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게시판2009. 2. 1. 09:06

2006-7-8


사진:삼봉1봉에서 본 치악산. 오른쪽 아래사진은 비로봉을 망원으로 찍은 것

산행기-첫부분: 풀산행기

치악산을 자주 다니면서도 삼봉-투구봉-토끼봉 능선을 오를 기회가 없었던 것은 보통 산꾼들이 그러하듯 항상 정상을 중심으로 산행계획을 짰기 때문이었다. 구룡사-사다리병창-비로봉-입석대나, 남대봉-향로봉-비로봉-구룡사나, 매화산-천지봉-비로봉-입석대나 모두 비로봉을 끼우지 않으면 산행이 되질 않는다.
그래서 이번엔 삼봉을 오르기 위해 흥양리로 들어가 범골-쥐넘이고개-삼봉-투구봉-삼장골-흥양리로 원점회귀산행을 하려고 치악산 아래 흥양리로 갔다. 쥐넘이고개와 이어지는 범골로 들어가 삼봉과 투구봉을 밟은 뒤 능선을 따라 내려오다가 밤나무골-삼장골을 나와 다시 흥양리로 돌아오자는 것이 산행계획이었다.
삼봉과 투구봉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합수하는 지점 아래(흥양초등학교 동쪽 약 500m지점)에서 산행을 시작했는데 결과적으로 이곳 합수머리에서 쥐넘이고개까지의 거리가 직선 거리로 구룡사아래 매표소에서 비로봉까지의 거리와 맞먹을 정도로 멀었다. 직선거리로 매표소-비로봉까지가 9km, 합수머리-쥐넘이고개 8km였던 것이다.
싱싱한 계곡 범골은 정말 이름 그대로 옛날 같으면 범이 나와도 여러마리가 나올 수 있는 천혜의 골짜기였다. 계곡이 청정계곡으로 유지된 것은 골짜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곳에서 차단되어 외부출입이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진다. 막다른골목에 조그마한 단지인듯한 몇개의 가옥이 있었는데 계곡을 걸어잠그다시피 하고 있어서 이곳에서부터 길이 끊어져 있었다. 단체로 왔다면 개들사이로 갈 수도 있겠지만 혼자온터라 집들을 지나가기가 힘들것 같았다. 공무원들은 아닌듯 했다. 공무원들이 1개소대쯤(개집안의 개포함) 되는 개를 풀어놓고 또는 개집에서 일제히 짖어대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밖에서 기다렸으나 인기척은 없고 공산에 개짖는 소리만 요란하다. 이 나이에 내나라 내땅을 뒤로 하고 허참 노래를 부르며 퇴각하기는 힘들었다. 거기서 내려와 계곡으로 올라가기로 한다. 새로 사 신고온 샌들이 아까웠지만 어차피 한여름 계곡 산행하기에 오히려 좋지 아니한가?
계류는 놀랄 정도로 차가웠지만 땀이 금방 식어 시원했고 제법 깊은 소는 옆을 더듬어 올라가는데 금방 허벅지까지 물이 올라온다. 계곡산행의 요체는 미끄러지지 않는데 있다. 자칫 미끄러져 엉덩방아라를 찧어도 좋지만 카메라와 렌즈꾸러미는 그야말로 물건너가고 만다. 생각같아서는 물이 불어나 하얗고 투명한 물속에 풍덩풍덩 빠지며 올라가고 싶다. 하지만 사람이 지나다닌 적이 없는 계곡은 물보다 덩굴이 우거지고 무성한 계곡형 관목나무가지가 물에 닿을 듯 낮아 치고 올라가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는 게 더큰 문제다. 게다가 작은 폭포라도 닥치면 폭포옆 웃자란풀섶과 밀림지대형 낮은 관목숲을 뚫고 지나가야한다. 이곳뿐만 아니라 사람이 다니든 안다니든 해발 500m이하 계곡이나 저지대의 완만한 산록은 한여름엔 칡덩굴, 억새, 딸기나무, 찔레나무 별별 덩굴형식물군이 풀섶의 바다를 이룬다. 옛날에 완택산에 올라갈 때도 중간에서 오도가도 못할 정도로 빽빽한 찔레밭속에 고립된 적도 있었는데 오늘도 그때 생각이 난다. 명지산도 상판리 아재비고개쪽 도입부에 이런 지대가 있다. 어쨌든 악전고투하며 나아가니 해발 500m가 되어오고 악성풀섶이 끊어지고 숲속에 제법 반듯한 그러나 사람이 별로 다니지 않는 길이 나타난다. 쥐넘이 고개에 오를 때까지 유일하게 빨간리봉이 보이다가 안보이다가 한 것이 이 범골을 그래도 지나간 사람들이 있구나 싶은 유일한 흔적이다. (흰 리봉도 간혹 보였으나 이 리봉은 매우 오래된 듯 삭을대로 삭아 있었다)--이상 "산이 손짓"게시판.. 나머지는 풀산행기참조

치악삼봉 GPS트랙지도

치악삼봉-투구봉산행기(풀산행기)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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