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09. 3. 24. 11:30
위치: 전남 보성군 웅치면 - 장흥군 장동면
코스:자연휴양림 주차장-전망대-능선-주능선-임금바위-곰재-곰재산-곰재-자연휴양림

드라이브웨이:서울-경부고속도로-천안논산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전주-남원-곡성-주 암-보성읍-제암산 자연휴양림(곡성 동악산을 보기위해 일부러 남원-곡성길을 택했음)
보성사람들은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내려오다가 광주에서 화순으로 나와 보성으로 오는 것이 정석이라고 한다.


전주-남원-곡성을 지나 보성읍에 들어와 제암산을 찾아가는 길위에 "일림산 철쭉 녹차다향 축제"라는 플래카드가 붙어 있다. 처음에는 멋도 모르고 제암산보다 일림산의 철쭉을 더 알아주나하고 의아해했다. 그런데 제암산자연휴양림으로 들어서기 전 일림산쪽을 보니 꼭대기가 온통 분홍빛이다. 하늘도 땅도 다 철쭉이다라는 표현이 어디서인가 잠깐 보였는데 그것은 결코 과장도 거짓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 산행은 제암산위주로 산행계획이 짜여 있어 제암산을 먼저 오르기로 한다. 제암산이나 일림산이나 곰재산이나 보성군 웅치면을 둘러싸고 뻗어가는 호남정맥 온산들에 철쭉이 난리를 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단지 큰나무가 서있어서 그 아래 철쭉이 감춰져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일 뿐이었다.

사진:능선으로 올라가며 바라본 곰재와 곰재산 그리고 사자산(두봉)

제암산 정상의 바위, 임금바위는 이부근 호남정맥 산들의 형노릇을 하기에 충분한 위엄요소를 지니고 있었다. 보성쪽에서 바라보니 꼭대기의 바위는 산괴의 크기에 비해 결코 거암일 수 없어보였지만 그 모양새하나만은 일대의 신하(산들)를 호령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철쭉은 제암산 정상부근에서는 아직 만개한 상태는 아니었지만 그런대로 아름다웠고 능선으로 올라가는 길에서 본 곰재산일대의 철쭉은 가관이었다.
그러나 꾸물꾸물하던 날씨가 가스의 파도를 밀고 와서 봉우리들을 안개속에 감춰 버리자 제암산을 거쳐 일림산에서 산행을 끝내려고 한 계획을 바꿔야 했다. 곰재산 철쭉을 보고 내려와 자연휴양림에서 잔 다음 다음날 일림산으로 가기로 한다. 제암산은 호남정맥의 주요산중 하나이다. 제암산은 사자산과 일림산 또는 삼비산과 함께 거론되는 일이 많다 . 제암산은 이들 산들의 맹주격이다. 호남정맥은 바람재에서 화순군 청풍면과 장흥군 장평면 경계를 벗어나 장흥군 관내로 진입한 다음 장흥군 장평면과 유치면 경계, 장평면과 부산면 경계를 지나 장흥군 장동면으로 들어와 면경계를 벗어나기전에 감나무재를 넘는다. 감나무재는 2번도로가 통과하는 고개이다. 이 고개에 등산로 표지판이 있고 호남정맥은 남으로 진행한다. 먼저 682m의 작은산이 솟아있고 그 다음 봉우리가 제암산이다. 이 작은산에서 호남 정맥은 장흥군과 보성군 경계에 들어선다. 북서쪽 제암산군은 감나무재에서 시작, 일림산 북동쪽 삼수동진입도로(한재부근)에서 제암산군은 끝난다고 할 수 있다. 이들 산에 철쭉이 많은 것처럼 제암산에도 철쭉이 많다. 이들 산들은 보성군 웅치면을 중간에 두고 빙둘러가기 때문에 웅치면에서는 제암산군(제암산, 곰재산, 사자산, 골치산, 삼비산, 일림산등 어느산에 올라가더라도 원점회귀하기가 쉽다. 그래서 제암산이나 곰재에서 시작, 일림산을 거쳐 내려 오거나 혹은 그 반대로 코스를 따라 올랐다가 하산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사진: 정상 서쪽 억새능선에서 바라본 임금바위

보성군 웅치면 제암산 정상 남동쪽 계곡입구에 있는 제암산 자연휴양림에서 산행을 시작, 제암산을 오르기로 한다. 철쭉철을 맞아 제암산을 생략하고 곰재로 바로 가서 사자산, 골치산, 삼비산 순으로 철쭉산행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자연휴양림 오른쪽 전망대가 있는 능선으로 올라가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올라가는 길은 넓고 숲은 신록으로 싱그러워 시원하다. 능선을 지나 산록으로 들어서면 소나무숲이 반긴다. 이 지역엔 엊그제 상당히 많은 비가 내린 탓인지 산길가에 물이 나오는 곳도 있다. 안부에 올라가면 제암산에서 시루봉쪽으로 뻗은 높은 스카이라인이 보인다. 길가에 간간이 피어있는 철쭉은 능선위의 철쭉밭의 철쭉보다 키가 크고 가지가 많아 수더분한 것이 더 매력적이다. 철쭉은 소나무와 어울린다. 소나무의 회색수피와 대비해보면 철쭉의 분홍빛꽃은 황홀한 색채비를 보인다. 
능선턱에 올라 조금 가면 지능선의 전망대격인 작은 암봉위에 올라서게 된다. 이 암봉에서는 제암산남쪽 산록 전부와 제암산의 임금바위 그리고 스카이라인이 한꺼번에 보인다. 이곳에서 사진을 찍고 점심을 먹 는다. 서울에서 7시 출발하여 1시30분에 겨우 전망좋은 바위에 올라 제암산군 전체를 바라보며 경관을 음미하게 된 것이다. 남쪽으로 사자산, 동남쪽으로 멀리 일림산이 보이지만 그쪽으로 안개가 몰려오고 있는 게 심상치 않다. 일림산, 삼비산 동쪽은 득량만-보성만이다. 그러니 바다안개가 산을 넘어오는 것이다.
임금바위와 촉촉한 운무
운무와 능선과 철쭉


기암. 비석처럼 생겼다.
고개마루턱에 올라 진달래밭에 서다.
사자산과 곰재의 철쭉밭이 보인다. 2005.5.7일


안개는 급속도로 다가와 산위에 떠돌고 있던 구름과 함께 하늘을 완전히 가려버리고 먼 산의 스카이라인도 희미해진다. 이 정도 고도(600m내외)에 서면 제암산자연휴양림으로 들어오며 일림산 쪽으로 바라보았을 때 보았던 거대한 철쭉사면이 스카이라인과 붙어 분홍빛 융단을 펼쳐놓은 듯 보였던 그 철쭉지대를 제대로 볼 수 있었으련만 안개때문에 일림산쪽은 완전히 우유빛 농무에 휩싸여있고 임금바위도 곧 안개속으로 들어가 버리고 만다.
급경사를 올라가면 임금바위에서 동쪽으로 조금 떨어진 바위지대가 가까운 안부이다. 동쪽으로 밋밋하게 보이는 봉우리가 시루봉이다. 이 능선의 철쭉은 바위지대와 어울려 아름다웠지 만 꽃이 덜 피어 있는게 조금 아쉽다. 그러나 산에서 어떤 군락꽃의 개화시즌이나 단풍시즌에 타이밍을 맞추어 산행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쉬운 방법은 현지에 전화로 알아보고 떠나는 것이겠지만 그렇게하면 앞사람뒤꽁무니에 붙어 따라가는 식의 산행이 되기십상이다. 바위 능선위에 올라서니 임금바위에 올라선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그들을 스치며 안개의 장막이 짙어졌다 엷어졌다 한다. 제암산 자연휴양림에서 1시간이면 임금바위 동쪽의 바위위에 올라설 수 있다. 이 바위지대 뒤쪽 평지에 묘지가 하나있다. 테라스형 바위끝에서 바라보는 남쪽 조망은 시원한 절경이다. 바위지대에서 안부로 내려가 다시 급경사를 올라 가면 오른쪽이 임금바위이다. 임금바위를 올라가는 길은 바위의 홀드를 붙잡고 올라가는 조금 까다로운 과정이다. 그러나 디딜곳과 약간의 대담성만 있다면 누구나 쉽게 올라갈 수 있는 길이다. 정상은 북쪽으로 약간 기울어진 테라스형 너럭바위이다. 사람 100명도 앉을 수 있는 넓이이다. 이 임금바위는 옛부터 날이 가물면 기우제를 지내던 곳으로 이른바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좋은 땅의 당당한 제단의 기능을 했다. 이 바위는 예상보다 훨씬 잘 생기고 훨씬 규모가 컸다. 제암산자연휴양림으로 들어오면서 바라본 제암산은 대체로 육산이었지만 정상에 임금바위가 있어서 제암산은 바위가 별로 없는 이지역의 순한 육산들을 호령하는 위세를 보여주고 또 실감도 할 수 있었다.
임금바위일대, 그리고 서쪽의 억새능선에서도 철쭉 군락은 보이지 않고 간간이 드문 드문 꽃을 피운 철쭉 떨기가 보일 뿐이다. 억새지대에 철쭉이 더러 보이지만 이곳철쭉은 일림산이나 곰재산의 철쭉에 비교할 수도 없어보인다. 오늘은 곰재로 이어진 능선을 따라 내려갔다가 곰재산까지 오르는 것으로 산행을 끝내기로 한다. 곰재산으로 올라가며 경사진 능선에 대군락을 이룬 철쭉만으로도 도시의 산꾼을 뿅가게 만들어준다.
곰재의 철쭉(위.아래)

잠은 휴양림의 야영데크를 이용하여 자기로 한다. 내일은 일림산-삼비산을 오를 생각이다. 

교통편과 숙박:
서울-광주(서울고속버스터미널)
광주-보성읍(시외버스이용)
숙박:제암산 자연휴양림(061-852-4434), 자연휴양림 바로 아래에 모텔이 있다, 보성읍내 숙 박시설

문화재와 볼거리:율포해수욕장, 희천해수녹차온천탕, 강진 다산초당, 해남녹우당(국 보 윤두서초상), 제암산 자연휴양림, 팔영산 자연휴양림, 가학산자연휴양림. 쌍봉사(화순군 이양면)국보, 낙안읍성
큰지도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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