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09. 2. 23. 12:33
망덕봉 926m : 충주호 조망이 아름다운 2개의 능선 중 하나는 압도적인 암릉 위치: 충북 제천시 수산면

사진:수려한 너럭바위와 충주호.

 2006/2/25
 망덕봉은 금수산에 속한 산이다. 그러나 망덕봉은 몇개의 아름다운 능선을 독자적으로 거느리고 있다. 충주호를 향해 뻗은 두개의 능선은 충주호를 조망하기 위해 태어난 듯한 능선이다. 능강천 계곡과 금수산 산행깃점인 상천리사이에 망덕봉에서 발원한 하나의 계곡이 있다. 고무실계곡이 그것이다. 이 계곡의 남쪽 능선을 타고 망덕봉에 올랐다가 북쪽 암릉을 타고 내려오는 코스가 암릉재미와 충주호조망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산행코스이다. 솔직히 고무실계곡의 북쪽 암릉은 자일하강정도는 할 줄 알아야 편안한 산행이 될 것 같은 우람하고 압도적인 암릉이었다. 노약자들이 이 코스에 잘못 붙었다가는 낭패를 볼 것 같다. 

사진: 남릉의 연봉들.

금수산남쪽 충주호변 월악산국립공원 동쪽 경계선에서 북으로 뻗어가는 산줄기(장회나루에서 36번도로를 타고 단양쪽으로 가다보면 충주호 건너편에 보이는 아름다운 산줄기가 바로 이 산줄기이다)는 북으로 진행하면서 숱한 명산을 솟구치게 하고 있다.
산줄기의 남쪽에 솟아있는 말목산에서 서쪽으로 뻗는 능선은 장회리 건너편에 이르는데 36번도로에서 보이는 이 능선은 충주호와 나란히 동에서 서쪽으로 뻗어간다. 이 능선때문에 서쪽으로 흐르던 남한강은 북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장회리일대의 명소를 이룬다.
산줄기의 두번째 산은 금수산 남쪽 중계탑이 있는 822봉이다. 이 봉에서 서쪽으로 뻗은 능선은 유명한 가은산 능선이다. 이 능선은 아름다운 바위와 수려한 암봉으로 이루어진 능선이며 충주호조망이 뛰어나다.
세번째 능선이 알봉능선이다. 산줄기에서 서쪽으로 조금 가면 알봉(760m)이 솟아있다. 이능선은 상천리 마을을 향하여 뻗어가다가 초경동과 백운동 사이에서 끝난다.
산줄기에서 서쪽으로 뻗는 네번째 능선은 부처댕이봉(770m)능선이다. 이 능선은 금수산을 조망하기에 아름다운 능선이다. 중간에 매우 험하여 주의가 필요하다.
다섯번째 능선이 금수산정상에서 산줄기를 따라 북으로 800m정도 진행한 상태에서 서쪽으로 뻗은 망덕봉(926m)능선이다. 망덕봉에서는 위에서 말한 대로 세가닥의 능선이 뻗어나간다. 망덕봉에서 남으로 뻗은 능선은 선녀탕과 용담폭포를 감싸며 남하하다가 상천리 마을 앞에서 끝난다. 망덕봉에서 서쪽으로 뻗은 능선은 고무실계곡 남쪽과 북쪽에 위치하며 서쪽으로 뻗어가는데 남쪽능선은 6개의 봉우리들도 이루어져 있고 북쪽능선은 용아릉이라 할만한 암릉과 급경사 바위지대를 포함한 우람한 암릉으로 충주호조망과 암릉타기가 부수적으로 가능한 아름다운 능선이다.
산줄기에서 서쪽으로 뻗는 여섯번째의 능선이 신선암(845m)릉 능선이다. 바위와 소나무가 수려하지만 상당히 위험한 코스로 능강천 북쪽에서 동서로 뻗는 능선이다.
북으로 진행한 산줄기는 학현리(제천시 청풍면)에서 소야리(단양군 적성면)으로 넘어가는 도로에 끊긴다. 다시 북상하여 동산(896m)에 이르는데 동산에서 서쪽으로 뻗어가는 능선이 7번째 능선이다.
북으로 뻗어가는 산줄기가 안부를 지나 작성산(771m)으로 뻗어가는 능선이 8번째 능선이다. 이 능선은 KBS 제천촬영장이 있는 성내리로 뻗어간다.
위의 능선중 5개정도를 경험한 뒤라 망덕봉에서 서쪽으로 뻗은 능선 2개를 원점회귀형으로 산행하기 위해 아침 10시 40분에 고무실 계곡 입구 오른쪽 낮은 능선을 오르는 것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물론 쉬울 것으로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5-6개의 봉우리가 연이어진 능선인 줄은 미처 알지 못했다. 5만분의 1지도만 봐도 알 수 있는 것을.
하지만 정작 남릉에서는 계속 나오는 새로운 봉우리를 제대로 볼 수 없었다. 그러다가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급경사길에서 잠깐 보았고 대부분은 북릉으로 들어서서 남쪽을 보고서야 남릉이 보통 능선이 아닌 봉우리 대여섯개가 연이어져있는 광경을 제대로 볼 수 있었던 것이다.
1시간 20분 정도 올라가니 너럭바위가 나타난다. 너럭바위는 충주호를 내려다보는 최고의 전망대였다. 평평한 바위아래는 높은 단애로 되어 있고 푸른 충주호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산행을 시작한 쪽을 보면 송림이 울창하다.송림 뒤는 푸른 물빛이다. 바위와 소나무, 푸른 호수가 어울어진 절경이다. 나무도 산록의 경작지며, 호수주변의 낮은 구릉도 제빛이 아닌 겨울의 뒤끝에서도 이만치 아름다운 경치라면 봄,여름,가을엔 어떠할까? 때맞춰 한번 더 오고싶은 생각이 난다. 북쪽을 바라보면 망덕봉에서 서쪽으로 뻗은 암릉이 저만치 보인다. 처음에는 막연하게 아름답다고 생각하다가 하산할 코스라는 생각이 나자 자일없이 저 능선을 오르내리는 게 가능한지 의문이 든다. 어디에선가 "용아릉"이라는 이름을 붙인 능선은 암릉이라도 평탄해 보이지만 문제는 망덕봉에서 조금 내려온 곳에 보이는 급경사의 대암릉사면이 어떤 상태인지가 하산의 관건이 될 것 같아 보인다. 그래서 불안해진다. 옛날에 조령천에서 조령산 동릉을 따라 오르다가 슬랩지대를 만나 자일없이는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바위지대를 우회하여 정상에 올랐듯이 오늘도 어려우면 골짜기로 내려가는 일이 있더라도 위험한 산행은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다.
전망대에서 30분쯤 뒤에 앞에 보이는 높은 능선에 오르자 비로소 금수산 정상이 보이기 시작한다. 망덕봉에서 용담폭포 좌측으로 내리뻗은 암릉지대도 보인다. 봉우리로 올라가자 이제부터 평탄한 능선이 나올 것이라는 예측이 사정없이 무너진다. 안부는 한참 내려가야 나오게 깊이 꺼져있었다. 그러니까 지금 올라온 봉우리는 상당히 예각적인 봉우리였다. 이 봉우리에서 내려선 뒤 같은 봉우리를 오르내리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모양새가 비슷한 봉우리가 연달아 나타난다. 봉우리 정수리에 올라선뒤 봉우리를 바로 넘지 않고 급경사에다 바위를 싸고 돌듯 왼쪽으로 돌아 내려가 다음 안부로 접근하는 특이한 내리막길이 새봉우리에 올라설 때마다 이어진다. 그러니까 봉우리의 정상쪽 사면이 단애로 되어 있기 때문이거나 너무 경사가 급해 내려가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급경사 내리막길엔 눈녹은 물이 얼음이 되어 길을 뒤덮고 있어서 아주 조심해야 했다. 중간에서 두어팀을 만난다. 상학리에서 산행을 시작한 뒤 금수산 정상에 올랐다가 망덕봉을 경유 이곳 고무실계곡 남릉을 밟고 충주호옆 도로로 내려선다는 계획으로 산행을 하고 있다고 했다. 상당히 재미있는 코스 기획으로 보인다. 금수산에다 망덕봉을 더하고 아름다운 호수 조망 암릉코스를 추가했으니 말이다. 팀들 중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온 팀도 있었다.
그렇게 대여섯개 봉우리를 오르락 내리락 한 뒤에야 망덕봉 정상아래 마지막 안부가 나온다. 급경사를 오르면 북릉으로 이어지는 능선합류점에 도착한다. 내려갈 때에는 이곳에서 북릉으로 내려가면 될 터이다. 여기서 망덕봉 정상까지는 100m도 채 안되는 가까운 거리이다. 정상에는 2시 23분에 선다. 3시간 40여분 걸린 셈이다. 보통걸음걸이로는 2시간반에서 3시간정도 걸렸으리라. (필자의 경우 정상에 이르기까지만 35매내외의 사진을 찍느라고 시간이 더 걸린것)
위사진: 암탑.
아래사진:암탑과 주변경관, 암탑옆의 석벽(옆에 로프가 있어 바위위로 올라선다)
Powershot G3로 촬영
정상은 공터로 되어 있지만 활엽수숲이 주위를 둘러싸고 있어서 조망이 없다. 겨울이라 그나마 나목사이로 신선봉암릉이며 금수산 정상이며가 보이기는 한다. 마침 부부로 보이는 중년 산꾼들이 물어 신선봉과 동산을 가르쳐주었더니 동산엔 오른 적이 있는지 정색을 한다. 여자가 나무사이에 걸려있는 망덕봉표지판을 넣어 사진을 하나 찍자고 하니 남자가 핀잔을 준다. 조망도 없고 그럴싸하지도 않는데 사진찍자는 데에 조금 속이 뒤틀린 것 같았다. 그는 필자를 보더니 나이도 들어보이는 어떤 꾀죄죄한 남자가 카메라를 주렁주렁 매달고 주변산들을 속속들이 꿰고 있는게 신기한지 사진사가 높이도 올라왔다는 표정으로 "아저씨는 사진 찍으러 다니는 사람이네.."한다. 속으로 글도 쓴다오 하고 하산길을 재촉한다.
정상에서 되돌아와 남릉-북릉 합류점에서 북릉으로 내려간다. 북릉길은 꽤 오래 내려갈 때까지 눈으로 뒤덮여 있었고 눈위에는 발자국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최근에 내려간 사람은 한사람도 없는 모양이었다. 아까 남릉에서 북릉의 바위지대를 눈여겨보여 저기에 코스가 있을 수 있을까 염려한 바위지대를 머리속에 떠올리며 겨울들어 이 코스를 탄 사람이 없다는 생각에 좀은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길의 크기나 답압정도를 보면 겨울이 아닌 계절엔 적지않은 사람들이 찾는 코스임을 추정할 수 있었다. 내려가다가 적당한 포인트에서 점심을 먹는다.
점심시간은 체크해보니 대개 40분정도 내외의 시간이 걸린다. 점심을 먹고 40분까까이 내려가니 안부가 보이기도 전에 기가 막힌 암탑과 거대한 석벽이 눈앞에 나타난다. 거대한 석벽사이에 길이 있을지 걱정하기 전에 이 수려한 바위경치에 경탄을 금할 수 없었다. 바위도 바위지만 바위뒤엔 고무실계곡과 남릉의 능선봉시리즈 그뒤에 충주호 그뒤에 월악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급경사를 내려가 안부에 내려서니 왼쪽으로 조금 내려가서 암탑과 암릉의 석벽사이를 넘으면 석벽 사이로 로프가 길게 드리워져 있는 게 보인다. 바위줄을 붙들 힘만 있으면 올라갈 수는 있는데 카메라다 스틱이다 주렁주렁 매달고는 위험할 듯하여 배낭을 대충 정리한뒤 올라간다. 암릉에 올라서면 주변의 경관이 수려하다. 신선봉이 환하게 시야에 들어오고 남릉연봉뒤로 충주호가 보이는 것도 그렇고 북릉의 또하나의 암릉지대가 내려다 보여 경관이 빼어나다.하지만 이 암릉을 벗어나기 전에는 마음이 편치 않을 듯하여 꼭 필요한 경관만 찍고 하산을 서두르는데 이 바위능선 타는데만 40분이 걸렸다. 대부분을 로프를 붙잡고 하강하는데 걸리는 시간이었다. 다음날 어깨죽지가 뻐근한게 옛날 대야산 북릉을 내려온 뒤 어깨쭉지가 뻐근했던 기억이 날 정도다. 이 코스는 세미 클라이밍지역이므로 바위상식과 악력, 철봉턱걸이능력은 기본적으로 있어야하고 자일하강경험도 있어야 할 것 같다. 두번째 암릉에 와서 편안한 마음으로 이 위험바위지대를 돌아보니 저길 어떻게 내려왔나 싶을 정도이다.
첫번째 암봉 암릉을 내려서면 두번째 암릉지대가 기다린다. 하지만 이 암릉은 규모는 크지만 너럭바위지대로 형성되어 코스가 평탄하고 경사가 없어 그동안 지체됐던 시간을 줄일 수 있어서 좋았다. 곧 해가 질 것 같았기 때문에 마음은 점점 다급해지고 있었던 것이다. 산부인과바위를 지나 송림이 우거진 암릉을 지나면 주상절리로 갈라진 기둥바위가 나오고 멋진 노송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지난번 바위지대에서 맛본 위험이 이 암릉의 내리막길에도 나타날까 두려웠지만 그런 일은 다시 일어나지 않았다. 능선을 따라 내려오니 쉽게 하산할 수 있었다. 단지 능선이 바뀌는 구간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즉 능선사면에서 왼쪽 능선이 숲사이로 보이는데 이 능선을 타야 고무실계곡 큰길로 내려설 수 있다. 그러나 겨울이라 능선이 보이지 여름철에는 잎에 가려져 보이지 않을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물론 능선을 바꾸지 않고도 안부까지 가서 큰길로 내려올 수도 있다. 고무실계곡 끝머리의 계곡안으로 떨어지려면 왼쪽 능선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능선은 꽤 길고 내려가기도 좋아 하산로로서는 제격이다.
계곡입구에 다다른 것은 산행시작 7시간 20분만인 6시 5분쯤. 마침 충주호옆 능선뒤로 지는 노을이 그림같아 다시 한번 넋을 잃고 바라본다. 이렇게 아름다운 노을을 바라본지도 오랜만이다. 도시지역에서는 좀체 보기힘든 색깔이 아닌가 싶다.
산행기, 화보, 기타
사진:충주호의 노을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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