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09. 11. 19. 20:22
관악산 6봉능선

위치: 경기도 과천시 갈현동


6봉능선에 오르기전 계곡위쪽에서 바라본 6봉의 우람한 암봉(1봉)

6봉능선으로 오르며 올려다본 암릉

5봉에서 본 4,3,2봉

관악산은 바위가 많은 산이다. 관악산의 암릉으로 8봉능선이 유명하지만 관악산 능선 대부분이 각각 8봉능선, 6봉능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당동에서 올라오는 능선, 낙성대에서 올라오는 능선, 서울대에서 관악산 정상으로 바로 올라오는 능선, 서울대에서 올라오면 멀지 않은 폭포위 샘터아래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올라가는 능선, 과천향교에서 올라오는 계곡길의 좌측능선이 대개 암봉 대여섯개를 꼽을 수 있는 6봉능선, 8봉능선이다.
관악 6봉은 북한산의 일부암릉을 관악산에 옮겨놓은 듯한 위험한 암릉이다. 여섯개의 암봉이 이어진다고 하여 6봉이라 이름했다. 그동안 6봉을 여러번 찾았지만 그 코스는 4봉쯤에서 6봉능선에 합류한 코스였던 반면 오늘은 1봉(낮은 봉우리부터 1봉이라고 순서잡는다면..)부터 오른다. 그동안 6봉을 오를 때 보았던 로프는 요즘은 싹 걷어내 없다고 한다. 초보자들이 로프를 믿고 오르다가 혹은 내려오다가 사고를 당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번코스를 오르고 나서 언급해야 할 것은 미끄러운 신발을 신고 이 코스를 오르다가는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다는 점, 다른 암릉코스에서 슬랩지대를 오르내리는 방법과 홀드를 잡는 방법등은 기본적으로 터득한 사람이어야 즐기며 이 코스를 산행할 수 있을 것이란 점이다.
6봉코스로 가려면 과천청사앞에서 버스를 내려 국사편찬위원회건물쪽으로 올라가야 한다. 옛날에는 국사편찬위건물이 마지막이었는데 이번에 보니 그 위쪽에도 2개의 공공기관이 들어서 있어서 입구가 어디로 갔나 걱정할 즈음 백운사로 들어가는 표지판이 보인다. 더불어 용운암마애승용군 유적지 표지판도 같이 보인다. 마지막으로 땅위에 가까운 곳에 입산통제 입간판이 서 있는게 보인다. 그제서야 이곳이 6봉능선길 입구라는 것을 알겠다. 두 공공기관 사이에 난 통로는 양쪽에 철조망이 있어서 옹색하기 그지없다. 공공기관이란 누구를 위한 기관인가? 산으로 들어가는 길을 이지경으로 만들어놓다니 정말 좁쌀영감들이나 할 짓이 아닌가 싶다. 특히 길 위쪽에는 철조망 뒤에 또하나의 철조망이 있어서 철조망 사이에 간격이 꽤 넓은데도 "이건 내땅이야..."라듯이 폭 1m안팎의 철조망으로 옆구리를 협착해 들어온다. 원래 산으로 들어가는 길은 크고 넓다. 더구나 이길은 6봉능선으로만 가는 길은 아니다. 연주암쪽으로도 갈 수 있다. 그러므로 이런 좁은 통로는 용납할 수 없다.
지금이 옛날이라면 이산으로 나무를 하러 들어오는 사람들이 땔감을 지고 부딪치지 않고 들낙날락해야 할 공간은 있어야 할 것 아닌가? 지금은 땔감을 지기는 커녕 안고도 나올 수 없을 정도다. 이걸 누가 측량하고 누가 판매했는가? 답답한 사람들이다. 아예 막아버리지 않고 숨통이라도 틔워놓은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하라인가?
이 계곡은 수량이 풍부한 여름엔 바위경관과 폭류, 폭포가 어울려 수려한 풍광을 자아내는 곳이다. 6봉능선 북쪽에서 송신소가 있는 봉우리(관악산에서 제일높은 봉우리 630m)남쪽의 주능선과 주능선에서 동으로 또는 동남 내지 남으로 뻗는 능선안의 모든 물을 모아 흘러 내려감으로 관악산에서 가장 큰 하천 3개중 하나에 든다고 할 수 있다. 계곡입구에 개울을 건너는 다리가 하나 놓여 있다. 전에 못보던 다리다. 갈수기라 수량은 줄어들었지만 다리아래 구축된 사방댐 역할을 하는 계단형 수조엔 푸른 물이 그득 괴어 남실거리고 있다. 개울 우측으로 난 길은 널찍하여 옛날에 오르던 개울 왼쪽 길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여름에는 개울구경을 하기가 어려울 듯하다. 큰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니 폭포도 보이지 않고 바로 6봉능선으로 접근한다. 11월초순이지만 단풍은 많이 남아 있는 편이다. 숲사이로 얼핏 6봉능선의 일부가 보이는데 관악산 도입부의 어떤 경관보다 우람해 보이는 암봉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3봉에서 본 4,5,6봉

넓은 길은 난코스인 6봉능선으로 만 가는 길일까? 그렇지는 않다. 연주암 남쪽능선에서 남류하는 물과 6봉능선 북쪽산록에서 동으로 흘러내린 물이 합류하여 흐르는 개울물에 새로운 다리가 하나 걸쳐있다.(입구에서 40분가량 걸어 들어온 곳)이 다리를 건너가면 연주암으로 가는 길과 6봉능선으로 가는 길이 나뉜다. 이곳에 서있는 이정표에는 마당바위가 200m, 연주암으로 가는 길은 2km라고 되어있다.(이 길로가서 폭포가 나오면 왼쪽 계곡길로 들어가 큰 폭포아래 개울을 건너 능선에 오른뒤 6봉능선에 접근하기도한다) 갈림길에서 6봉능선으로 접근하는 길은 평탄하고 밋밋한 좁은 계곡에서 바위가 많은 사면을 올라가는 길이다. 능선턱에 오르기전 바위 전망대가 있어서 시원하게 솟은 6봉이 올려다보이고 북으로는 송신소 계곡 안쪽이 훤히 보인다. 스카이라인중 제일 높은 봉우리에 안테나철탑이 다수 서있다. 송신소봉우리(630m)다. 송신소봉우리에서 오른쪽(남쪽)으로 뻗어가는 능선이 과천유원지에서 올라가는 계곡과 6봉방면 계곡이 나뉘는 분수령이다. 송신소 능선 앞쪽의 능선은 팔봉능선과 송신소봉우리 사이의 가장 높은 봉우리인 장군바위에서 남으로 뻗은 능선이다. 이 능선은 계곡개울 가에서 끝난다. 또 하나의 능선 주능선에서 팔봉능선으로 빠지는 549봉에서 동으로 뻗어내리는 능선이다. 능선중에서도 바위가 많은 능선이다. 그 다음 능선이 6봉능선으로 완전히 바위로 된 능선이 6봉능선이다.
본격적으로 6봉을 오르기전 아래쪽에서부터 차례로 세개의 전망대가 있다. 첫번째 전망대와 두번째 전망대는 길 왼쪽에 있다. 두 전망대는 남쪽으로 조망이 틔어있다. 1전망대에서 올려다본 1봉은 올라가는 길이 없어보일 정도로 예리한 삼각형의 첨봉을 이루고 있어 암봉경치가 가장 좋다. 1봉은 바위절리를 따라 군데군데 소나무가 있어 암봉의 바위와 매 잘 어울린다. 적어도 이 전망대에서 본 1봉은 관악산의 모든 봉우리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관을 형성하는 봉우리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전망대에서 북쪽으로 본 관악산 제2주봉(송신소봉)쪽 산록과 능선은 관악산 전체의 인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크지않은 규모의 바위가 무척 많이 노출되어 있기도 하지만 숲아래 감추어진 암괴가 여기저기 드러나 있어 전체적으론 강인한 골산의 모습이다. 하지만 개울주변 소계곡을 따라 송신소봉아래로 파고들어가는 계곡은 울창한 참나무숲을 이루고 거기에는 11월초순이지만 아직은 진한 단풍물이 가시지 않고 있다.
6봉쪽을 올려다보면 둥그런 너럭바위가 있는 작은 암봉(2전망대)이 바로옆에 있고 그 위에는 삼각형의 험준한 6봉능선이 시작되고 있다. 여기서 올려다 보이는 암봉의 꼭대기는 당연히 1봉이다. 1,2,3봉은 멀리서 보면 그런대로 구분이 되지만 올라가기에 급급한 산꾼들에게는 구분을 명확히 하며 오르내리기란 사실상 어려워 1,2,3봉이 어디냐고 물으면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2전망대는 내려다보기에 좋은 전망대다. 1전망대바위보다 바위규모가 크다. 3전망대는 2전망대 바로 위에 20m쯤 솟아있는 커다란 너럭바위다. 3전망대는 길가에 있는 게 아니라 타고 넘어야 한다. 올라가면 위가 평탄한 너럭바위 가운데 운치있는 노송이 한 그루있는 서있는 시원한 전망대다. 이 전망대에서는 하늘을 찌를 듯 험하게 솟아있는 1봉과 조금 거리를 두고 뒤에 높이 솟은 4봉이 보인다. 4봉에서 뻗어내리는 암릉이 볼만하다. 여기저기 소나무도 있고 주변의 조망이 시원하여 한숨돌리기에 안성마춤인 전망대다.
3전망대에서 조금 내려와서부터는 위험지대를 오르는 과정이 시작된다. 바위틈새와 나무뿌리를 붙잡고 올라야 하는 가파른 암사면 급경사가 계속된다. 20m쯤 진행하면 왼쪽으로 좀 완만한 바윗길이 보인다.
다시 급경사. 그러나 둘러보면 올라갈 수 있는 완만한 바윗길이 있기 마련이다. 바위턱을 올라가서 소나무와 119신고표지판 왼쪽으로 올라가면 보다 완만한 바윗길이다. 그 다음은 급경사 바위가 되어 당황스럽다. 경사진 암사면 왼쪽 아래는 단애를 이루고 있어 고소공포를 느낄 수도 있다. 다행히 암사면 표면을 보면 바위틈 균열이 있어 스텝을 안정하게 디딜 수 있다. (이 부분이 6봉능선중에서 가장 어려운 곳중의 하나이다)몸을 오른쪽으로 약간 기울여 균열진 부분을 딛고 한발 한발 가서 턱진 바위위에 올라서면 몇개의 바위가 1열로 누워있는 곳이다. 바위위로 올라가거나 바위를 타고 내려서서 소나무를 잡고 오르거나 하여 위로 올라간다. 그러면 한숨 돌릴 수 있는 전망대가 된다. 전의 급경사지역에서는 여유있게 주변을 조망을 즐길 겨를이 없었지만 완만한 암사면에서는 망설일 일이 없다는 뜻에서 좌고우면(左顧右眄)하며 조망을 즐긴다.

2봉에서 본 3봉과 4봉
다음은 경사진 바위의 모난 곳을 잡고올라 암사면 위로 가서 암릉의 북쪽단애끝으로 가면 북쪽 조망이 펼쳐지는 곳에 오르는 길이 있다. 다시 별로 급하지 않은 암사면을 올라 북쪽단애옆 흙길로 나오면 직벽처럼 올려다 보이는 1봉을 오르는 바윗길이 나온다. 흙길을 따라가면 북쪽계곡이 발아래 내려다 보이는 단애끝이다. 거기에 단애의 반대방향으로 바위위 발 디디는 데를 따라가서 나무를 지나 한발자국 내려가서 앞쪽 바위에 손을 가져가면 오른손에 잡히는 틈새가 있다. 이것을 홀드로 하고 왼쪽 손도 잡을 수 있는 홀드를 찾아 잡고 바위위에 올라서서 방향을 돌리면 앞에 소나무가 보이고 소나무왼쪽 아래에 왼쪽스텝을 디딜 수 있는 바위표면이 약간 돌출한 데가 있다. 이것을 딛고 소나무를 잡고 바위를 오른다. 이어서 표면이 동글동글한 바위사이의 홈을 따라 오르면 1봉의 남쪽측면을 횡단하게 된다. 1봉옆구리를 돌아가는 순간 왼쪽으로 2봉이 솟아있는게 보이고 3봉이 2봉옆에 살짝 모습을 드러내며 오른쪽으로 멀리 4봉이 솟아있는 게 시야에 들어온다. 측면을 돌아 바위를 잡고 올라가면 1봉꼭대기로 올라갈 수 있으나 발 디딜데가 마땅치 않다. 그러나 2봉과 4봉, 2봉과의 사이의 주변 경치등 수려한 곳이 많아 한동안 조망을 즐긴다.

1봉에서 본 2봉과 4봉. 1봉측면을 돌아가며 2,3,4봉을 보다.(3봉, 2봉은 겹쳐보임)
2봉(장비가 있어야 올라갈 수 있다)옆에서 본 1봉. 3봉에서 본 2봉.
3봉에서 본 4,5봉 3봉에서 본 2봉.
2봉을 올려다보다. 3봉 최고봉.
1봉측면을 횡단하여 내려가면 2봉측면을 오르는 암사면이다. 오르는 길은 45도(?)정도로 경사지게 형성된 바위 틈이다. 이곳을 오를려면 배낭을 잘 추스려야 한다. 목에 맨 것(카메라등)이 있으면 배낭속에 넣는다. 배낭이 무겁거나 클 경우 미끄러질 가능성이 있다. 발을 디딜 때 홈의 암벽쪽에 딱 붙여 몸무게의 일부를 지탱하고 손으로 바위표면에서 적절한 잡을 곳(표면이 매끈한 바위이므로 잘 안보인다)을 잡아 올라간다. 조금 올라가면 누군가 시멘트반죽을 가져와 손바닥반(半)만한 홀드 아닌 홀드를 만들어 놓은 곳이 오른손쪽에 3개가 있다. 잡을 곳이 없어 답답할 때 구세주를 만난 기분이 된다. 특히 오른발을 디딜 때 유용하다. 이곳을 올라가면 왼쪽으로 바위틈이 나오고 올라가서 2봉을 횡단하면 된다. 여기까지 올라왔다면 위험구간은 70% 지나왔다고 봐도 될 듯하다. 왜 이런데 로프하나 안 만들어놓나? 이런 의문이 들 것이다. 내가 알기로는 전에 몇군데 로프가 있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로프 믿고 오르내리다가 다친 사람들이 적지 않아 아예 로프를 걷어내 버렸다고 한다. 로프를 설치하기로 한다면 6봉능선 전체에 로프를 휘감아도 모자랄 판이 아닐까?
3봉은 1,2봉과 달리 규모가 꽤 크다. 2봉 측면을 돌아 내려와 3봉 밑을 돌아가면 3봉꼭대기로 올라갈 수 있다. 3봉은 서너개의 작은 암봉들로 이루어져있다. 먼저 2봉쪽 조망을 즐기고 조금 까다로운 바위를 오르면 거기가 3봉꼭대기다. 3봉에서는 4,5,6봉이 한꺼번에 보이는데 마치 동양화를 보는 것 같이 암봉꼭대기에 노송이 자라고 있어서 수려하기 이를 데 없다. 4봉은 장비없이 올라가기 힘들다. 코스는 4봉과 5봉사이의 안부로 올라가게 되어있다. 5봉은 장비없이도 올라갈 수 있다.
6봉능선의 봉우리들은 규모가 크지 않다. 능선바닥에서의 높이가 30-40m를 넘지 않은 소규모의 봉우리들이다. 그런데도 생김새가 각각 다르고 오르기나 조망, 경관미도 다양하여 산행재미가 솔솔하다. 수려한 암릉과 암봉을 넘나들며 받아들일 수 있는 기(氣)도 무척 강열할 것이다. 서울시민이 가장 접근하기 쉬운 관악산에 이런 아름다운 바위산 바위능선이 있다는 것은 산꾼들에게 적지아니 기꺼운 일이다.

참고:"장비없이 올라가기 어렵다"의 기준은 바위경험이 많지 않은 보통 등산인을 염두에 둔 것임. 실제로 암벽화를 착용했다든가, 슬랩지대산행에 일가견을 터득한 사람들은 장비없이 일부 암봉을 뺀 6봉능선의 거의 모든 봉우리들을 오르내리는 것이 현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계속되는 산행기를 구독하시고 싶으시다면 블로그코리아에 블UP하기 믹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