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게시판2009. 10. 25. 00:50

서북능선-귀때기청봉
대야산에 가을이
포암산-만수봉 가을산행
명성산에 은백색 억새
북배산-가덕산 억새산행
원주백운산의 가을
남덕유산 주흘산-부봉
동강 백운산




귀때기청봉

대야산

포암-만수봉

명성산

북배산


나월봉아래 산록의 단풍

의상봉 능선 증취봉아래의 단풍

쌍곡계곡의 보배산-칠보산, 대야산 등 먼거리로 단풍을 찾아 다니다가 이번주(2009.10.23일)엔 가만히 죽치고 있다가 오늘(금요일) 의상봉능선에 올랐다. 집안에 진수성찬을 두고 멀리 가서 헛제사밥 아닌 헛물 켤까 두려워서다. 집안의 진수성찬이란 서울사람에겐 가을철 북한산일대의 단풍을 가리킨다. 단풍이란 바위산에 그 진수가 있다. 대야산에 간것도 그래서다. 단풍은 온산이 빨갛게 물드는 그런 게 아니다. 200m정도의 고도를 유지하면서 위에서부터 물든 다음 아래로 내려간다. 물론 며칠 붉었다가 다 떨어지고 다시 200m정도가 불붙었다가 다시 다 떨어지고.. 그런 것은 아니다. 그래서 밑에서 보면 만산홍엽일 수도 있는 것이 단풍산이다. 그리고 조건에 따라 아름다움의 시기가 다르다. 응달이 많은 곳의 단풍은 벌써 시들어버린 곳이 한두군데가 아니다. 어느 산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의상봉능선의 단풍은 이번주가 솔솔할 듯하다. 부왕동암문부근과 나한봉아래 안부, 문수봉아래쪽이 좋았다.
북한산의 단풍에 한번 홱 돌아버린 뒤로 가을에 북한산을 빠뜨리지 않는다. 먼산 가까운 산으로 단풍산행을 하다가 가을 어느날 그냥 한가한 마음으로 북한산성 버스정류장에 내린 순간 진짜 만산홍엽에 완전히 가버린 것이다. 북한산의 가을이 이리도 좋은 것을 여태 모르고 있었더란 말인가 하는 후회마저 들었었다. 이번단풍은 아직 산밑에 까지 오지는 않았다. 400m정도까지 내려왔다고 보면 될 듯하다. 그러나 평창동에서 올라와 문수봉-의상봉능선을 산행한다면 아름다운 가을을 만끽하는데 별 부족함이 없을 듯싶다.
의상봉능선은 북한산의 지능선으로 고도 400m(대부분 고도500m)이상 되는 능선으로서는 북한산지역에서는 가장 긴 지능선이다. 이 능선은 북한산 능선의 가장 중요한 구간인 백운대-문수봉(북한산성의 유지-遺趾-가 가장 많이 남아있다)구간의 연장으로 실제 백운대-원효봉능선과 함께 북한산성을 완성케 하는 능선이다. 수성(守城)을 위해서는 북한산성중에서도 가장 견고한 성곽구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성주차장에서 내려 의상봉능선을 타려면 국립공원 북한산매표소(지금은 주차장관리소)를 지나 산성쪽으로 15분 올라가면 의상봉능선코스를 알려주는 이정표와 탐방로안내 산행지도 입간판이 나온다. 이정표에는 의상봉 1.5km, 백운대 3.8km라는 거리가 표시되어 있다. 완만한 경사로 올라가다가 곧 급경사바위지대가 되는 의상봉능선은 매우 험하다. 군데군데 철봉이라도 하듯 올라가야 하는 곳도 있다. 엊그제 갔다온 대야산북쪽 능선도 의상봉의 이코스를 설렵했다면 쉽게 올라갈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들 정도이다.
전위험구간에 쇠줄난간, 로프등이 설치되어 있지만 그래도 발디딜데가 마땅치 않은 데가 있기 마련이어서 팔힘이 모자라는 사람들은 내리막은 몰라도 올라갈 때는 이코스를 이용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하다. 특히 겨울철에는..
이정표를 통과한지 1시간만(밑에서 본 지도 입간판에는 50분이면 오른다고 기록되어있다)에 의상봉에 도착한다. 산성입구쪽에서 의상봉능선을 오르는 코스중에서 가장 험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구간인 셈이다. 이구간을 피하여 의상봉을 오르는 방법은 산성동으로 들어가 국녕사길로 올라오는 방법, 구파발에서 의정부행 버스를 타고 산성정류장에 닿기 전의 정류장에서 내려 의상봉과 용출봉 사이의 계곡길로 가사동암문에 이른뒤 올라오는 방법이 있다. 의상봉에서 산성마을(北漢洞)을 내려다보는 전망은 시원하다.

북한산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바라본 의상봉과 용출봉. 의상봉을 오르기가 쉽지 않을 것임을 알 수 있다.

아직은 단풍이 골짜기바닥까지 내려오지 않았지만 바닥까지 내려오면 볼만할 것이다. 전에도 만추에 이 전망대에 선 적이 있었는데 그때의 사진을 보면 한창 때는 정말 볼만했었다.

2007년 11.12일에 이곳에서 찍은 장면.

의상봉능선은 모두 7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맨먼저 나오는 봉우리가 의상봉, 두번째가 용출봉, 용혈봉, 증취봉, 나월봉, 나한봉, 715m봉 그다음이 문수봉이다. 7개의 봉우리에 문수봉은 들어가 있지 않다. 7개의 봉우리중 제일 낮은 봉우리가 의상봉이다. 의상봉을 오른뒤 용출봉에 올라 의상봉을 바라보면 낮게 부복하고 있는 게 시답잖아 보인다. 하지만 산성길로 들어서서 올려다 보았던 의상봉은 용출봉이나 다름없어 보였던 것이다. 의상봉과 용출봉의 고도차이는 약80m 정도된다. 의상봉은 504m, 용출봉은 575m, 용혈봉은 581m, 증취봉은 593m, 나월봉은 650m, 나한봉은 680m대이다. 가사동 암문으로 내려와 험한 길로 용출봉으로 올라가다 북한동 산성마을쪽을 내려다보는 골짜기에 단풍이 붉게 물들어있다. 단풍나무보다 참나무계열의 나무가 많아보인다. 대불이 있는 곳은 국녕사이고 그 아래 골짜기는 산성마을에서 보국문으로 이어지는 북한산성계곡이다. 용출봉은 의상봉능선 코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봉우리이다.
용출봉 꼭대기에는 피뢰침이 설치되어있다. 2007년 여름 의상봉능선에서 뇌전사고로 여러산꾼이 사망하거나 부상한 사고가 있었기 때문에 설치된 것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사고가 난 봉우리는 용혈봉이지만 용혈봉보다 첨봉인 용출봉이 피신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피뢰침을 세운 듯하다. 오늘 의상봉 능선산행을 계획하면서 기상예보를 참조한 것은 그때의 사고 때문이다. 아침에 산성길로 의상봉을 바라볼 때 마침 구름이 잔뜩 밀려가고 있었는데 실제로 의상봉능선위의 구름은 아랫부분이 요동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오늘 본 그 현상으로 평야지대를 건너온 기류가 의상봉리지라는 상당히 긴 단애성 리지에 부닥치면 갑자기 상승하면서 기류가 불안정해진다는 것을 얼마든지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피카소바위(피카소의 '포트레이트'작품을 연상케하여 본인이 붙인이름). 원래는 '해골바위'라고 하던가?..오른쪽 하단의 그림참조. (그림을 클릭) 피카소바위 부근에서 바라본 의상봉과 멀리 원효봉. 용출봉과 의상봉.
증취봉에서 본 의상봉, 용출봉, 용혈봉.


부왕동암문 부근의 단풍1.


부왕동암문 부근의 단풍2.

용출봉에서 용혈봉으로 가려면 철제계단을 내려서야 한다. 철제계단에서 앞에 펼쳐지는 풍광을 감상해도 가슴이 시원하게 뚫리는 느낌을 받는다. 용혈봉과 증취봉이 거의 한봉우리처럼 상당부분 겹쳐 보이고 그 뒤로 나월봉이 칼끝처럼 예리하게 솟아있다. 그 뒤에는 나한봉과 715봉이 솟아있다. 피카소바위에서 용혈봉으로 올라가면서 돌아보면 뾰족하니 솟은 용출봉이 시원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용출봉은 매우 잘 생긴 봉우리이다. 상당부분 일정한 크기의 바위로 모자이크하듯 피라미드처럼 쌓아올린 듯한 모습이다. 용출봉의 왼쪽은 굉장한 절벽지대를 이루고 있다. 바위틈 사이에 소나무가 자라고 있어서 보기가 좋다. 안부를 지나 송림이 일부를 차지하고 있는 오르막길을 지나면 용혈봉에 닿는다. 용혈봉에서는 용출봉과 의상봉은 물론이고 원효봉까지 한눈에 시야에 들어온다. 이내에 뿌옇게 흐려져있지만 백운대, 만경대, 노적봉 3봉으로 이루어진 삼각산 웅장한 바위산 북한산의모 습도 매우 가깝다. 용혈-증취봉의 북한산계곡방향 산록은 온통 새로 단풍이 들어 매우 현란하다.
용혈봉에서 조금 높은 증취봉을 바라보면 뒤따르는 능선봉들은 스카이라인 부분만 보인다. 증취봉이 용혈봉보다 높기 때문이다. 증취봉에는 정상부의 큰 바위아래 너럭바위가 있어서 세봉우리중 쉬기가 가장 좋다. 너럭바위의 멋진 노송그늘아래 앉아 주위를 조망하는 맛은 산꾼들만이 즐길 수 있는 특권이다. 맞은편엔 칼날봉인 나월봉 아래 슬랩지대 암사면이 볼만하고 나월봉 뒤쪽의 나한봉과 715m봉 스카이라인이 시원하게 조망된다. 북한산쪽도 보기가 좋다. 노적봉과 백운대의 슬랩지대가 가을 햇살에 하얗게 빛나고있다. 산성계곡으로 몰리는 양쪽 산사면의 울창한 숲은 80%이상 단풍에 물들어있어서 볼만하다. 이 너럭바위에서는 정상에 얹혀있는 큼지막한 바위때문에 용출, 용혈봉쪽은 보이지 않는다.
증취봉을 내려오면서 너럭바위아래의 슬랩지대 저쪽을 바라보면 숲의 단풍이 아름답다. 바위경사지의 쇠난간을 붙들고 내려서면 울창한 숲속 평지가 되는데 증취봉쪽 거암들 옆으로 단풍나무가 많아 단풍구경하기가 가장 좋은 구간이 되고 있다. 평탄한 능선안부를 따라가면 부왕동암문이 나온다. 이 암문은 서쪽으로 증취봉과 나월봉사이에 형성된 계곡을 통해 삼천사계곡과 연결된다. 구파발에서 의정부행 버스를 타고 삼천사계곡입구에서 내려 걸어들어오면 부왕동암문으로 들어올 수 있다. 부왕동암문에서 단풍숲을 보고 안부에서 높이가 얼마 안되는 증취봉에 올라 의상봉능선을 구경한뒤 내려와서 동북쪽 지계곡으로 내려가면 산성계곡에 닿고 산성계곡에서 산성동을 지나 계곡을 빠져나오거나 계곡을 따라 보국문이나 대남문으로 가서 정릉이나 평창동으로 내려 올 수 있다. 가장 쉬운 방법으로 의상봉코스에서 단풍이 가장 좋은 부왕동 암문일대와 증취봉, 그리고 산성계곡의 울창한 숲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산책코스로서는 이만한 데가 없다고 해야 할 듯하다.
증취봉에서 나월봉을 오르면서부터는 급경사코스가 된다. 나월봉은 능선날등으로 정상으로 오를 수 없는 의상봉코스의 유일한 봉우리다. 정상바위가 기본암릉과 연결되지 않고 절리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나월봉아래 우회로가 있어서 능선날등을 피해 안전하게 산행할 수 있다. 하지만 능선봉의 조망이 비할 데 없이 아름다운 의상봉능선의 모든 봉우리중에서도 조망이 가장 아름다운 나월봉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우회로를 통과한뒤 능선을 따라 나월봉 가까이가서 조망을 즐기기도 했는데 요즘은 그 능선길을 막아놓았다.

산행기-->진행중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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