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09. 6. 23. 17:52
불곡산 470m

위치: 경기도 양주시 백석읍 방성리 - 주내면 산북동

사진: 임꺽정봉으로 올라가며 바라본 불곡산정상. 하나의 산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
면 앞산과 뒷산이 엄연히 다르다. 앞산이 상투봉이다. 아래: 정상에서 본 풍경. 왼쪽이
임꺽정봉, 오른쪽이 은현면과 백석읍 사이의 도락산. 산아래서 본 불곡산 상봉.
임꺽정봉 정상에서 내려다본 백석읍. 상투봉 암릉아래서 본 상봉. 상투봉 바위옆에서
본 상봉

어제(6.18일) 불곡산에 올랐다. 불곡산은 의정부시에 가까운 양주시 산북면과 백석읍 방성리 사이에 솟아있는 산이다. 의정부에서 동두천으로 가는 길이 3번도로이다. 3번도로는 전철 양주역옆에서 왼쪽으로 파주 적성, 법원리로 가는 도로 350번도로를 분기시킨다. 이 도로가에 불곡산은 솟아있다. 3번도로로 갈 경우엔 양주역을 지나면 나오는 산북동 마을길(좌회전해야함)로 들어가면 된다. 마을길은 천주교묘원을 지나 부흥사아래 주차장까지 길이 이어진다.
산행을 시작한 지점은 의정부에서 동두천으로 가다가 양주역을 지난뒤 2km정도 지난지점에서 좌회전하여 산북동으로 들어간 뒤 천주교묘원을 지나면 나온 불곡산 주차장이었다. 주차장에서 큰길을 따라 올라가면 왼쪽으로 불곡산이 보이는데 정말 감탄할만한 아름다운 바위봉우리이다. 설악산 어느곳에 있을 멋진 바위봉우리가 뜻밖에도 이곳 의정부에서 멀지 않은 경기도 도시지역 한 외곽에 저렇게 수려하게 솟아있다니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큰 길이 끝나는 곳에 부흥사란 절이 있다. 이 절의 물맛이 기가 막혔다. 수통을 채우고 올라가는 길은 부흥사절문옆에서 숲속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오늘은 능선에서 임꺽정봉으로 올라간 뒤 다시 내려와 정상으로 가기로 한다. 이전에 불곡산을 오를 때는 산의 남서쪽에 있는 삼진플라스틱사부근에서 능선을 타고 임꺽정봉 중턱에 온 뒤 정상으로 갔던 기억이 난다.
부흥사에서 능선안부까지는 대략 25분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임꺽정봉으로 가는 길은 험하다. 바위급사면에 로프가 드리워져있다. 지난번 오대산은 평지를 가듯 걷기만 해서 그런지 7,8시간 정도 걸었을 때까지도 피곤한 줄 몰랐는데 불곡산에 와서 임꺽정봉까지 올라오는 1시간동안 기운이 쪽 빠진다. 더워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오늘은 목요일 평일인데도 산에 온 분들이 적지 않다. 나이든 분들이 팔뚝처럼 굵은 로프를 타고 바위급사면을 휑휑 오르내리니 산의 즐거움은 숲이 울창한 높은 평지산이나 낮지만 직벽에 가까운 바위산이나 즐겁기는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불곡산 산행은 오늘 만난 분들의 얘기를 들으면 남동쪽에 있는 양주역에서 바로 능선으로 붙어 정상, 상투봉, 임꺽정봉을 오른뒤 8보루를 거쳐 방사리(백석읍) 대교아파트로 내려가거나 그 반대로 하는 코스가 주로 이용되고 있었다. 나처럼 산북동이나 반대편 어둔동에서 불곡산의 중간으로 오르는 분들은 별로 없어 보인다.
안부에서 임꺽정봉 정상까지는 1시간 정도 걸렸다. 오늘(6.18일)은 낮기온이 29도정도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매우 덥다. 애쓰지 않고 구경 실컷 하면서 오르면 시간이 좀 걸린다. 임꺽정봉이라 생각한 봉우리에 오르니 가까운 곳에 또하나의 암봉이 솟아있다. 그 봉우리는 아름다운 외형의 원뿔형 봉우리였다. 백석읍쪽으로는 암사면이 발달해있어서 매우 기품이 있어뵈는 봉우리다. 다이내믹하고 억센 임꺽정의 이미지와 매우 걸맞는다. 옛날에 이곳일대가 8보루라고 하고 성곽흔적이 남아있고 유적지임을 알리는 안내판이 서 있다. 임꺽정봉에서 북쪽으로 내려다 보이는 바위전망대와 전망대저쪽 또하나의 낮은 봉우리까지가 불곡산인데 백석읍과 광적(면)의 평야지대를 보면 이 보루가 왜 그 이름이 보루인지 알 수 있을 듯하다. 무식한 사람의 눈에도 평야지대를 장악할 수 있는 군사적 이점이 눈에 보이는 위치와 생김새였던 것이다. 정상에서 서쪽을 내려다보는 조망은 아찔한 단애위의 조망이라 시원하기 그지 없다. 북쪽으로 내려다보이는 바위전망대일대의 바위도 작은 암봉을 이룬 것이 매우 역동적인 경관을 형성하고 있다. 백석읍의 대교아파트쪽으로 내려가는 긴 사다리를 이용, 방성리로 내려가는 사람들이 한두사람이 아니다. 양주역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불곡산 암릉과 험준한 바위지대를 오르내리는 산행이 상큼한 맛을 주는 산행이 될 것임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도봉산 포대능선 산행과 견주어 결코 그 맛이 덜하지는 않을 듯한 생각이다.
임꺽정봉 아래 암봉에서 돌아서서 임꺽정봉으로 돌아와 백석읍을 내려다본다. 전망을 즐길 수 있도록 벤치를 만들어놓았는데 오늘은 서너사람이 드러누워 낮잠을 자고 있다. 나중에 상투봉아래의 숲속에서도 매트를 펴고 낮잠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었다. 한 여름에는 더위를 피하는 재미있는 방법이 될 듯하다. 오를 때는 덥지만 능선날등에는 언제나 산바람이 있게 마련이니 말이다.
임꺽정봉에서 내려오는 길은 금방이었다. 안부의 이정표에서 능선을 따라 올라가는 길은 숲길에서 곧 암사면 길로 바뀐다. 암사면에는 길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어서 상투봉을 바라보는 암릉길에 이르기전에 하나의 암봉으로 올라왔는데 내려가는 길이 마땅치 않다. 되돌아가서 암릉길로 올라간다. 뒤돌아보니 바위아래쪽으로 다니는 길이 희미하게 보인다. 안전 손잡이에 로프를 이은 암릉길 옆에서 노인산꾼 한분이 자일을 가지고 있고 다른 한분이 암벽 타는 법을 일러주고있다.그냥 하강하는 방법 정도를 설명하고 있는 것 같다. 워킹 산행위주로 산행을 한다고 하더라도 자일이나 보조자일이 필요할 때가 있다. 아주 짧고 안전한 하강이 필요한데도 돌아가지 않으면 안되는 곳에서는 보조자일이 꼭 필요하다. 그분의 그정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분인지 아니면 바위공부를 본격적으로 하려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아마 보조자일이 분명한 자일을 가지고 불곡산을 찾았다면 워킹 산행의 연장이라고 봐도 좋지 않을까 싶다.
상투봉은 불곡산 상봉과의 사이에 있는 봉우리다. 임꺽정봉에서 보면 정상아래에 완벽하게 포개어져 있어서 봉우리가 있는 줄 알 수 없지만 상투봉에 올라오면 상봉의 우람한 산형이 솟아있고 그 사이에 작은 골짜기가 있어서 두 봉우리가 확연히 구분된다. 상투봉 옆바위에서 상봉을 바라보는 광경은 서울부근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바위경관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뒷배경의 양주시 관내 아파트지대와 낮은 구릉지대가 준평야지대에 불쑥 솟은 불곡산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어준다. 상봉은 그야말로 수려한 바위 원뿔로서 흠잡을 데 없는 산모양을 하고 있다. 부분 부분 숲에 덮인 '피라미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이정표를 지나 숲속 안부로 조금 내려와서 보니 안부에서 부흥사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이 보인다. 많이 이용하는 길은 아닌듯하지만 상투봉일대의 바위지대는 그렇다 치더라도 강열한 햇살때문에 상투봉일대를 지나 아침에 접근했던 임꺽정봉 사이의 안부로 내려서는 게 영 내키지 않아 하산은 이길로 하기로 한다.
상봉의 중턱을 형성하고 있는 바윗길은 불곡산에서 가장 어려운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로프를 붙잡고 올라가면 숲지대, 숲지대를 지나면 정상바위지대가 앞에 다가선다. 바위왼쪽의 길을 따라가면 정상에 올라설 수 있다. 북쪽으로 남쪽으로 향하는 각도에서 보면 정상바위의 한쪽은 50도 정도 되어 보이는 경사진 면석(面石)으로 되어 있다. 면석의 왼쪽은 나무가 서 있고 그 아래는 아찔한 높이의 단애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경관은 시원하기 이를 데 없다. 먼저 북쪽의 임꺽정봉이 능선위로 돌올하게 솟아있는게 볼만하다. 불곡산은 높은 산이 아닌데도 주변 가까이 큰산이 없어 조망이 좋다. 수락산과 도봉산이 가까운 편인데 오늘은 이내가 짙어 아슴하게 보일뿐이어서 더욱 그렇다. 하산은 위에서 말한 상투봉-정상사이의 안부로 내려와서 길을 따라 내려가니 사유지철조망이 나오고 철조망 옆길로 내려가니 부흥사아래 큰길로 내려설 수 있었다. 이 하산길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는 것은 아마 마지막 부분의 이 사유지 철조망 때문이 아닌가 싶다. 만일에 지금보다 확실한 사유지 관리가 이루어진다면 철조망을 따라 계속 내려와서 철조망이 끊어진 곳에서 주차장으로 나와도 될 것 같다. 하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부흥사의 물맛이다. 여름철은 물론이고 차고 시원하여 정신이 번쩍 드는 듯했다.

교통: 전철 양주역 버스: 의정부-동두천행버스 및 의정부-백석읍행버스로 산북동입구, 백석읍의 경우 방성리 대교아파트 하차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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