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09. 2. 3. 14:50
문장대(1054m)
위치: 경상북도 상주시 화북면
드라이브 코스: 서울-3번도로- 곤지암IC-호법IC-여주IC-중부내륙고속도로-괴산IC -쌍곡계곡-제수리재-송면-늘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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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장 험준한 곳, 가운데 홈으로 내려갔다가 나와야. 암릉과 골짜기
백두대간에 대하여 : 

백두대간종주 산행은 의미도 크고 종주를 끝내기까지 의지도 굳어야하며 국내 상당수의 주요산들 이 여기에 속하므로 명산을 순례한다는 의미에서 종주의 의도는 찬양할만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백두대간종주를 끝냈다고 우리산을 다올라간듯이 생각한다거나 온나라의 산행 모티브가 백 두대간, 정맥종주 단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요즘은 아이들도 자의적 또는 타 의적으로 백두대간 종주에 참여하는 도수가 늘어나고 있다. 장기간에 걸친 험난한 역정을 4계절 을 거치며 경험하면서 겪어낸다는 것은 아이들에게 분명 교육적으로도 가치있는 행위일 수도 있다 . 그러나 그런 교육 및 건강을 위한 목적과 백두대간 종주는 반드시 한묶음으로만 볼 수 있는 것 은 아니다. 아는것만큼 보인다는 것은 산행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말이다. 아이들이 종주에서 배울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말이다. 백두대간종주가 유행하다보니 야간산행으로 백두대간구간 종주를 한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이건 야간에 한적한 시골학교의 운동장을 몇10 바퀴도는 것하고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
산은 눈으로 보아야 한다. 산하가 고동치는 광경을 목격하지 않고 선행 자의 발뒤꿈치만 보고 산행했다면 그것은 밤에 동네 뒷산을 오르내린 것과 뭐가 틀린다는 말인가? 산은 계곡과 능선, 봉우리로 이뤄져 있다. 능선위주의 산행은 산의 일부분일 뿐이다. 지리산을 산 행하려면 중산리, 백무동, 화엄사계곡, 칠선계곡, 대성골계곡등 계곡을 거쳐 올라가야 제대로 된 산행이라 할 수 있다. 성삼재에서 노고단을 올랐다면 정상적인 지리산산행을 했다고 불 수 없다. 그럼 당신은 백두대간 종주를 했나? 안했다. 지리산은 치밭목-중봉을 거쳐 천왕봉에서 성삼재까 지했다. 그 밖에 함양 백운산, 덕유산종주, 삼도봉산행, 황악산 산행으로 추풍령 이남의백두대간 은 찔끔찔끔한 편이고 추풍령 이북은 갈령에서 속리산(문장대-늘재구간은 빼고), 청화산, 대야산, 장성봉, 희양산, 백화산, 조령산, 포암산, 대미산, 황장산, 벌재까지는 했으며 벌재 이북은 묘적 봉-도솔봉-죽령까지는 한셈이고 소백산은 신선봉까지, 그리고 형제봉산행, 선달산산행이 있고 그 북쪽에는 태백산에서 함백산, 싸리재까지는 했으며 그 위로는 덕항산일대, 두타산-청옥산-백복령 까지, 그 위로는 석병산능선, 그 위로는 대관령-능경봉, 그 위로는 응복산-약수산-구룡령, 그 위 로 조침령부터는 다했다. 즉 조침령-점봉산-한계령-설악산-공룡-마등령-황철봉-미시령-신선봉-진 부령까지는 다했다는 말이다. 그런데 중간중간 벌어져 있는 간격을 언제 마무리 할 것인가? 마무 리할 의지는 있는가? 사실 나의 백두대간 종주는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 그러다가 어제 문장대에 서 늘재까지 산행을 했다. 결과적으로 백두대간 때우기가 됐지만 나로서는 속리능선산행의 마무리 라는 의미가 더 크다. 속리산은 상학봉-묘봉-속사치-관음봉까지 했으므로 문장대-늘재 구간만 하 면 속리산일대 주요능선은 모두 올라본 셈이 되는 편이다. 몇년전 하늘재에서 출발, 대미산 능선에서 야영을 하며 벌재재까지 산행했을 때 썼던 글(click!!)이 생각난다. 야영 을 끝내고 출발하려는 아침 일찍 하늘재에서 출발했다는 팀을 만나고 나서 떠오르는 생각을 정리 했던 산행기의 일부분이다. 이 산행기의 "이튿날 산행 출발:" 항목을 참조하기 바란다.


문장대-늘재 산행기:

문장대에서 암릉을 내려오면서 줄곧 생각한 것이 금강산에 있다는 금사다라리, 은사다리였다. 사 람들이 금사다리, 은사다리란 이름을 붙였을 때는 바위지대에 있으면서도 사다리를 타는 것처럼 오르내리기가 편하고 주위 경치는 끝내주게 좋다는 뜻일게다. 그런데 문장대의 백두대간암릉은 철 저하게 산행자의 안전을 무시하는 쪽으로 바위는 배치되고 개구멍은 낮고 좁았으며 바위아래 암사 면 로프는 몸을 배배꼬듯이 올라가야 하게 생겨있었다.

아침 10시직전 늘재에 도착해보니 승용차 두 대가 보인다. 늘재에서 올라가는 사람이 있는 모양이 다. 청화산으로 올라가든가 아니면 문장대로 올라가든가 둘 중 하나일 것이다. 나중에 문장대에서 내려오며 보니 오늘지나간 발자국이 있다. 오늘 산행은 늘재에서 포장도로를 따라 화북쪽으로 내 려온뒤 문장대로 들어가는 도로를 따라 계곡안으로 들어와서 국립공원화북분소를 지나 문장대로 올라간 다음 문장대에서 대간길을 따라 늘재로 내려오기로 계획한 산행이다. 늘재에서 문장대도로 입구까지가 2.5km, 도로입구에서 화북분소까지가 2km남짓, 모두 5km정도 될 것으로 생각되었다. 이만한 거리를 정작 산에 올라가기도 전에 걷는다는 것은 분명 이후의 산행에 영향을 줄지도 모른 다는 생각은 별로 하지 않았다. 그러나 늘재에서 걸어서 10분쯤 되는 작은 마을입구 공터에 차를 대놓고(화북분소의 주차장까지 가지 않은 것은 산행을 끝낸뒤 걸어가는 시간을 줄이기위해서) 정 작 걷기시작하면서 눈으로 문장대도로입구까지를 짐작해보니 보통 먼거리가 아니다.

한데 알다가도 모를 일은 걸으면서 목측지점이 가까워지는 속도였다. 걸음이 특별히 빠른 것도 아닌데 산과 능선이 서둘러 내게로 다가오는 것이었다. 걸어서 20분남짓만에 문 장대로 들어가는 도로입구까지 내려온 것이다. 도로입구에서 문장대쪽을 보니 이번에도 한숨이 나 왔다. 속리산은 정말 멀찌감치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기적이 일어났다. 망원렌즈를 돌 리면 경치가 가까이 다가오듯이 그렇게 금방금방 눈앞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그래서 전체 40분만 에 장암리를 지나 화북분소에 이르렀다. 암봉들이 다가서는 속도는 빨랐다. 내걸음이 특별히 빠른 편이 아닌데도. 차를 타고 다니면서 짐작한 거리가 실제 발로 걸은 거리보다 멀 것이라고 예측하 고 있었다는 얘기인데 정말 아이러니컬하다. 실제로 늘재아래 차를 대놓고 도로를 따라 장암리, 시어동으로 걸어가서 문장대를 오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한시간만에 해발 430여미터 계곡 깊숙이 까지 올라와 문장대산길을 오르고 있는 나자신을 "발견"한 것은 중대한 발견이다. 작년 12월 10일인가 속리산등산때는 눈이 와서 중턱이상에서는 멋진 설경이 연출되고 있었는데 오 늘은 2월말인데도 눈이라고는 하나없다. 바위쉼터위에 서서보니 멋진 설봉으로 하늘을 향해 죽죽 뻗어 구름 낀 검은 하늘을 찌르고 있던 칠형제봉에도 겨울이 지나가고 있다는 어떤 증거도 보이지 않고 있다. 길바닥에 얼음이 보이기 시작한 것은 계곡안에 집채만한 거석들이 웅크리고있는 곳부 근에서부터였다. 거기서부터 문장대대아래 휴게소밑까지 음지일 경우 길바닥은 빙판을 이루고 있 었다. 올라갈 때는 그런대로 올라갔지만 백두대간을 따라 내려오면서 계곡에서 들려오는 비명으로 보아 미끄러지는 사람이 한둘은 아닌 것 같았다. 요즘같은 날씨라면 아이젠을 들고 산에 오는 사 람은 거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 지도를 그리면서 개울이 계곡의 어느지점에서 시작되는지 어림잡을 수 없어 낭패할 때가 더 러 있다. 그래서 문장대아래 골짜기의 어느지점에서 계류가 시작되는지 눈여겨 본다. 그런데 백 두대간 능선날등에서 100m도 안떨어진 되는 지점에서 물이 흐르고 있는 것을 본다.


드디어 휴게소 앞마당에 올라선다. 오늘은 날씨도 화창하고 겨울답지 않게 기온도 높아 많은 사람 들이 산을 찾을 거라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휴게소앞마당은 장터를 방불하게 했다. 정말 대단한 인 파다. 산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인 것은 작년가을 설악산 희운각앞마당에서 보고는 처음이다. 문장대로 곧장 올라가 정상조망사진을 몇장 찍고 내려와 백두대간길로 들어선다. 산행금지팻말옆 으로 많은 사람들이 다닌 길이 나있다. 헬기장을 지나 나목숲을 따라 내려가는데 이부분에서는 앞 으로의 행로에 대한 어떤 예고도 보이지 않는다. 햇볕이 따뜻한 양지쪽에서 바위로 하여 응달이 진 곳을 내려다보니 길바닥이 반질반질하게 얼어있다. 양지쪽에 앉아 점심을 먹으면서 아이젠을 하고 스틱은 하나만 들고 하나는 배낭에 집어넣는다. 카메라를 멘 것은 볼것이 적지 않으리라는 생각에서였지만 앞으로 이구간을 내려가는 사람들은 가능한한 카메라는 작은 것으로 그것도 배낭 이나 옆구리색에 안전하게 집어넣고 내려가야 할 것 같다. 배낭도 종주용 대형배낭은 두고두고 속 을 썩일 것 같다. 개구멍이나 비좁은 바위틈, 칼날 바위위에서 몸의 균형을 잡으려면 대형배낭은 거추장스러울 것이다. 나의 카메라는 보디가 캐논 350D DSRL이고 렌즈가 토카나 124라 비좁은 곳 이 나올 때마다 같이 멘 가방속에 넣느라 신경을 썼지만 그럼에도 몇번이나 바위모서리에 들이받 히는 수모를 당한다. 카메라뿐만 아니라 개구멍한곳에서는 머리통으로 통째 바위를 들이받아 눈에 별이 번쩍하는 일도 생겼다. 모자챙이 시야를 방해했던 것이다. 그렇다고 모자를 쓰지않았으면 선 혈이 낭자할 정도의 부상을 입었으리라.


처음 나온 로프는 좁은 바위사이로 나 있어서 거추장 스러웠지만 어려운 곳은 아니다. 그러나 바 위를 내려가면 나오는 바위지대 내리막길이 온통 얼음으로 뒤덮여 있어서 일순 난감한 생각이 들 었다. 이곳에도 로프를 걸어두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얼음이 얼지 않았거나 얼음이 얼었더라도 내려가지 않고 올라올 경우에는 별로 위험을 느낄만한 곳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이곳 다음에는 좁은 바위사이를 지나게 된다. 뒤쪽에 보이는 수려한 칠형제봉 능선은 문장대-늘재로 가 게 만든 모티브를 제공한 능선이다. 이 능선을 좀 자세히 보고 싶었던 것이 문장대를 오르내리면 서 항상 느끼던 바램이었던 것이다. 다시 좁은 바위 사이에 나무토막을 허공에 걸쳐놓은 곳이 나 온다. 조금은 위험해보이지만 바닥에 떨어진다고 해도 힘은 좀 들겠지만 올라오는데는 문제가 없 어 보인다. 무게가 나가는 큰배낭을 진 사람들이 이곳을 지난다면 나무둥치가 꽤나 휘청거릴 것 같다. 이런 곳에 나무를 가져다 걸쳐놓은 사람은 누구일까? 대간종주를 위한 숨은 일꾼이 아닌가 싶어지고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으로 나온 까다로운 바위지대가 문장대-늘재코스에서 가장 어려운 구간이 아닌가 싶다. 먼저 경사진 칼날바위를 타고 3m정도를 내려가서 역시 높이 3m정도되는 바위굴헝(이곳에 눈이 쌓이면 소문도 없이 눈속에 파묻혔다가 봄에 눈이 녹아야 발견이 될 수도 있는 그런 이상한 굴헝. 지금 은 바닥 일부에만 눈이 조금 쌓여있다.)으로 내려섰다가 다시 칼날바위를 딛고 3m정도되는 로프를 붙잡고 올라서야 하는 곳이었다. 처음 칼날바위를 탈 때 아예돌아서서 헝겊처럼 너덜너덜하지만 이중3중으로 걸쳐져 있는 로프(이 로프만 봐도 이곳에 대한 종주자들의 위험도인식이 어느정도인 지 알 수 있을 듯하다)를 잡고 내려가서 이 로프에서 90도 각도로 다시 방향전환한 로프를 타고 굴헝안으로 내려서야 하는데 오버행이어서 내려가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하지만 누군가 여기에 나무둥치를 하나 걸쳐놓아 대체로 안전하게 굴헝안으로 내려설 수가 있게 해놓았다. 여기서도 로 프를 잡고 뒤돌아서서 내려가는 것이 좋다. 나무의 각도가 좀 가파르긴 하지만 위쪽 상부에 뭉특 한 곳이 있어 발이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해주는 것은 정말 그것을 알고 갔다 놓은 것인지 나무를 여기 설치한 사람은 그가 어디에 있든 복받을 사람이 분명해보인다. (화보참조) 수많은 산을 다녔 지만 이런 곳은 처음이다. 하지만 서울사는 사람들이 북한산 숨은벽일부능선과 호랑이굴을 지나 백운대로 올랐다면 그는 문 장대-늘재구간을 위해 좋은 공부를 했다는 느낌이 들것같기는 하다. 그 다음은 비스듬한 경사진 바위로 오르는 난관이 나온다. 로프만 있으면 직벽도 아닌 바위사면이 무슨 문제가 되겠는가? 이곳이 난관인 것은 경사진 바위를 따라 오버행바위가 위를 덮고 있기 때 문이다. 짐이 많은 사람은, 틈은 비좁지 배낭은 크지 올라가기가 상당히 상그럽다. 로프로 바위 사면을 오르르면 몸을 90도 각도로 세워야 하는데 몸을 세울 틈을 주지 않으니 배를 깔고 올라가 야 한다. 물론 바위 잘타는 사람은 오버행에서 자유로운 곳으로 조금 나가서 바위를 잡고 올라서 도 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조금 벗어난 쪽이 위험하지 않다는 보장이 있었다면 왜 로프가 그쪽 에 설치되지 않았겠는가? 좌우간 여기서 올라가다가 카메라가 걸려 몸을 멈추고 카메라를 목에 건 가방에 집어넣느라고 애를 먹었다. 안그러면 카메라를 샌드페이퍼로 갈아버리는 효과가 났을 터이 니까. 그 다음 개구멍 바위가 나온다. 구멍이 상당히 좁다. 큰 배낭은 아예 벗어들고 먼저 밀어서 올려 놓고 몸만 빠져 올라가야 할 것 같다. 나는 배낭이 작은데도 그렇게 해야 했다. 그런데 콰당하고 눈에 별이 뻔쩍한다. 모자를 쓰고 있는데도 피가 나지 않았나 하고 몇번이나 머리를 만져본다. 목 에 건 렌즈가방의 망사포켓에 넣어 놓은 아주 잘 낫는 연고제 튜브에 눈이 먼저 간다. 다행히 피 는 나지 않았다. 개구멍위쪽 바위의 높은 쪽에 돌출부분이 있어서 제대로 보지않고 개구멍으로 머 리통을 들이밀다간 여지없이 머리를 치게 바위가 그렇게 생겨먹었다. 이 사건이 나자 마자 나는 햇볕이 하얗게 비치는 개구멍바위 입구에 앉아 사탕을 찾아 먹으며 틀림없이 흥분하고 있는 나 자 신을 차분하게 달랜다. 순식간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시야의 각도, 위험도, 앞으로 다시 위험한 곳이 나올 때의 마음가짐등을 점검해보는 시간이다. 이런 시간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혼자 위 험한 곳을 단독산행할 경우에는. 그럼 왜 혼자 다니나. 이런 얘기는 하나마나다. 라인홀트 메스너 는 미쳤다고 혼자 다녔냐고 반문하면 과대망상이라고 할 사람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바위를 통과한 시각이 3시 45분께였다. 문장대에서 내려와 대간암릉으로 들어선게 1시 30분 경 이고 중간에서 중식을 했으니 중식시간을 빼면 1시간 40분쯤이 걸린 듯하다. 거리는 얼마되지 않 는 듯한데 시간은 후딱후딱 지나간다. 이곳을 지난 뒤 올라선 바위에서는 남쪽 맞은 편 칠형제 능 선 끝부분의 암봉들이 가장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속리산의 암릉풍경중 주능선 일대의 경관을 빼 면 여기가 가장 아름답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 같았다. 바로옆에 암봉이라고 할 것까지는 없어도 거석으로 이루어진 바위봉우리가 있어 보기가 좋았다. 이곳은 주능선에서 뻗은 암릉들이 내가 서 있는 대간 능선을 포함하여 일제히 고도를 낮추기 시작하는 지점이었다. 칠형제봉능선도, 그 뒤 입석대에서 뻗어내려온 능선도, 입석대에서 동으로 뻗은 능선에서 다시 가 지를 치며 위의 능선과 같은 방향으로 뻗은 지능선들도 모두 기세가 꺾이는 지점이었다. 바위옆으 로 아침에 올라왔던, 화북에서 문장대아래로 파고든 장암리계곡이 구불거리며 길게 펼쳐지고 있다 . 아침에 오송폭포와 성불사의 위치 확인을 위해 올라가볼까 말까 하던 절 성불사가 지계곡안에 자리잡고 있는 것도 내려다보인다. 화북면 동쪽에 시야를 가로막고 있는 산은 도장산이다.


여기서 10분정도 별 어려움없이 내려가면 높이 10여m의 로프지대가 나온다. 이곳이 대간암릉의 마 지막 난관인 셈이었다. 다시 칠형제봉 암릉이 장관을 이룬 전망지역이 나오고 그 다음부터는 흙길 에 낙엽이 깔린 편안한 산길이 되었다. 전망지역에서는 장암리 계곡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중에 성불사의 경우, 성불사 당우의 맨위 건물만이 내려다 보였다. 이제 늘재로 가는 능선중에 장애물 로 보이는 것은 눈에 띄지 않았다. 높지 않은 다음 봉우리에 광개토대왕비같은 비석형 바위가 서 있는게 멀리 보여 흥미를 끌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속보체제로 들어갔다. 이제 겨우 암릉지대 를 벗어났고(중식시간을 빼도 암릉을 내려오는데 2시간남짓 되는 시간이 걸린 것 같다. 촬영시간 포함)아직도 갈길은 멀었기 때문이다. 석비형 바위가 서있는 봉우리에서 간식을 먹으며 에너지를 축적한 뒤 밤티재로 향하여 반은 뛰듯이 걷는다. 밤티재는 절개지로 내려서서 포장도로를 횡단해 야 할지도 모른다며 걱정을 했지만 도로의 가장 높은 부분을 터널화시켜 위로 동물들도 안심하고 지나갈 수 있게 생태통로를 만들어놓아 지나가는데 문제가 없었다. 절개지는 초지로 뒤덮여 있어 흙이 드러나지 않았으며 동물들이 안심하고 지나갈 수 있게 절개지를 2등분하여 중간턱이 터널위 의 높이와 동일하게 만들었다. 길바닥까지 내려갈 필요가 없도록, 포장도로로 내려가 횡단하다가 로드 킬링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능선에서 조금만 내려오는 쉽게 횡단길을 찾도록 세심히 배려한 것이 돋보였다.


문제는 밤티재를 지나 다시 고도를 높여야 하는 일이었다. 밤티재의 해발 고도는 500m, 다음 봉우 리는 690m 가까이나 되는 봉우리였다. 이때쯤 뒷심마저 거의 고갈된 상태라 기계적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고도가 맥을 못쓰게 만들었다. 밤티재에서 오르막길이 시작된지 30분만에 문장대를 비롯 한 속리능선이 전망되고 곳에 닿는다. 해가 떨어지기 직전이었다. 이 봉우리도 올라갈수록 바위지 대가 많아지고 정상직전에는 개구멍도 있었다. 개구멍은 문장대아래 암릉의 개구멍보다 조금 비좁 아 애를 먹었는데 올라와서 보니 옆에 우회로가 보인다. 이 봉우리의 정상에 올라선 것이 5시 58 분. 정상부근에 백악산으로 가는 능선길이 보였다. 이제부터는 대부분이 내리막길이다. 내려오는 중에 백악산 능선이 훤히 보이는 곳이 있어 사진을 찍었으나 빛이 부족하여 흔들림이 많다. 늘재 까지는 낮은 능선도 울창한 숲으로 되어 있고 능선은 낮아도 늘재를 향하여 누에처럼 구불거리며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 늘재의 엄나무가 보이는 능선 아래 길가에 도착한 것은 6시 34분께였다. 아침에 늘재아래 마을에서 11시께 출발했으니 7시간40분이 걸린 셈이다. 차에 도착하자 땅꺼미가 짙어지기 시작한다.


포토 위크 문장대-늘재구간사진화보참조
문장 대-늘재화보
눌재- 문장대-눌재 원점회귀산행 트랙지도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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