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09. 9. 28. 20:24

서대산 904m


구름다리 전망대에서 본 신선바위

위치: 충남 금산군 추부면 - 군북면
드라이브코스: 서울-경부고속도로-대전통영고속도로-추부IC-성당리 서대산드림리조트 192km

어제(2009.9.17) 서대산(904m)에 올랐다. 서대산은 충남 금산군 추부면과 군북면사이에 솟아있는 산이다. 대전IC에서 서대산 산행깃점인 드림리조트까지 7km. 그래서 서대산 부근의 최대인구밀접지역이 대전이므로 대전의 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서대산은 험한 산에 속한다고 해야한다. 유순한 충남도의 산 스카이라인에서 서대산의 스카이라인은 매우 비충남도적이다. 높이도 904m로 가장 높다. 접근하면서 본 서대산은 높이와 생김새(산형)에서 압도적이다. 우선 산록을 이루는 급경사이다. 대단한 경사도다. 그 다음 그 급경사를 증언이라도 하듯 울창한 숲사이 군데군데 보이는 하얀 단애들이 인상적이다. 암봉이 아닌 단애들이 많다.
37번도로에서 빠져나와 드림랜드로 접근하는 도로에서 보면 강원도 정선군에서나 볼 수 있음직한 철갑(울창한 숲 급한 경사를 이룬 산록 군데군데 단애, 바위지대가 들어있어서 마치 갑옷을 연상시킨다)을 두른 산처럼 보인다. 정상의 거대한 바위를 일컬어 장군바위라고 한 것은 일리 있는 표현이다.
조선시대 서대산은 산의 서남쪽에 서대사가 있어서 꽤 알려진 것으로 기록에 나와있다. 이 절에서 간행한 '화엄경'이 많이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현재 고려시대 고승 취운당의 부도등 부도도 절부근에 많이 남아있다.

서대산 주능선은 대체로 동북방향에서 남서방으로 뻗어있다. 이 능선에 4개의 봉우리가 적당한 간격을 두고 솟아있다. 산행깃점에서 북서방향으로 뻗어내리는 능선은 대충 4개로 요약할 수 있는데 이 능선들이 또한 만만치 않아 중간에 불쑥불쑥 솟아오른 능선봉이 예각적이고 그래서 전체 산그림이 맥동하듯 춤을 춘다. 그래서 동양화가도 그리기 쉽지 않을 봉우리들의 잔치가 벌어진 모양새다.
서대산의 뿌리는 금남정맥 대둔산이다. 대둔산 배티재 남동쪽 약 2km정도 되는 지점의 능선봉(충남 금산군 진산면과 전북 완주군 운주면경계)에서 동으로 뻗은 산줄기는 처음엔 진산면 석막리와 오항리를 남북으로 가르다가 진산면과 남이면의 경계선, 그다음에는 진산, 남이면과 금산읍의 경계선이 만나는 지점에서 남동쪽으로 산줄기를 내주어 진악산을 솟게하고 자신은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진산면과 금성면의 경계선을 따라 북상한다. 이어서 진산, 금성, 추부면의 경계가 만나는 지점에서 북동진, 47번도로의 이룩재, 대전-통영고속도로의 삽재, 601번도로의 민재를 지나 서대산에 이른다. 이 산줄기는 장용산과 서대산 사이를 흐르는 금천천과 금남정맥 부분에서 흘러내려온 추부천이 만나는 북쪽의 군서면부근에서 물에 잠긴다.

사진:장군바위에서 본 남쪽 조망. 바윗돌 하나라도 구르면 저 아랫동네 아이들중 하나가 다칠 것 같은 아찔한 경사이다.

서대산을 오르는 가장 쉬운 방법은 서대의 1,2,3,4코스를 따라 산행(등산,하산)하는 것이다.

1코스는 임도-용바위-갈림길(2코스와 나뉜다, 좌측으로 올라가야 한다)-신선바위-구름다리-주능선
2코스는 임도-용바위-갈림길(1코스와 갈린다. 그대로 올라가면 된다)-마당바위-구름다리-구름다리전망대-주능선-사자바위
3코스는 임도-갈림길(1,2 코스와 3,4코스의 갈림길로 갈림길 모퉁이에 화살표형 안내판이 있다.)-산아래횡단길-능선-두부모바위-로프-장선대-주능선
4코스는 임도-3,4코스갈림길-산아래횡단길-절(성심사)지붕이 보일때까지 계속 진행-개덕사위지점에서 능선으로 오른다-서대폭포위전망대-전망대-샘터(갈수기에는 물이 약하다)-약수터표시있는 갈림길에서 닭벼슬바위쪽에서 올라오는 길과 합류-정상

일단 주능선에 올라선 뒤 4개봉을 타거나 다른 코스로 하산하거나 할 수 있다. 서대산의 산행깃점은 북쪽 아래 산자락에 있는 드림랜드이다. 드림랜드외곽 임도길을 따라올라가면 드림랜드의 펜션지대, 몽고의 파오를 연상시키는 둥그런 집(목재구조)들을 지나 1,2코스와 3,4코스가 나뉘는 갈림길을 지나 대피소로 쓰이는 듯한 건물에 닿는다. 이곳 인접 산협곡에 용바위가 있다. 여름철엔 아래쪽 바위틈으로 물이 흐르지만 갈수기에는 물이 없다.
본격적인 산행은 용바위 옆길 풀숲을 헤치고 올라감으로써 시작된다. 돌밭이나 다름없는 된비알이 기다리고 있다. 굴참나무가 대종을 이루는 울창한 숲이 덮여있지만 길가엔 군데군데 큼지막한 거석들이 하나씩 버티고 있어서 심심하지는 않다.

금년 처음본 단풍.


용바위를 오른쪽으로 보면서 숲속으로 들어가면 급경사가 시작되고 얼마 안가 왼쪽으로 제비봉, 신선대 쪽으로 가는 길이 갈린다. 오늘은 거의 너덜지대수준인 돌밭길로 계속 올라가기로 한다. 주능선에서 내려오는 능선 두 가닥 사이에 형성된 좁은 골짜기는 물이 흐를 정도로 완만한 계곡이 아닌 급경사계곡이다. 갈림길에서 마당바위까지는 360m라는 이정표가 길옆에 서 있다. 15분쯤 걸어 올라가면 숲사이에 바윗돌이 하나 보인다. 그게 마당바위였다. 한쪽으로 보면 조그마한 바위였지만 안쪽으로 널찍한 넙적바위이다. 마당바위 이후에도 그럴싸한 바위들이 띄엄띄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계속 나왔다. 협곡안은 전체적으로 바위지대였지만 큼직만 바위들은 어떤 것은 단애의 형태로 어떤 것은 독립된 바윗덩이로, 아니면 전망대의 형태로 길가에 심심치 않게 계속 나타났다. 이 협곡뿐만 아니었다. 서대산 전구간이 그러했다. 울창한 숲속을 가다가도 숲사이에 거인이 숨어있는듯 거석이 숲저쪽에 불쑥 솟아있곤 했다. 숲이 아니었다면 서대산의 이 바윗돌은 또다른 조망을 구성했으리라. 그리고 그것 또한 볼만했으리라는 느낌이 든다. 한참 정신없이 올려치기를 계속하고 있을 때 뒤돌아보니 구름다리 일부가 보인다. 그래서 조금 내려와서 오른쪽 길로 가니 전망대가 나오고 구름다리는 전망대에서 몇발자국 내려가면 나왔다.

드림랜드에서 올려다본 서대산.

구름다리.

능선위에서 본 구름다리.

수리취.

장군바위.

석문.


석문 반대쪽.

사자바위.

어느 역발산기개세의 대장군이 초대형 햄머를 들고 저 바위조각을 거암사이에 끼워넣었나?(석문에서..)



정상쪽에서 보면 장군바위 얼굴이고, 올라온 길(사자바위쪽)에서 보면 장군바위 뒤통수다.

장군바위에서 서쪽으로..

장군바위의 한 모서리.

장군바위의 북쪽단애.

장군바위의 남동쪽 조망. 멀리 대성산과 천태산이 까마득하다.

정상에서 동으로 주능선조망.

닭벼슬바위능선을 내려다보다.

우선 전망대에서의 조망은 좁은 협곡을 사이에 두고 건너편 능선을 바라보는 것인데도 시원하기 이를데 없어 막힌 가슴이 뚫리는 것 같다. 맞은편 능선엔 거대한 단애를 포함하여 몇개바위가 뒤덮으려는 두꺼운 숲을 헤치고 나와 모습의 일부를 드러내고 있다. 가장 높은 단애가 신선바위라는 곳이었다. 나중에 조금 더 높은 곳에서 보니 이 단애의 위는 널찍한 너럭바위를 이루고 있었다. 능선뒤쪽에는 뿌연 이내 뒤에 장용산이 솟아있는 게 보인다. 능선을 따라 눈을 주면 주능선에서 신선바위에 이어지는 능선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유순하기 짝이 없고 경사도도 아주 낮다. 중간에 또하나의 단애성 바위가 보이지만 신선바위처럼 높지 않았다. 구름다리로 내려오니 높이가 대단하다. 대둔산의 구름다리 못지 않아 보인다. 높이는 조금 낮을지 모르지만 길이 조금 더 길어 보인다. 마침 대구에서 올라오신 산꾼들이 왁짜찌껄 하며 더러는 다리를 지나 갔다 오고 더러는 절반도 못 갔다가 주저앉더니 되돌아오기도 한다. 나는 일주일전 사명산 산행시 보았던 문바위의 구름다리가 생각나서 다리구조를 이룬 와이어며 철제막대등을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녹이 슨 곳이 없진 않았지만 별문제가 없어 보이고 몇 사람이 그것을 증명해주었건만 건너갈 생각은 나지 않았다.
아까는 골짜기길로 올라갔지만 지금부터는 능선길로 올라간다. 중간에 두어군데 숲키보다 조금 높아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의 전망대가 나와 조망을 즐긴다. 서대산의 북쪽마을 성당리일대의 농가들이 내려다 보이는 조망도 있고 구름다리가 내려다보이기도 했다. 제비봉, 신선바위를 거쳐 올라온 능선의 주능선능선봉은 높이가 855m이고 봉우리북쪽은 역시 단애를 형성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지금 올라가고 있는 이쪽 능선의 능선봉의 높이는 870m 안팎이다. 주능선에서 정상쪽으로 조금 진행하니 큰 바위꼭대기에 사자머리같은 바위가 솟아있는 거암이 나온다. 여기에 닿은 시간은 산행시작한지 2시간정도 지난 시각이었지만 구름다리와 그 위 전망대에서 간식도 먹고 사진도 많이 찍으며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대체로 1시간 20분이면 올 수 있는 거리가 아닌가 싶다.
사자머리바위에서 855봉을 다시 보니 앞쪽에만 단애가 있는게 아니라 뒤통수(남쪽)쪽에도 단애가 있다. 동남쪽에는 장룡산에서 이어져온 능선상에 대성산이 솟아있는 게 보인다. 맑은 날씨라면 천태산도 훤히 보일터인데.. 아쉽다. 사자바위에서 정상쪽으로 가는 길에 성곽흔적이 뚜렷한 곳이 있었다. 난을 피해 산으로 올라온 사람들이 쌓은 것일까? 조금 더 가니 헬기장이 나왔다. 모두 사자바위에서 5분안쪽의 거리에 있었다. 길가에 묘도 한기 보인다. 다시 참나무숲길을 10분 정도 더간 곳에 역시 숲속을 한참 들여다보고 바위가 있구나 하여 그 바위에 올라와 보니 보통 바위가 아니다. 우선 정상쪽의 조망이 좋았다. 정상으로 가려면 뭉특한 육산 봉우리를 하나 넘어야 되었다. 그러나 이 바위의 진면목은 바위를 내려와 밑에서 올려다 보았을 때 살아났다. 북두칠성 바위라는 바위가 이 근처에 있다는데 이게 그 바위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숲속에 이런 아름다운 바위가 살짝 감추어져 있기에 정확한 것은 이곳사람들에게 문의해보아야 알 것 같다. 이 바위 옆에 3코스하산길이 있어 그지점의 이름난 바위가 북두칠성 바위이므로 틀림없을 것 같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지나가는데도 이 바위를 주목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렇게 서대산의 바위들은 울창한 수림에 살짝 감추어져 더욱 매력적이다.
여기서 오르막길을 오르는데 왼쪽 숲속에 또 뭔가 보인다. 이 바위는 북두칠성바위보다 더 깊이 감추어져있다. 다보탑(경주불국사) 크기만한 암탑이다. 암탑아래 보기 쉽지 않은 수리취(야생화)가 있어서 더욱 빛이 났다. 주위의 나무 때문에 암탑의 꼭대기를 바라보기도 힘들다. 그런데 그 암탑에서 가까운 곳에 또 하나의 재미있는 암탑이 보인다. 그곳은 밀림을 이룬 나무때문에 가기도 쉽지 않고 시간도 좀 걸릴 것 같아 포기한다.
이런 과정을 하나씩 거칠수록 서대산의 진면목이 살아나고 서대산의 비중은 상상이상으로 높아진다. 길로 나와 9분정도 진행하니 또 하나의 거암이 나와 올라가 보니 좀 전에 본 암탑의 꼭대기가 보인다. 그 뒤에도 장군바위가 보이는 바위 전망대, 바위봉우리 서너개가 동아리를 이룬 멋진 전망대등이 나와 시간을 야금야금 갉아먹는다. 그리고 '장녕대바위'(장군바위) 라는 팻말이 보이고 서대산 최고최대의 바위지대와 암봉이 나타난다. 바로 장군바위다. 장군바위아래 석문은 장군바위와 인근 바위사이에 큰 돌이 끼임으로써 만들어진 석문이다. 석문을 빠져나와 반대쪽에서 올려다보면 조물주가 정교하게 깎은 맞춤 석재로 바위틈새에 꽉 끼운듯한 솜씨에 찬탄을 금할 수가 없다. 장군바위로 올라가려면 석문반대쪽인 서대산 정상쪽 능선에서 접근하든가 장군바위 직전에서 우측 우회로를 이용하여 접근해야 한다. 장군바위 꼭대기 일대는 평탄한 너럭바위로 되어 있어서 안전하게 사방을 조망하거나 산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다. 서대산 정상가까운 곳에 이런 거대한 암봉 바위군이 있는 것은 서대산을 명산으로 만드는 주요소이다. 꼭대기와 바위아래 산바닥의 고도차이는 20 내지 40m정도이다. 바위틈의 단풍나무도 보고 남쪽 급사면 아래 까마득히 보이는 금산군 군북면 보광리일대도 조망하면서 지내는 시간은 산행중의 보석같은 시간이다.
서대산 정상은 장군바위의 바로옆이다. 정상은 널찍한 공터로 되어있고 공터 서쪽에 돌무더기가 쌓여있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북쪽 능선을 타고 정상에서 좀 떨어진 능선으로 나와야 한다. 그곳이 하산길이기도 하다. 능선전망대에서 보면 서대산의 4개봉우리가 어금버금해보이고 장군바위로 한쪽은 두꺼운 숲에 덮여있다. 주능선일대의 숲은 가을기운이 진하게 느껴진다. 산전체에 단풍이 들날도 이젠 며칠 안남은 듯하다.
하산길은 정상에서 성당리 쪽으로 뻗어내려가는 북서쪽능선을 이용한다. 급경사부분도 있다. 능선에는 서쪽에 단애가 많아 조망이 좋았다. 그때마다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북쪽 능선에서 가장 눈에 띄는 닭벼슬바위라는 거대한 단애였는데 내려오다가 약수터란 표시가 눈에 띄었다. 그 표시가 가리키는 곳으로 가는데 결과적으로는 이길로 내려왔던 것이 이곳의 공식 "4코스"길이었으로 매우 잘한 일이었다. 닭벼슬바위능선으로 갔다가는 엉뚱한 곳으로 내려가 돌아오는데 고생깨나 했을 것 같다. 그러나 그곳의 경치는 훨씬 좋았을 것이다. 내려온 길은 처음엔 계곡상부를 횡단하여 오른쪽능선(3코스능선과 가까운 능선)에 닿은 뒤 이 능선과 나란히 능선을 타고 내려가다가 서대폭포계곡으로 들어갔다. 그 곳에 약수터가 있을 것이지만 물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아 그냥 하산길을 재촉한다. 계곡숲길은 매우 울창하여 하늘이 안보인다. 마지막에 서대폭포(하폭포)바로 위 전망대(여기서 성심사가 내려다보인다)에서 절위쪽 산길로 내려설 수 있었다. 정상에서 출발한지 1시간만에 성심사위쪽 '서대산주차장길' 표지판에도착했다. 여기서 길은 90도로 꺾여 우측으로 가거나 아니면 절방향으로 내려갈 수 있다. 하여간 여기서 하산을 거의 끝내고 이젠 평탄한 길로 산자락 아래를 횡단하여 드림랜드 주차장까지 가는 길만 남았다. 드림랜드에 최근 들어선 몽골파오형태의 펜션등이 눈을 끈다. 서대산을 배경에 두고 있는 드림랜드는 적어도 물이 흔한 장마 직후의 여름과 가을단풍철엔 찾을만할 듯하다. 주차장에 도착한 것은 이곳에서 40분 만이었다.



사진:임도를 따라 올라가는 등산로. 드림랜드의 펜션지역. 1,2 코스와 3,4코스의 갈림길팻말. 파오형태의 펜션.


서대산드림리조트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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