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09. 3. 22. 10:33
위치: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 서종면


금요일(20일)날씨는 이를데 없이 화창한 봄날씨였다. 아침에 약간 싸늘한 기운이 느껴질 정도의 기온이 이런 화창한 날씨를 만든 장본이다. 그건 고기압이 밀려내려온다는 것을 의미하고 대기중에 부유물이 적어진다는 것을 말한다. 이런 날일수록 햇빛이 정겹게 느껴진다. 청계산은 국수역까지 전철운행이 연장되면서 서울의 산꾼앞으로 성큼 다가선 산이다. 
몇년전 여름 한번 올랐을 때는 정상이 풀숲을 이루어 길찾기도 어려울 지경이었는데 어느새 능선길은 도시산의 모습으로 변해있다. 하지만 아직은 수수하고 아기자기한 시골능선산의 모습에다 울창한 숲의 산의 모양새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숲이 신록으로 물드는날 볼만할 것 같은 기대감을 가져본다. 오늘은 일주일전 오서산에서 단 한그루 보았던 산수유가 낮은능선 높은 능선 할 것 없이 다 피어있었고 진달래도 한그루 꽃을 피운 것을 올해처음 청계산에서 본다. 산수유꽃에 결들여 개암나무꽃, 양지꽃, 갯버들움을 보았다. 
활짝 핀 산수유.
된고개로 내려가며 돌아본 청계산.
양지꽃
처음 본 양지꽃
산수유.
조망. 남한강변. 남쪽 양자산-앵자봉능선.
청계산의 능선은 국수역에서 토끼굴을 빠져나와 마을을 지나면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산입구에 주차장이 설치돼 있으나 대부분의 산꾼들이 전철로 오기 때문에 주차장은 휑하니 넓기만 하다. 주차장에서 산길을 오르는 곳 부근에 묘지가 많다. 길은 송림속으로 들어가는데 오늘따라 솔향기가 봄의 정갈한 대기속에 배어있어서 들이마시는 공기가 더욱 상쾌하게 느껴진다. 청계산의 소나무숲은 낮은 능선과 산록에 더러 보이지만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숲은 고사하고 소나무도 보기힘들어진다. 회색의 나목숲 안에 노송이 한두그루 서 있을 뿐이다. 산입구에서 정상까지는 꽤 긴능선으로 정상까지가 4.75km에 이른다.그러나 산은 완만한 능선의 낮은 봉우리에서 점차 높은 봉우리로 올라가게 돼 있어서 힘쓸일이 별로 없다. 특히 약수터길은 중간의 제법 높은 능선봉을 피한 산복길이어서 더욱 편안한 숲속길이었다. 능선길에서 약수터길로 들어서서 조금 가니 묘지가 하나 나오고 부근에 진달래나무 한 그루가 몇 개의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 보인다. 산행을 시작한지 20분쯤 되었을 때였다. 산수유가 대부분 꽃을 피우고 있는 마당이라 진달래도 꽤 피었을 것으로 짐작하고 한커트만 찍었는데 결국 오늘 본 진달래꽃은 이 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약수터에서 시원한 물을 한모금 마시고 물병에 물을 보충한 뒤 완만한 송림길로 들어서는 산록의 송림이 그렇게 고까울 수가 없다. 하지만 제대로 된 송림도 이것이 마지막이었다. 송림언저리에서 능선길이 있어서 다시 능선길이 시작되었다.이때부터 오르막을 오르면 능선봉, 내려가서 안부를 지나면 다시 오르막길이 나오는 반복이 계속된다. 길가의 숲은 낙엽이 수북히 깔려있어서 숲의 풍요함을 짐작하기에 어렵지 않다. 군데군데 거목으로 자란 사스레나무도 보인다. 능선에서는 오른쪽으로 나목숲 사이로는 아니면 간혹 장애물없이용문산에서 백운봉에 이르는 능선이 시원하게 조망된다. 왼쪽으로는 남한강이 숲사이로 조망된다. 
경사가 급해지면 능선봉 하나가 보이기 시작한다. 능선봉엔 철제구조물이 설치돼 있었다. 설치된 구조물은 전망대였다. 아마 국수역까지 전철이 개통되는 데 맞춰 몰려들 등산인을 위해 지자체에서 준비한 것 같다. 봉우리는 형제봉이었다. 노송 몇그루가 운치있게 서 있는 정상높이는 500m 안팎이었다. 전망대에서는 남한강이 흘러내려오는 양평쪽이 가장 시원하게 보였다. 양평의 양근대교가 아스라히 보였고 그 앞(남한강 남쪽 양평군 강상면 병산리 부근)에 새로 대교를 놓기위한 교각이 설치된 모습이 포착된다. 아마 남한강남쪽의 88번도로와 북쪽의 6번도로를 옥천부근에서 연결하는 작업이 아닌가 싶다. 그러면 서울을 경유하지 않고도 경기중부와 경기북부를 쉽게 연결할 수 있는 될 것이다. 양근대교로 몰리는 교통혼잡을 덜 수도 있을 것이고.. 강의 남쪽에 장벽을 이루듯 높은 스카이라인을 이룬 산들은 양자산-앵자봉 능선이다. 청계산에서 형제봉이 중요한 것은 한강기맥이 청계산에서 형제봉으로 뻗어와서 서쪽으로 부용산을 향하여 뻗어가기 때문이다. 부용산이 양수리에서 끝나는 한강기맥의 사실상의 마지막 봉우리라고 할 수 있다. 형제봉에서 정상이 지호지간으로 가까이 보이지만 거리가 1.9km로 40분은 걸린다. 안부로 조금 내려갔다가 올라가야 한다. 드디어 정상에 도착한다. 어느해 한여름 올랐을 때는 초본류가 웃자라 등산화가 보이지 않을 정도였는데 오늘 보니 정상은 잔디밭으로 되어있고 그나마 사람들이 밟아 비가 와도 잔디가 나올지 의심스러울 지경이었다. 탁주를 갔다놓고 파는 젊은이가 있고 중노인층이 대부분인 산꾼들은 너도나도 막걸리를 마시며 이자리를 절대 놓쳐서는 안된다고 젊은이에게 바람(?)을 넣고 있다. 젊은이는 아버지의 가업(?)을 물려 받았다고 농담으로 받아친다. 나는 이 청년에게 호감이 갔다. 이것저것 물어보니 부근의 산에 대해서 아는 것이 많았다. 선어치 고개쪽의 뾰족한 봉우리가 있어 무슨 봉우리냐고 물어보니 중미산이라고 한다. 틀림없었다. 그리고 한강기맥에 대해서 꿰고 있었고 한강기맥산행을 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고 한다. 오서산에서 금북정맥에 대해서 물어도 아무도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던 게 생각이 났다.  
나는 전철이 용문까지 연장되면 타격이 생길지도 모르니 대비하라고 웃으면서 말한다. 그는 용문산이 너무 큰 산이라 그렇게는 보지 않는다고 분명하게 말한다. 그런 점이 있기는 할 것이다. 청계산 정상의 조망은 나목숲이 있어 썩 좋지는 않지만 보일 것은 다 보인다. 옥천면의 남한강변과 국수역 동쪽일대가 잘 보였다. 용문산쪽은 능선 하나 넘어 용천리로 들어가는 길이 보이고 그 뒤로 백운봉-용문산능선이 높이 걸쳐있다.
 유명산쪽은 유명산-소구니산-선어치고개-중미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확연하고 소구니산에서 농다치고개로 내려오는 능선은 정면이라 높낮이가 분명치 않으나 농다치고개를 지나 옥산(578m)에 이르면서 능선이 또렷해지며 청계산에 이르고 있는 게 보인다. 이 한강기맥 능선상으로 송전선이 설치되고 있는 것이 마땅치 않다. 하필이면 이 능선인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 동해쪽에서 서울로 오는 산줄기치고 한강기맥처럼 똑바로, 접근성좋게 뻗어오는 산줄기가 없기는 하다. 
정상에서 된고개로 내려가는 길은 급경사지역으로 곳곳에 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유명산과 소구니산이 숲사이로 보이다가 사라졌다가 한다. 용문산에서 유명산으로 이어졌다가 청계산으로 뻗어오는 산줄기의 대강이 드러나는 장면도 있다. 정상에서 된고개까지는 2km정도로 50분가량이 걸린다. 된고개에서 내려가는 길은 벌채를 하여 썰렁했다. 여름장마때 사태가 날 가능성도 예견할 수 있을 정도로 산사면이 불안해보인다. 된고개에서 평지로 내려와서 청계산입구 주차장까지 1시간 50분 가량이 걸렸다. 
산에서 만난 사람들중 상당수가 오던 길로 되돌아 온다고 했다. 하산길이 마땅치가 않은 모양이었다. 오늘도 그전처럼 된고개로 내려가기로 한다. 마을길에 수령이 꽤 많아 보이는 산수유가 큰 집앞이나 골목이 시작되는 곳, 드물게는 밭두렁 등에 노란 꽃을 피우고 있는 농촌의 봄풍경을 보는 게 재미있었다. 대아초교의 울타리도 노란 꽃이 핀 산수유나무였다. 청류가 흐르는 개울의 갈대도 제철엔 볼만할 것 같았다. 그러나 들판길로 나와 역으로 걸어갈 때는 매우 따분하고 지루했다. 정상에서 된고개쪽으로 한참 내려가던 분이 되돌아서서 왔던 길로 가겠다고 할 정도로 들판가운데의 포장도로를 걷는 것은 특별한 목적이 없는 한 '괜히 왔다'고 후회할 수도 있다. 마을까지 들어오는 버스가 있을 터이지만 자주 다니지는 않는 듯 걸어나오는 내내 버스비슷해보이는 차도 안보였다. 
  
  설매재자연휴양림: 
휴양관마루의 일몰

오늘은 청계산산행이 일찍 끝날 것을 고려해 차를 가지고 왔다. 부근에 있는 용천리와 설매재자연휴양림, 배너미고개에서 두명안과 유명산 뒤통수에 해당하는 지역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설매재자연휴양림은 이제 막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모습이었다.
용천리는 오늘 처음 들어와 보았는데 한마디로 계곡안이 도시인을 위한 휴양시설(펜션, 카페등)로 그득한 느낌이었다. 산정호수로 올라가기전 마을의 모습과 비슷했다. 서울부근에 이런 곳이 있었던가 싶다. 만날 산으로만 가는 탓에 이 계곡에 올 기회가 없었다. 유명산을 다니다 보면 입구지 계곡이 시작되는 용문산 바로 아래 두명안이라는 마을이 어떤 마을인지 궁금해진 것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양평에서 청평으로 가는 37번도로를 지나 용천리로 들어서니 백운봉까지의 용문산 능선이 수려하기 이를 데 없다. 연수리(양평군 용문면에서 들어간다)에서 용문산으로 들어갈 때의 수려한 스카이라인보다 더 아름다운 것 같다. 계곡안으로 들어가면 설매재에 이르기전 남으로 뻗은 능선에 가려 시야에서 사라지지만 이 영상이 오랫동안 머리속에 남아있었다. 설매재자연휴양림은 깊은 계곡의 바닥에 홀로 자리잡고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양평군으로서는 수입이 가장 좋은 지역이 아닌가 싶다. 예를 든다면 용문사쪽은 당일관광객이 주를 이룬다. 반면에 이곳 용천리는 숙박관광객이 주를 이룬다. 어느쪽이 수입이 많겠는가? 용천리에서 지그재그를 그리며 급경사를 올라가면 배너미재(설매재)에 닿는다.(이 고개는 한강기맥상의 재이다) 고개마루턱까지는 포장이 되어있다. 하지만 그 다음부터는 진흙길이었다. 눈이 녹은지 얼마 되지 않은 두명안방향 도로는 완전히 진창을 이루고 있다. 화물차와 SUV만 들어 갈 수 있다. 승용차는 들어가다가 금방 나오곤 한다. 길가에서 계곡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서서 조망하면 왼쪽으로 해가 지는 방향에 유명산이 솟아있는 게 보인다. 골짜기 건너편에 솟은 산은 어비산 남릉의 봉우리다. 계곡은 밀림을 방불케할정도로 덩굴식물이 우거져 있었고 산과 계곡이 함께 훼손되지 않은 어떤 이름모를 정갈함에 뒤덮여 있었다. 여름엔 초본류의 보고가 될 것 같았다. 입구지계곡 끝(유명산)쪽에서 올라오는 길이 꽤 크고 빤히 내려다보이는 것은 두명안쪽으로 들어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말해주는 듯하다. 두명안쪽에는 집이 보이는듯 했지만 확인한 것은 아니다. 많아야 2,3가호정도인듯한데 진흙길을 밟고 동네가 다 보이는 쪽으로 갈 수만 있다면 가보고 싶었으나 다음기회로 미루어야 할 것 같았다. 
배너미재는 유명산과 연결되고 유명산은 소구니산을 지나 농다치고개로 뻗어간 뒤 옥산, 청계산, 부용산과 연결되는 한강기맥으로 양수리에서 끝이 난다.  
용천리는 큰 계곡의 산록 높은 곳까지 그림같은 펜션이 숲속에 자리잡고 있어 별천지같았다. 설매재자연휴양림은 그 중에서도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있었다. 휴양림은 울창한 낙엽송림 안에 자리잡고 있었다. 휴양림은 이제 막 겨울잠에서 깨어날 준비를 하고 있다. 눈녹은지 얼마되지 않아 흙으로 된 마당은 아직 질퍽하다.제일높은 곳에 위치한 구름의집과 달의집 앞마당이 제일넓은데 차가 들어가면 바퀴자국이 선명하게 난다. 멋도 모르고 들어간 차량들의 바퀴자국이 유난히 깊다. 부근을 돌아보고 있는 사이에 해가 질 기미를 보인다. 구름의집 마당은 대청마루처럼 개방되어 있는데 마루에 앉은 자세로 일몰을 볼 수 있었다. 대청마루에 앉아 일몰을 보다니..여름에는 해지는 곳이 북으로 이동하므로 구름의집보다는 구름의집 왼쪽에 있는 달의집에서 보는 일몰이 압권이란다. 달의집에서는 강(한강)위로 지는 해를 볼 수 있다고 한다. 

한강기맥 개념
청계산 산행트랙지도. 된고개에서 국수역까지는 차편이용이 바람직. 버스등 차이용 어려우면 권하고 싶지 않음.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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