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0. 4. 2. 21:44
봄의산:추읍산, 고려산, 용문산, 산사의봄, 공덕산동영상, 공덕-천주산 원적산산수유 청계산 추월산
추읍산 산슈유:노란물결이 일렁이듯...
강화도의 진달래명산:금년엔 인파로 구경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용문산-비슬고개:문례봉갈림길 부근의 노랑제비꽃군락.
용문사의봄:아련한 녹색투명한 안개.. 산사의 봄.
공덕-천주산동영상:소박한 진달래숲. 길가의 멋진 경관.
공덕-천주산연결산행: 천주봉일대는 험준. 봄철엔 산행금지될 때도...

이천 백사면 산수유군락: 거목도 수두룩..넓은 군락지..
원적산
위치: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

원적산의 산수유
원적산의 산수유 - 화보

원적산은 이천시 백사면에 있는 산이다. 동서로 긴 능선을 이끌고 있는 천덕봉은 이천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원적봉은 이 천덕봉에서 능선으로 이어진 산으로 이천들판쪽으로 나 앉았다. 산위에 올라가면 이천들판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이 산의 남쪽 산자락이 백사면 도립리다. 도립리엔 넓은 산수유밭이 이골짜기, 저골짜기에 분포하고 있어서 봄철한때 신선한 노랑꽃의 숲을 선사한다.
이곳에 올해도 봄이 와서 어김없이 산수유가 피었다. 작년엔 철이 조금 지난 뒤 찾았을 때는 꽃이 이미 져버린 뒤여서 아쉬웠다. 그래서 올해는 이맘때쯤(물론 작년보다 일찍 개화했을 것을 예상하고) 꽃이 만개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찾아보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2000년 3.30일)이 바로 산수유축제 개막일이다.


산수유나무는 낙엽 소교목이지만 이 나무는 엄청난 거목이다.


산수유 꽃이 핀 도림리 산자락은 노랑색일색이다. 도립리에서 바라본 원적산은 수려한 모습으로 높이 솟아있다.그러나 노랑색은 작년에 보았던 철지난 모습때처럼 색이 바랜듯보여 동네사람들에게 물어본다. 이게 다 핀 산수유냐고. 동네사람들은 이게 만개한 모습이라고 한다. 황사니, 모래바람이니, 기록적인 건조한 날씨가 꽃의 색깔에서 진노랑빛을 퇴색시킨 것인가? 그러나 위로 올라갈수록 노랑색은 진해진다. 3.30일밤에 수도권 지역엔 단비가 내렸다. 그래서 어제보다 오늘(3.31일) 산수유빛깔은 더 진한 노랑색으로 달라졌을 것 같다. 도립리의 산수는 꽤 수려하다.

원적산은 높직이 북쪽에 솟아 바람을 막아주고 산자락중턱엔 울창한 숲이 우거져 있는데다가 골짜기안엔 높은 폭포도 2개가 있다. 요즘은 날이 하도 가물어 폭포엔 물이 말랐지만 100밀리의 비가 온다면 폭포는 볼만한 광경을 연출할 것이다.
폭포주변은 송림도 우거져서 경치가 꽤 좋은 편이다. 좌우간 지도에도 폭포(낙수재폭포)가 있다는 표시가 있을 정도로 이곳 폭포는 알려져있는데 가뭄은 이 폭포의 존재를 잊어버리게 할 정도가 된 것이다.
도립리일대의 산수유는 한 마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인근 경사리, 장동리, 송말리에도 산수유군락지가 보인다. 도립리의 산수유나무는 우리가 흔히 봄산에서 만나는 큰 나무 아래 가는 가지를 길게 뻗고 있는 그런 자그마한 관목 산수유나무가 아니다. 관목이지만 엄청난 거목이다. 이런 거목이 밋밋한 산자락에 숲을 이루다시피 하고 있다. 낮게 드리운 가지에 잔뜩 꽃을 피운 꽃그늘아래서 숲저쪽 열을 지어선 산수유나무를 보거나 꽃의 노랑색 유리같은 투명한 장막 너머로 선남선녀가 쌍을 이루어 걸어가는 것을 멀리 보거나 하면 환상적이라는 기분이 든다.

원적산으로 올라가는 길가에 작은 암자가 있는데 보통은 암자부근엔 노송이 숲을 이루고 있어야 하는데 노랑 산수유숲이 암자를 둘러싸고 있다. 그뿐인가 원적산에 올라 산자락을 내려다보면 골짜기마다 온통 산수유숲이다.
한두군데가 아니다. 원래 산수유도 지리산 (구례군) 산동면의 산수유 마을이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는데 이천의 산수유마을은 수도권에도 아름다운 산수유마을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 좋은 예다.
산수유마을을 둘러보고 원적산을 오르는데 원래 폭포쪽인 왼쪽 골짜기로 올라가야 하지만 오른쪽 큰 길로 올라가 암자를 지나 고개안부가 나오면 길을 따라 올라갈 수 있는데 이길로 올라간다. 중간에 송림이 우거지고 무덤이 나오는 능선은 산길이 없으니 주의해야 한다. 올라가는 길엔 진달래가 여기저기 피어있는 것은 작년에 원적산에 오를 때와 다름 없는데 아직은 제철이 아니라 진달래는 30%정도밖에 피지 않은듯 싶다.
하지만 진달래중엔 유난스럽게 진한 분홍빛깔의 꽃잎이 보이면 수줍은듯 웃음짓는 열여덟 소녀를 본듯 기분이 상큼해진다. 정말 이렇게 고울 수가 있을까? 땀을 흘리며 올라가는데 길가 숲속은 정말 바싹 마른 건초더미나 다름없다. 왜 이렇게 비가 오지 않는 것일까? 오늘 오후에 비가 온다던데 비가 오기는 올까?
산록엔 간혹가다 노랑제비꽃이 피어 있는 이외에 꽃이라고는 진달래가 듬성듬성 피어있을 뿐이다. 하지만 첫번째 능선봉 턱받이 위로 올라가는 언저리는 꽤 무성한 진달래숲을 이루고 있어서 진달래가 다 피는 열흘 정도 뒤엔 볼만할 것 같다. 하기야 우리나라 산야에 어디 그런 곳이 한두군데 일까 만. 정상에 올라가서 천덕봉을 바라보며 점심을 먹는다. 천덕봉엔 작년에 안보이던 안테나가 들어서 있다. 이곳은 군 사격장이 있어서 불발탄을 조심하라는 경고가 원적봉에 붙어있다. 하지만 능선을 지나 천덕봉까지 갔다 올 수 있는데 오늘은 그곳에 군인아저씨들이 있는지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는 것이 까마득히 보인다.그래서 갈 마음이 나지 않는다.
게다가 원적봉에서 천덕봉까지는 완전한 민둥산을 이루고 있어서 능선은 장쾌하게 생겼는데 산행할 맛은 나지 않는다. 불발탄 어쩌고 하는 것도 마음에 걸리고...
원적봉은 좋은 조망에 비해 산 자체는 이를데없이 황량하다. 나무가 자랄 겨를이 없는 것이다. 명성산에 갈대가 우거져도 위로 올라갈수록 자라는 족족 베어버리듯이 불쏘시개가 될만한 나무는 자라는 대로 베어버리기 때문에 그렇다. 그러나 한두번은 올라갈만하다. 날씨가 좋으면 백운봉과 용문산이 멀리 보이기도 한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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