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09. 5. 16. 23:02


어제(2009.5.15)연인산에 올랐다. 매년 3,4회 정도 오른다. 봄의 이미지에 걸맞는 장면들이 그 산에 있기 때문이다. 엊그제 서리산에 올랐을 때와 마찬가지로 연인산의 철쭉도 아직 일주일정도 기다려야 할 것 같다. 하지만 봄빛을 즐기기에 별로 부족함이 없다. 모든 꽃이 활짝 피어있는 것도 보기에 좋지만 때에 맞춰 필 준비를 하고 있는 꽃봉오리 단계의 꽃도 보기에 좋다.
연인산의 유명세때문에 산길이 계속 넓어지고 기존 오솔길옆에 다시 새로운 길이 생기는 현상을 보면 연인산도 내게서 멀어질 때가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장수폭포 위쪽이 야금야금 자꾸만 개발되는 것도 보기에 좋지않다. 장수폭포위쪽 계곡이 원래대로 보존되었더라면 연인산은 아름다운 개울이 있어 더 빛났을 터인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장수폭포 위쪽 개울은 암반이 많고 와폭이 있어 개울경치가 아름다울 수 있는데.. 개울옆이 훼손되지 않고 주위의 잣나무숲이 소망능선까지 이어졌더라면 더 바랄나위가 없었을 터여서 진한 아쉬움이 든다. 깨버리고 부수어버린 개울 모습은 이제 되돌릴 수 없다.
 오늘은 소망능선으로 정상에 오른 뒤 내려올 때는 장수능선을 통해 장수고개로 내려올 생각이다. 장수능선의 해발높이는 700m대여서 서리산과 비교해보면 철쭉이 이미 졌으리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소망능선은 연인산 능선중에서도 급경사에 속한다. 처음에는 완경사지만 장수능선에 합류하기전 한동안 급경사를 이룬다. 소망능선에는 두 군데 큰 잣나무숲이 있어서 대종을 이룬 신갈나무, 굴참나무숲이외에 잣나무 숲풍경이 가슴을 쉬원하게 해준다. 소망능선쪽과 장수고개쪽 큰길이 나뉘는 지점에서 장수고개쪽으로 들어서서 다리를 건너기전 개울가 공터에 차를 주차시키고 소망능선으로 올라가는데 이부근의 해발고도가 295m정도 되고 소망능선이 장수능선과 합류하는 지점이 926m정도 되므로 고도차이는 630m정도 된다. 검단산이 650m이니 검단산 올라가는 높이정도 된다. 검단산을 오르면서 한번도 쉽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으므로 이 높이는 결코 용이하게 올라설 수 있는 고도는 아니다. 고도가 800m정도 되면서 철쭉나무가 보이기시작했는데 800m 아래쪽은 철쭉이 지고 있었다. 장수샘에서 물을 좀 먹고 연인능선과의 합류지점에 올라서면 연인산은 지척이다.

  연인산철쭉은 멀지 않은 곳에 았는 같은 가평군내의 철쭉군락지 서리산에 비해 현저한 군락지를 보여주는 그런 케이스는 아니다. 원래는 큼지막한 철쭉나무가 띄엄띄엄 자리를 잡고 제철이 되면 흐드러지게 피어 눈길을 사로잡았다. 철쭉은 장수능선의 송악산일대에서 피기시작하면서 차츰차츰 위로 올라간다. 즉 700m능선에서 5월 10일전후하여 만개하고 그다음 며칠뒤에 장수봉에서 만개하고 20일쯤 연인산 정상아래 산록의 큰 철쭉나무(몇 그루 안되지만 이 철쭉나무의 철쭉이 만개하면 볼만하다)가 만개한다. 지금도 정상의 백둔봉방향 산록에는 80%정도 만개한 철쭉이 있지만 원래부터 있었던 나무는 아닌듯하다. 정상아래 산록(연인능선과 우정능선 사이의 산록)의 키작은 철쭉은 이식한 철쭉들이다. 산록아래쪽 밋밋한 경사지에서 샘터까지는 여름, 가을철 야생화가 천국화원을 이루는 곳이다. 여기에는 벌써 노란제비꽃, 바람꽃, 묏산장대등이 피어있다. 더러 보이는 억새는 초겨울의 모습대로 황갈색이다.
오늘은 저녁 늦게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다. 그래선지 2시를 조금 지나니 등산객으로 시끌짝하던 산록과 능선에서 사람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어느새 다 하산해버린 듯하다. 홀아비꽃이며, 샘가에 선 큰 팥배나무의 하얀구름같이 피어나기 시작한 팥배나무 꽃, 노란제비꽃, 얼레지, 묏산장대등을 찍는데 이마에 빗방울 하나가 똑 떨어진다. 2시45분경이었다. 이런! 예보보다 훨씬 빠른데...하지만 하늘은 구름에 뒤덮이긴 했지만 본격적인 비구름이 덮인 게 아니었다. 그래서 느긋하게 행동하기로 한다. 하산길은 장수능선-장수고개로 잡는다. 빗방울이 카메라 여기저기에 떨어지는데도 길가의 피나물꽃을 찍는다. 그러나 정상에서 조금 내려오니 더는 빗방울이 떨어지지 않는다. 조용한 능선숲길은 요맘때 가장 아름답다. 활엽수 새닢들이 녹음을 이루기직전이라 음침하지 않고 신록의 싱싱함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가끔식 나오는 하얀 물푸레나무꽃이나 잎이 빨간 단풍나무새닢도 볼만했다.  
능선사이로 내려다 보이는 장수폭포위쪽 계곡의 길과 밭뙈기 풍경이나 반대쪽 숲사이로 보이는 제법 우람한 매봉과 그 능선이나 어쩌다 용추계곡 상류부의 깊은 협곡을 보면 이곳 연인산일대의 계곡과 능선이 꽤나 복잡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산을 시작한지 40분가까이 될 무렵 장수폭포와 용추휴양소 갈림길 이정표가 나온다. 막연하게 조금 더 걸으면 되겠지 하면서 용추휴양소방향길로 간다. 이제 능선은 장수능선이 아닌 청풍능선이다.장수능선은 장수고개를 거쳐 구나무산으로 가는 긴 능선이고 청풍능선은 칼봉산 부근에서 용추계곡에 가라앉는 능선이다. 청풍능선고개에서 장수고개로 나오는 임도에 도착한 것은 4시경이었다. 하산을 시작한지 1시간이 될 무렵이었다. 이 고개에서 장수폭포까지는 5.6km라고 이정표에 적혀있다. 장수고개에서 장수폭포까지가 2.6km정도이니 이 고개에서 장수고개까지는 3.4km정도가 되는 모양이다. 임도는 산악자전거도로로 개발되어 있어서 도로상태가 좋았다. 게다가 여러번 나온 길가의 잣나무숲은 울창하기 이를 데 없었다. 소망능선과 장수능선을 통털어 이만치 아름다운 잣나무숲은 없을 듯하다. 시간만 있다면 숲속에 들어가 보고 싶을 정도였다.  장수능선과 청풍능선사이의 계곡은 꽤 펑퍼짐하고 숲이 울창하여 가평군의 숲지대중 가장 넓은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임도는 꽤 꼬부랑도로라서 청풍능선에서 장수고개까지는 1시간이 걸렸다. 장수고개에서 마을까지는 30분이 걸렸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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