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09. 2. 2. 15:14
방태산의 봄: 블로그화보
방태산의 봄
진달래와 배달은석, 노랑제비꽃, 노랑만병초, 작은폭포.

위치: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 상남면 / 드라이브코스: 서울-팔당대교-6번도로-양평-용두리-44번도로 -홍천-철정-451번도로-내촌-고석평-31번도로-상남-446번도로-미산리-개인산장


사진:방태산 배달은석과 깃대봉이 보이는 철쭉빛 고운 암릉에서

2006/5/21


개인산장에서 개인약수까지는 큰길이라고 할 정도로 길이 넓고 개울을 횡단하기 좋게 큼직한 징검다리를 놓았다. 폭우가 와도 건너는데 문제가 없을 정도로 커다란 돌멩이를 횡단하기 좋게 배열해 놓았다. 2004년에 왔을때는 주억봉-구룡덕봉-개인산을 산행했으므로 오늘은 배달은석-깃대봉으로 갔다가 되돌아와서 개인약수로 내려오기로 한다. 그런데 2004.5.15일과 오늘 중 그때의 절기가 더 빨랐던 것 같다. 그때는 주억봉 정상아래 산벚나무에 흐드러지게 꽃이 피었던 기억이 난다. 일주일 차이인데 오히려 당시의 5월 15일에 봄이 더 진행되었던 듯하다.
개인산장 뒤뜰을 지나가면서 소여물통 가득히 물을 채우고 있는 시원한 물줄기의 물을 한잔 마시고 산행을 시작한다. 물한모금을 마시는 순간, 방태산의 만만치 않은 내공을 눈치챈 사람이 적지 않으리라. 이가 시릴 정도로 차가운 한 모금의 물이 방태산을 잘 말해준다고 할 수 있다.
비만 오면 무릎병이 도진다는 사람이 있다. 5월 중순이면 도지는 나의 방태산병이 그정도라고 해도 될듯하다. 주억봉 부근 삼거리에서 잔적도 있으니 그렇게 생각해도 될 듯하다. 하지만 올해 이후엔 방태산에 올 생각이 날는지 모르겠다. 명산에 사람이 벌떼처럼 몰리는 것을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올해만큼 심할 줄은 몰랐다. 할퀴고 거덜난 표면의 상처가 깊어지면 방태산은 중병에 걸릴 것이다. 뒤집어진 땅은 누군가 메워주지 않으면 패여진채로 오래 남을 것이다. 그리고 그 구덩이 숫자는 멈추게 하지 않는한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다. 훼손이 무슨 불도저가 들어와서 깎아내리고 파낸다고 훼손상태가 되는 것이 아니다. 목제계단을 만들어 땅을 밟지 않게 만들어도 시원치 않을 판에 명산을 뒤집어 엎듯이 파헤치는 일들을 그냥 놔둬서는 안된다.
개인산장 뒤뜰을 지나 숲속으로 들어서면 숲의 청량한 냉기가 온몸을 감싼다. 바깥기온이 높을수록 계곡의 시원함은 피부속으로 파고든다. 개인산장 아래 주차장의 해발 높이는 600m 남짓 된다. 여기서 주능선까지는 약 800m의 해발고도차이가 있다. 약수터까지의 산길은 돌밭길이다. 약수터까지는 약 1시간이 걸린다.
개인약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데서 샘솟은 약수로 알려져 있다. 개인약수가 위치하고 있는 곳의 해발높이는 약 900m정도. 약수맛은 가칠봉의 삼봉약수나, 방태산 북쪽 산록의 방동약수와 비슷하다. 약수맛은 철분을 함유하고 있으나 탄산성분이 강해 당분이 빠진 사이다를 마신다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요즘 집에서 파동육각수(레민다)를 마시고 있는데 개인약수의 맛이 철분을 빼면 레민다맛과 비슷했다. 육각수에도 약간의 탄산이 함유되어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개인약수가 성능좋은 육각수일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500cc정도를 마셔도 또 마시고 싶어진다.
이 코스로 방태산을 오르는 데는 이런 호사가 따른다. 일러서 약수산행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개인약수터 부근은 아름들이 전나무도 여러그루 하늘을 찌를듯 솟아있고 숲이 울창하여 한여름에는 산소로 충만한 산속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이번에 보니 앉을 자리도 만들어놓아 노약자들도 더위를 피하며 시간을 보내기에 안성마춤이다. 개인산장에서 올라오는 시간은 천천히 걸어도 1시간30분이면 충분하다. 고도차이는 300미터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미산리로 들어와 내린천다리를 건넌뒤 한니동을 거쳐 개인산계곡으로 들어오는 길은 일부 포장이 되어 있지만 도로의 구배(경사도)가 커서 운전에 주의해야한다. 또 하나 주의할 것은 경사는 급한데 교행이 불가능한 곳이 많아 정지한 뒤 다시 출발해야 하는 상황이 일어날 수도 있으니 긴장해야한다.
개인산장이 있는 계곡의 제법 넓은 지대를 대개인동이라고 한다. 개인동은 방태산과 개인산사이에 형성된 계곡이다. 이 심산유곡에 사람이 살고 동네이름이 생기고 찻길이 생긴 이유는 무엇일까. 순전히 개인약수 때문일 것이다.찻길이 없던 옛날에 개인약수로 올라온다는 것은 생명을 담보로 할 정도로 위험한 일일 것이다. 울창한 숲으로 뒤덮인 산속에서 첫길을 낸 사람들은 누구일까? 약이라고는 구경하기도 힘든 시절 가족중에 앓는 사람이 있다면 '신비의 물'을 찾아 산야를 헤맬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큰 개울 아래서 물맛을 보고 위에 약수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험한 산을 뒤지며 결국은 약수를 찾은 사람들의 발길, 그것이 오늘 개인약수로 올라가는 찻길의 시작일 것이다.
약수를 마시며 목줄을 타고 넘어가는 아릿한 느낌이며 액체가 뱃속으로 들어가 그곳을 비할데 없이 시원한 그 무엇으로 채우는 느낌을 갖는 순간 트림이 그륵하니 올라온다. 특별히 뱃속이 불편했던 것도 아닌데 이외로 꽉 막혔던 것이 확 풀리는 듯한 쾌감이 피부로 번져온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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