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게시판2009. 2. 1. 09:10

2006/7/2

문안산(북한강변의 산)537m 팔당호수를 내려다보며 산행한다.
여름철엔 호젓한 숲산행

사진: 문바위에서 바라본 문안산 능선과 정상

사진: 문안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북한강

산행기

양수리에서 북한강변을 따라 대성리-청평으로 이어지는 45번 도로는 왼쪽에 싱싱한 푸른 숲으로 뒤덮인 긴 산줄기를 끼고 달린다. 팔당댐에서 시작된 이 산줄기는 예봉산-적갑산-먹치고개-고래산-문안산으로 이어지는데 북한강이 양수리 두물머리에서 합수하기까지 절경을 이루는데 큰 몫을 하는 산줄기이다. 문안산 정상은 537m로 높지는 않으나 북한강을 내려다보며 산행할 수 있어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어제는 비가 온다는 예보도 있고 하여 문안산을 목표로 산행을 하였다. 아침엔 비가 뿌렸으나 곧 개고 뜨거운 햇볕이 내려쬐는 하루가 되었다. 북한강변을 달리는 맛은 언제나 가슴이 툭 트이는 듯한 감을 준다. 경기도 북동부의 산 화악, 명지, 연인산은 물론 칼봉산, 가덕, 몽덕, 북배산과 춘천방면의 모든 산을 갈 때 예외없이 45번 도로를 이용하는데 도심에서 지치고 스트레스 받는 한주일을 맨처럼 시원한 강변풍경으로 자연의 보상을 받는 곳이 바로 이곳 북한강변 드라이브 코스이다. 지금은 수많은 음식점들이 들어서서 팔당호로 바뀐 북한강변의 평지는 빈구석이 없을 정도가 되었으나 그래서 넓고 깊은 호수를 보며 산줄기 사이로 난 긴 수로옆 도로를 달리는 맛은 여전하다.
계곡이 없는 문안산은 북한강이 유일한 물이다. 그러나 여름엔 숲이 울창하여 한강이 보이는 곳은 많지 않다. 한강을 보며 산행하려면 아무래도 겨울철이 좋을 듯하다. 하지만 시원하고 울창한 숲속 능선길로 산봉우리들을 오느내리며 능선을 넘나드는 산바람의 상쾌한 맛을 아는 사람들에게 이 능선의 여름철 산행은 기억에 남을 만하다.

산행깃점은 금남리 그린주유소 옆길로 가기로 한다. 처음엔 주유소부근에 올라가는 길이 마땅치 않을 것 같아 망설이다가 동네사람들에게 물어보았더니 이 근처 45번도로쪽에서 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없고 산을 오를려면 남쪽으로 사뭇 내려가야 올라가는 길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럴리가 있나 반신반의하며 능선뒤쪽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을까하여 마석에서 흘러내려오는 오수를 정화하는 환경사업소 부근에서 길을 찾다가 사업소의 직원인듯한 사람에게 물어보았더니 역시 약속이나 한듯이 아까 동네사람이 말한 "저 아래쪽 산행깃점"에 관해 말해주는 것이었다. 왜 이동네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곳엔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없다고 말하는 것일까?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며 물어보았더니 이번엔 모른다는 대답이다. 주유소 담을 끼고 나오다가 옆에 작은 공터가 있어서 차를 대놓고 산록쪽을 바라보니 리본이 보인다. 주유소담을 끼고 만들어진 계단이 숲속으로 사라지는 광경도 보인다. 리본이 걸린 쪽으로 급경사를 올라가기 시작한다. 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올라간 흔적이 있다. 낙엽이 수북한 사이사이로 경사진 넓은 바위가 덮인 꽤 험한 곳이다. 그렇게 바위를 붙들고 나무를 붙잡으며 8,9분쯤 올라가니 전망이 툭 트인 암봉 꼭대기다. 금남리 일원과 마을앞의 팔당호수가 눈앞에 펼쳐진다. 도로옆 공터의 해발높이는 40m이고 암봉의 높이는 90m정도. 숲그늘의 습기찬 바위는 매우 미끄러우므로 조심이 필요하다. 이곳 바위사이의 낙엽은 발이 푹푹 빠질 정도인데 이곳에 뱀이 있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이곳에서 주금산에 이어서 다시 뱀을 발견하였다. 이 뱀도 도망을 가지 않았다.
암봉에서 내려오는 길도 꽤 위험하므로 위험하지 않은 곳을 찾아 내려오는 것이 좋다. 내려오면 안부인데 이곳에서 건너편 개울쪽으로 인공폭포가 설치되어 있다. 정화한 물로 만든 인공폭포로 높이가 50m정도 되는 셈이다.
이 안부를 지나면 본격적인 숲속산행길이 시작된다. 오늘도 숲속의 여름철 산행이 얼마나 시원한가 실감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숲은 이미 신록의 숲은 아니다. 잎새들을 보면 벌레들이 파먹었거나 바람에 찢겨졌거나 신록의 완전한 모습을 잃어버리고 있다. 하지만 새로 돋아 나는 잎들은 새로운 모습 그대로다. 모처럼 거의 꽃을 볼 수 없는 산행이다. 정상에서 남으로 내려가다가 말나리꽃 하나를 본 것이 거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유소에서 산행을 시작할 때 주유소 옆 식당의 뜰안에 자귀나무 꽃이 피어있는 것이 보였지만 문안산에는 자귀나무가 보이지 않았다. 으아리도, 쪽동백도, 조록싸리도 조금은 보였지만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끝물이라 시들시들해 보일 뿐이었다. 문안산의 숲은 거의가 신갈나무, 굴참나무 계통의 숲이었고 굵기는 중간정도라 별다른 특색이 없는 숲이었지만 남쪽능선으로 내려갈 때는 다른나무들도 더러보였고 이중숲지역은 그늘이 짙어 시원하기 이를데 없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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