렇게 깊은 낙엽이 쌓여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참나무숲이 더 울창했다는 사실은 인정할 수 없다. 다른 산도 거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거리와 교통 때문에 서울사람들이 문안산까지 발걸음을 하기가 어렵다는 이유 이외의 다른 이유를 들 수가 없어 보인다. 문안산정상에서 10분거리인 전망좋은 공터에 닿은 것은 4시 10분경이었다. 삼각점이 있는 정상은 10여분 북동쪽으로 더 가야 한다. 이곳의 조망은 북한강이 가까워 거의 내려다 보이는 수준이다. 갑산이 제일 멀고 고래산이 그 다음, 문안산이 북한강에서 제일 가깝다. 문안산에서 금남리로 내려오는 발걸음은 자연 빨라질 수밖에 없었다. 일몰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문안산 산코스가 끝날 무렵 암릉이 불거지면서 산길을 찾기가 어려워진다. 그러나 계속 암릉 날등을 타고 넘어야 한다. 그러면 묵현천이 북한강에 유입되기전 다리에서 가까운 SK주유소옆으로 내려설 수가 있다. 45번도로에 내려선 것은 5시 35분경이었다.

산행정보 
전체 워킹거리 : 약 17km
교통편
서울 왕십리 - 운길산행 전철 도심역 하차. 금남리 SK주유소앞에서 마석행 순환버스 탑승. 마석-서울행 버스탑승
원경-용문산조망

운길산조망

운길산조망

원경-산들의 파도(재재기고개)

산들의 파도2(재재기고개)
도심역에서 금남리 그린주유소옆까지
새재고개에서 금남리 그린주유소까지
갑산 고저_거리도
고래산 고저_거리도
문안산 고저_거리도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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