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2009. 4. 28. 23:08
지난주 통영에 갈일이 있어 갔다가 통영시 서호동 낮은 산록 양지쪽에서 거대 후박나무를 보았다. 통영은 나의 고향이다. 오랜만에 찾았지만 사정으로 하룻밤 묵을 수도 없어 일보는 사이 짬을 내어 서호리부근의 조금 높은 곳을 보다가 높지않은 언덕 양지쪽에 서 있는 후박나무를 보았던 것이다. 밑에서 보기에도 엄청나게 커 보이는 나무였다. 나는 이 언덕에 올라가서 두번 놀랐다. 하나는 후박나무 때문이고 또하나는 통영의 완벽한 변화 때문이었다. 통영출신 작가인 박경리씨가 통영은 한국의 나폴리라고 했던 것 같은데 내 마음속에 그렇게 자리한 통영은 이미 어린시절의 서정적인 작은 규모의 항구가 아니었다. 미륵산 아래 봉평동일원에는 거대조선소가 들어서있었고 건물들은 높은 건물이라고 해봤자 3층정도였고 거의 2층짜리 일번도였던 해안건물들이 높이와 폭을 확장한채 희고 미끈하게 솟아있거나 지금도 변함없이 푸른 서호만-고성만수로를 배경으로 서 있었다. 모든 것이 거대도시화 되고 건물의 덩치가 커지고 화려한 교량이 놓이고 길거리에 차들이 복작거리고..이런 것이 "발전"인 것일까? 나라전체가 그런 분위기일때 남해의 작은 항구에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그림같은 옛날 이미지가 남아있으리라고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정신나간 일이 아닌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한국최고의 후박나무는 경남 남해군 창선면의 후박나무와 전남 장흥 삼산리의 후박나무, 욕지도의 후박나무등이다(천연기념물). 이들 후박나무들은 하나같이 수령이 500년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영의 후박나무의 수령은 210년. 그러나 높이와 둘레는 적어도 삼산리의 두 나무와 별 차이가 없다. 삼산리의 후박나무중 큰 후박나무가 수고 11m, 둘레 3m인데 비해 통영의 후박나무는 수고 16m, 둘레 4.1m에 이른다. (이렇게 단순비교가 가능하도록 후박나무의 수고, 둘레 측정이 정확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나무위쪽의 길에서 내려다본 후박나무.
미륵도와 서호수로, 그리고 후박나무.
올려다본 후박나무. 하나는 작은 나무다.
황소를 연상케 하는, 옆으로 휜 우람한 줄기. 줄기끝에서 위로 솟는다.
미륵산과 서호수로.
미륵도. 미륵도산록 돌출부분이 케이블카 종점.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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