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09. 3. 4. 21:39

산수유가 보이고 동백이 빨간 꽃봉오리를 열다


3.13: 월출산 당일 산행에서 월출산의 수려한 자태를 바로 이웃집에 있는 그림을 보듯 보고 왔다. 월출산이 이렇게 가까이 다가온 것은 경이적이다. 암봉과 암벽, 암릉은 동양화의 준법이 있어야 표현할 수 있는 산형, 산세가 아니라 준법이야말로 월출산 바위산 바로 그안에 있었다. 이곳 월출산의 암결을 보면 준법이 보인다고 할까? 바위를 표현하기 위한 기술이란 예술가들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월출산과 같은 아름다운 산이 인간에게 가르쳐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너는 나를 그릴 때 어떤 준법을 써라, 그 교과서는 나에게(월출산)에 있으니..하고 말하는 듯한 월출산, 그 산에 봄이 오고있다. 빨간 동백꽃은 바위를 보고난 눈에는 너무도 자연스러웠다. 바위꽃인듯..



월출산 당일 산행에서 월출산의 수려한 자태를 바로 이웃집에 있는 그림을 보듯 보고 왔다. 월출산이 이렇게 가까이 다가온 것은 경이적이다. 암봉과 암벽, 암릉은 동양화의 준법이 있어야 표현할 수 있는 산형, 산세가 아니라 준법이야말로 월출산 바위산 바로 그안에 있었다. 이곳 월출산의 암결을 보면 준법이 보인다고 할까? 바위를 표현하기 위한 기술이란 예술가들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월출산과 같은 아름다운 산이 인간에게 가르쳐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너는 나를 그릴 때 어떤 준법을 써라, 그 교과서는 나에게(월출산)에 있으니..하고 말하는 듯한 월출산, 그 산에 봄이 오고있다. 빨간 동백꽃은 바위를 보고난 눈에는 너무도 자연스러웠다. 바위꽃인듯..

월출산엔 여러번 올랐지만 지난번 산행 때 보았던 기억이란 것은 이번 산행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았다. 산으로 올라가는 길에서 보면 월출산의 스카이라인이 압도적이라든가 천황사유적지로 올라가는 길에 동백나무가 몇 그루 있었다는 것과 올라가는 길이 급경사라는 것과 바람골이 내려다보이는 곳은 구름다리에 올라섰을 때 부터라든가 구름다리를 지나고 나면 엄청난 급경사가 전개된다는 것과 그외 몇가지 기억이 있지만 전부가 불확실했고 전부가 현실감을 결여한 기억의 편린일 뿐이었다. 단지 눈에 보이는 것 모두가 한국의 다른 산에서는 보기 힘든 수려한 바위산 경치중에서도 백미에 속한다는 것 정도가 기억과 합치되는 부분이다.

월출산 812.7m 

위치:전라남도 영암군 영암읍, 군서면, 학산면-강진군 성전면

교통편:서울-광주(고속버스및 철도이용), 광주-영암(버스이용)
드라이브 코스:서울-경부고속도로-천안.논산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광주(광상나들목)-나주-영암
숙박:영암의 숙박시설이용, 산행깃점인 천황사아래 시설지구에 있는 민박집 산수가든(061-473-4059), 산악인의집(061-473-3778), 개신휴게소(061-473-3780

문화재와 볼거리:무위사(국보제34호 극락보전, 선각대사편광영탑-보물507호), 도갑사(월출산에서 제일 큰 절이다. 해탈문은 국보제50호, 보물 89호 석조여래좌상), 월남리 월남사지 모전석탑(보물298호), 마애불(국보제 144호, 구정봉에서 300m 북쪽 산록부근), 이밖에 남근을 닮았다는 남근석, 여근을 닮은 베틀굴(구정봉부근), 바람재부근의 억새밭, 미왕재의 억새밭

코스:(1)천황사-구름다리-매봉-통천문-정상-서쪽능선-바람재-구정봉-향로봉-미왕재-동백골-도갑사(주능선종주코스)
(2)천황사-구름다리-매봉-통천문-정상-서쪽능선-바람재-구정봉-되돌아와서 바람재-금릉경포대계곡-월남리(천황봉-월남리코스 2004.3.15일산행)
(3)천황사에서 정상-구정봉-미왕재-무위사

코스개관:주능선 코스는 월출산의 산악미와 암봉미를 거의 망라한 코스로서 월출산의 수려함과 다양한 면모를 한번에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천황사에서 구름다리-매봉-천황봉에 이르는 길은 급경사와 위험지대가 많아 주의해야한다. 대부분의 위험지역에 쇠사다리와 쇠난간등이 설치되어 있으나 쇠사다리 자체가 급경사여서(45도이상되는 것도 있다)주의해야 한다.
산행:산행에는 주능선 코스가 7시간, 월남리코스가 5시간 정도 걸린다. 천황사에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며 구름다리까지는 급경사의 연속이고 쇠사다리도 있다. 이부분에서 지나치게 에너지를 소비하면 월출산 산행이 지루해질 수 있으므로 쉬엄쉬엄 오르는 게 좋다. 구름다리는 월출산의 명물로서 밑에서 보면 공중에 걸린 듯한 모습이다. 사람이 많을 때는 5m간격에 1명씩 통과시키고 교행을 시키지 않는다. 사람이 적을 때라도 통로가 좁아 교행시에는 불안감이 생길 정도. 등산로가 급경사 암릉과 바위사이로 나 있는 매봉에서 영암읍 쪽의 475m봉사이를 연결하는 현수교식 다리이다. 길이는 58미터정도이고 다리에서 바닥까지의 고도차이는 약 70m 쯤 된다. 일요일등 붐비는 시즌에는 체증지역이 되어 상당한 시간 기다려야 통과할 수 있다.
주차장에서 내려 월출산을 바라보면 암봉이 비죽비죽 높은 스카이라인을 이루며 장벽처럼 솟아있는게 보인다. 초장부터 위압감을 준다. 월출산은 바위산이지만 산괴자체가 암석으로 뒤덮여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천황사쪽은 오른쪽의 장군봉에서 천황봉, 매봉, 시루봉, 사자봉이 철옹성같은 바위산, 암릉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반면 정상에서 향로봉까지의 주능선은 전반적으로 육산의 모습을 보여주며 암릉과 바위는 서로 연결되지 않으면서 다도해의 섬처럼 기암, 괴석이 거리를 두고 떨어져 솟아있는 모습을 보인다.

6시가 채 되기전에 집에서 출발할 때는 오늘(2004.3.14) 월출산 산행을 하게 되리라는 어떤 예상도 하지 못했다. 단지 요즈막이 산불방지기간이라 산행금지산이 아닌 어느 산으로 가게 되리라는 예상밖에는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산행이 가능한 산은 천태산이나, 이름 없는 충청도의 어떤 바위산 정도가 아닐까 하는 추측이 오락가락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대개 8시에 출발하는 당일 산행 안내산행이 많아 그때까지 기다리려면 지루할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때는 장거리 산행의 경우 7시에도 출발한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던 것이다. 동대문역에서 내려 안내산행의 출발지에 도착해보니 덕유,변산,월출등 장거리산행을 알려주는 관광버스들이 7시출발이라는 종이를 붙이고 주차해 있는데 차가 얼마 되지 않는다. 7시출발차가 적은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장거리 산행은 탑승시간은 많고 산행시간은 빠듯하여 산행을 바라는 이들이 그만치 적을 것을 예상하는 것은 전혀 무리가 아니었다. 변산쪽도 관심을 끌었으나 사이트에 변산의 사진이 많아 당장 산행이 필요할 정도는 아니었다. 덕유산쪽은 산불방지기간에도 산행이 허용되는지 의문이 갔고 혹시 무주리조트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놓고 정상에 올랐네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월출산에 가기로 한다.

서울에서 월출산까지는 네시간 반이 걸렸다. 어제(2004.3.14) 월출산은 사람이 많이 몰렸다. 웬만한 산이 산행금지에 걸려 있지만 월출산만은 산행통제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월출산은 어제 몸살을 했을 것 같다. 허용기준 이상의 사람들이 월출산을 찾았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급경사길에서 백혀있던 돌아 빠져나와 걸리적 거리는 곳이 많았고 길 아닌 곳으로 다니는 발자국이 뽀얀 먼지를 일으킬 정도였으며 구름다리와 주요한 사다리가 있는 곳에서는 어김없이 인파가 몰려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그런 곳이 한두군데가 아니었다. 정상은 발디딜 틈이 없었으며 먼지가 이는 정상에서 여기저기 점심을 먹느라고 팀마다 깔개를 펼쳐놓고 앉아 조망을 제대로 즐길 수조차 없었다. 그러나 월출산은 아름다운 산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시즌이 아닌 때 월출산 산행을 하는 이유가 뭐냐는 데 대해 의문을 표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색채가 거의 없는 이런 때에도 월출산은 아름답다는 것이 나의 소견이다. 왜냐하면 무채색의 수묵산수화가 색채가 없다고 해서 아름답지 않은 것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본질적인 요소만 잔존하기 때문에 군더더기가 없어 월출산의 진면목이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일종의 누드와 같은 헐벗음의 미학이 구름다리부근에서 본 바람골사면의 아름다움이었다. 바위는 어떤 요소의 방해도 없이 그자체의 아름다운 형태로 그대로 보이고 산형과 스카이라인 또한 고요히 가라앉은 모습으로 산 전체의 분위기를 반응하고 있다. 차라리 소나무가 거의 보이지 않고 활엽수 나목숲밖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도 천황봉 동녘 산사면의 수려한, 그러면서도 전혀 도드러지지 않은 은은한 매력으로 느껴졌다. 역광으로 볼 때 이 나목의 숲은 귀기가 어릴 정도로 신선한 빛깔로 빛나 보였다.
어제(2004.3.14) 월출산은 낮기온이 꽤높았다. 서울에 있다가 금방 남쪽으로 왔으니 기온차를 느낄만도 했지만 워낙 낮기온이 많이 올라가는 듯했다. 서울에서 아이젠이나 오리털점퍼를 가지고 온 것은 이만저만 계절감각이 무딘게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엊그제 폭설이 내린다고 나라가 떠들썩 했던 것을 생각하면 무리도 아니다. 그래서 버스안에 아이젠과 오리털 점퍼를 놔두고 산에 오른다.

천황사 아래 주차장에서 구름다리

찻길을 다 올라와 산길로 들어서면 처음엔 길가에 산죽숲도 나오고 동백꽃이 너댓송이 피어있는 동백나무도 이따금 지나며 산수유꽃도 보이지만 곧 천황사지가 나오고 급경사가 시작된다.
주차장에서 천황사지까지 20분 정도 걸린다. 천황사지에서 구름다리까지도 초보자들은 힘겨워한다. 천황사지에서 구름다리까지 35분쯤 걸린다. 구름다리를 넘으면 매봉정상까지 사다리와 쇠난간의 연속이다. 사다리는 대부분은 45도를 넘을 정도로 경사도가 급하다. 월출산에서 구름다리를 지나 매봉으로 올라가는 길이 천황봉에서 바람재로 내려가는 길과 더불어 가장 어려운 코스라고 할 수 있다. 경사가 매우 급하기 때문이다. 이 정도로 경사도 급하고 거리도 꽤 긴 암릉은 월출산 주능선 코스에서는 이곳 밖에 없다. 천황봉에서 바람재로 내려가는 길 정도가 여기에 필적할 것 같지만 그곳은 암릉이 아니고 중간에 완만한 곳도 있어서 매봉능선에 비하면 별 것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매봉까지의 암릉날등은 조망이 좋아 사자봉 암봉 그림자뒤로 천황봉에서 바람골로 경사져 내려오는 산록이 시원스레 보이고 산록의 바위들도 역광을 받아 윤곽들이 또렷하다.
한편 매봉옆으로 보이는 봉우리(사자봉옆 봉우리)와 사자봉과 그 다음 연실봉은 하나의 거대한 암봉군을 형성하고 있어서 매봉에서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서 안부에 내려선 다음 남쪽 산록으로 한참 내려가는 것은 길이 암봉군을 우회하는 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암봉군의 뿌리를 돌아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다시 급경사길을 따라 능선위로 올라오면 비로소 천황봉이 저만치 보이고 금릉경포대 계곡도 내려다 보인다. 길은 주능선으로 접근하는 잡목숲사이의 완만한 산록길로 이어지고 능선 날등에 올라서면 매봉-사자봉-천황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위에 올라서는 셈이다. 능선위에서 올라서서 천황봉쪽을 발길을 재촉하면 금릉경포대계곡에서 올라오는 길과 합류하며 정상아래 단애를 지나가면 자그마한 바위터널격인 통천문이다. 통천문을 지나 길을 돌아 사다리를 올라가면 정상이다.
정상의 산명비에는 월출산 해발높이가 809m라고 씌어있다. 하지만 실제 높이는 812m이다. 정밀항공측량에 의한 관측을 통하여 제작된 5000분의 1지도에 월출산의 새로운 높이는 812m라는 것이다.
천황봉에 올라야 사방으로 방사선 처럼 뻗어가는 능선을 볼 수 있다. 특히 천황봉-바람재-구정봉-향로봉으로 이어지는 주릉은 정상에 와야 볼 수 있다.

월출산의 규모는 천황봉 정상에서 보아도 알 수 있듯이 별로 크지 않아 보인다. 바람재가 별로 멀지 않아보이고 그 뒤 향로봉도 가깝게만 느껴진다. 실제로도 그렇다. 그러나 바위하나, 소암봉하나, 거암 하나 하는 식으로 따진다면 시간이나 거리는 늘어갈 수밖에 없다. 주마간산하듯이 주능선을 지나가버리면 많은 것을 놓칠 수 있는 산이 월출산이다. 천황봉 남쪽 급경사를 내려오면 천황봉 단애아래 북서쪽으로 뻗어가는 능선도 눈을 끈다. 영암읍과 영암군 군서면 경계에 있는 대동제(저수지)쪽으로 달려가는 능선이다. 향로봉에서 흘러내려가는 물과 바람재에서 흘러내려가는 물이 만나 큰골이라는 이름을 얻어 대동저수지를 이루는데 월출산에서 출입금지구역이 되어있는 계곡은 이 계곡밖에 없는듯하다.
급경사를 내려와서 길이 평탄해지면 눈을 끄는 것은 눈앞에 차례로 다가서는 거암들이다. 암봉이라기에는 규모가 작지만 그 밑에 서면 엄청나게 큰 바위들이 가까이서 또는 조금 멀리서 차례로 다가서는 것이다. 먼저 높이는 낮지만 남면이 거친 단애로 되어있는 능선이 다가온다. 이 능선은 꽤 험할 것처럼 느껴지지만 길은 단애위쪽 평탄한 곳으로 나 있어서 실제로 걷는 부담은 별로 없다. 정상에서 볼 때엔 조무락단애처럼 보이지만 그 주변으로 들어서면 그렇지 않다. 이 암릉지대를 지나면서 뒤돌아보면 서쪽 암면이 평탄하고 하늘쪽으로는 뾰족한 삼각암이 보인다. 아마 앞에서 얘기한 거암들의 끝인 모양이다. 천황봉쪽으로 돌아보아 하늘을 찌르는듯 날카로운 삼각형으로 보이는 이 바위는 상당히 큰 규모의 거암인데 이 바위를 좋아하는 것은 옛날에 찍은 사진 한장 때문이다.
그 바위끝 하늘이 무척이나 맑았고 하늘엔 하얀 새털구름이 있었으며 바위아래 육산사면에서는 억새꽃이 바람에 나부꼈기 때문이다. 오늘은 사람도 많고 공기도 그때보다 맑지않아 그 때의 해맑은 분위기를 느낄 수 없지만 바위만은 그때와 같이 우람하고 섬세하다. 거암 오른쪽으로 보면 하늘을 찌를 듯 끝이 뾰족한 바위들이 비죽비죽 스카이라인을 채우고 있어서 보기가 시원하다. 여기에 오면 사진을 찍는데 그전에도 꼭 같은 장소에서 사진을 찍은 적이 있다. 좌우간 이 부근에서 월출산을 감상하는 방법은 걸음을 좀 늦추고 좌우로 고개를 돌리며 열심히 보는 것밖에 없다. 이곳을 그냥 통과하기만 한다면야 월출산에 온 의의가 그만큼 줄어드는 것이 되리라.
거암들은 하나씩 다가와서 뒤로 사라지는데 능선 날등의 북쪽 아래 산사면에도 재미있는 거암들이 보인다. 바람재를 앞두고 암봉처럼 뾰족한 거암이 다가오고 길은 남근바위사이의 좁은 틈으로 나 있는데 이 남근바위를 그냥 지나치는 사람이 많다. 사람키 세배는 되는 높이에다가 좁은 틈새로 빠져나갈 생각부터 하느라 정작 기암을 구경할 기회를 놓치는 것이다. 바람재에 이르기전 되돌아보면 또하나의 아름다운 바위가 보인다.(화보참조)그렇게 바람재까지 내려오는 동안에도 시간이 살같이 지나간다. 바위구경과 촬영에 적잖은 시간이 든다. 바람재 부근은 완연한 육산이고 거기에 억새가 자라 가을이면 환상적인 경관이 형성된다. 바람재가 왜 바람재인지는 현장에서 금방 확인할 수 있다. 꾀까다로운 암사면에서 눈치만 보던 바람이 바위없는 미끈한 능선을 옳다구나 하고 거침없이 흘러가기 때문에 바람이 심한 게 바람재이다.
바람재에서 구정봉까지는 400미터 거리밖에 안된다. 바람재에서 눈에 들어오는 것은 구정봉도 구정봉이지만 구정봉 후면 아래쪽에 보이는 3개의 거암이다. 주상절리가 아닌 횡상절리로 가로로 금이 간 바위들이라 바위가 여러겁 포개어진 모습으로 맨꼭대기에 마치 지리산 노고단 암탑꼭대기에 돌덩이를 하나씩 얹어 놓은 형태로 돌무더기처럼 쌓여있는 듯한 바위경관이라 내노라 하는 바위들이 많은 월출산에서도 그 독창성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바위다. 이 바위는 바람재에서도 좋은 경관을 만들지만 구정봉에서 내려다 보아도 무척 재미있는 풍광을 만들어내는 바위경관을 형성하고 있다.
이밖에 수많은 바위들을 언급하려면 한이 없을 것 같다. 하산은 금릉경포대로 내려온다. 내려오는 길에 자그마한 동백나무숲이 빨간 꽃들을 피우고 있어서 한바탕 셔터소리가 요란하다. 아줌마 한분은 동백꽃 앞에서 접사를 어떻게 하느냐고 주위사람들에 발을 구르듯 하소연하지만 모두들 급한 걸음으로 내려가거나(단체산행을 하면 사진 찍을 겨를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허겁지겁 동백꽃을 찍느라고 제대로 대답해 주는 분이 없다. 나부터도 뒤에 졸졸 따라 다니기에 바쁘고 또 카메라마다 조금씩 다를 것 같고 또 LCD창을 보면서 접사를 하는 방법도 있을 터이므로 변변히 대꾸도 못하고 내려온다. 나중에 찍어온 동백꽃을 보니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어쨌거나 남도의 봄을 하루 만끽한 것은 지긋지긋한 "불만의 겨울"의 우울한 기억들을 뒤로 하는데 적지않은 보탬이 되었을 듯하다.
2004.3.13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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