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게시판2009. 6. 6. 10:52



비로봉의 해질무렵 - 2009년 6.5일. 멀리 보이는 산이 방태산. 뾰족한 봉우리가 방태산 주억봉.


어제(2009.6.5) 오대산 산행을 했다. 비로봉에 오르면 먼저 무슨산이 보이나. 먼저 동대산이 보이지 않는가? 동으로 동대산이 보이고 동북으로 두로봉이 보인다. 그 동대산을 위시하여 오대산 여러 봉우리를 올랐다. 상원사를 둘러싸고 있는 오대산 봉우리들을 이어 한바퀴 돈 것이다. 산행은 오전 10시반쯤 동피골 야영장 위쪽에 있는 동대산등산로 입구에서 시작했다. 오후 5시를 전후하여 상왕봉을 오르는데 비로봉위에 먹구름이 일고 천둥이 울어 되돌아서서 북대사로 내려갈까 하다가 나보다 키큰 나무들이 있는 곳까지만 가기로 하고 슬금슬금 상왕봉으로 접근하는데 천둥의 텀(울리는 시간)이 자꾸만 길어지다가 종당엔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때부터 구름과 산이 어울리는 절호의 순간이 다가왔다. 맑은 날에는 있을 수도 없는 아름다운 산그림이 여기저기 만들어지고.. 셔터를 누르느라 정신이 없고..호령봉까지 갈 시간도 기력도 없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 수려한 그림을 두고 어디를 간단말인가? 산에는 물론 아무도 없었다. 천둥소리 몇방에 천둥의 진원지와 가장 가까운 1500여m의 정상능선에 서서 날좀 때려주시오 하고 서있을 바보는 없다. 나는 천둥소리가 끝나는 것을 알았을 뿐이고 천둥소리가 끝나는 것을 안 것은 비로봉을 아직 오르지 않았을 무렵이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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