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게시판2009. 2. 13. 22:32

사진:(중봉에서)오늘처럼 선명한 애기봉 사진을 찍은 적이 없었다. 뒤의 산은 수덕산. 오른쪽은 노적봉(일명 구나무산)

블로거 제위께, 그리고 산을 좋아하시는 여러분께..


안녕하십니까? 저, 마운틴타임(mountain-time)이 인사드립니다. 저는 별일이 없는한 매주 산행을 하며 사진을 찍고 산행기를 쓰고 간혹 지도를 그립니다. 산을 취재한다고 하면 거창한 얘기이고 즐기면서 기록한다는 정도라고 하면 좋을 듯합니다. 산에 가면 그산의 아름다운 대목이 어딘지 열심히 찾아보려합니다. 글쓰는 것 이상으로 사진찍기를 좋아하여 어떤 산에 가든지 많은 사진을 찍습니다. 어제(2009년2월12일 목요일)도 화악산에 가서 150장정도 찍었읍니다. 그냥 스냅사진이라고 해야 겠습니다. 이렇게 산에 갔다오면 본격적인 산행기를 쓰기전에 게시판에 제1보를 씁니다. 본격산행기를 준비하기전에 우선 사진 한 두장이 들어가는 비교적 짧은 산행정보및 산인상기를 씁니다. 앞으로 저희 게시판에도 이런 방향으로 일주일에 한번 올리는 산행의 제1보를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게시판에는 필요할 경우 산과 관련된 정보를 올리기도 합니다. 여러분의 성원 부탁드립니다.

2009년2월13일 마운틴타임 올림



오늘(2월 12일) 화악산산행을 했다. 약속의 섬에서 언니통봉-중봉-조무락골-38교-약속의 섬 순으로 산행을 했다. 요즘 전철산행을 4주정도 하다가 영인산을 보고 "산을 이렇게 고통스럽게 해서는 안된다"싶어 가평산으로 돌아온 셈인데 요즘 날씨가 하도 가물어 화악산에 눈이 있으면 얼마나 있겠느냐는 생각을 하고 왔다. 그래도 기계적으로 아이젠은 물론 스패츠까지 챙긴 것은 겨울 화악산의 기본기를 어느정도 알고 있기 때문.
그런데 그 화악산에서 제대로 된 심설산행을 하게 될줄은 몰랐다. 1200m이상은 완전한 설국이었다. 1200m이상이 되면 산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그게 뭔지 나는 아직도 모른다. 그냥 해맑음이라고 해두자. 그런 곳에 깊은 눈이 쌓여 있고 수피가 흰 자작나무(사스레나무)가 여기저기서 강풍에 가지를 흔들고 있으니..해맑음은 그 진수에 가깝구나 싶다. 중봉에서 언니통봉을 지나 약속의 섬까지 한번 하산한 적이 있는데 남은 기억이 별로 없어선지 하산때와 산을 오를 때가 다른 것인지 오를 때 산의 인상이 전혀 달랐다. 그러나 산에는 눈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적어도 930m대인 언니통봉에 오를 때까지는. 1000m를 넘어서면서부터 응달은 완전히 설산의 모습이었고 1200m를 넘으면서부터는 길바닥도 눈과 얼음으로 덮여 아이젠을 해야 했다. 그리고 7.5km 고도 1100m 힘들게 4시간10분이나 걸려 올랐다. 내일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서 오늘 산행을 해야했었는데 정상에 도착했을 때는 하늘은 완전히 구름에 가려져 음산해졌다.
하지만 비가 오려면 대기중의 수증기는 하늘로 올라가 구름이 된다. 이 너무도 진부한 상식을 대기에 적용하면 웃구름은 검어져도 대기는 매우 투명해진다는 의외의 이론이 나온다. 그러나 그것은 비가 혹은 눈이 내리기 직전 짧게는 10여분-길어봤자 30분 안쪽이다. 혹은 비가 다 내리고 날이 걷힐 무렵 하늘이 고층운이나 고적운으로 구름 밑바닥이 평평해졌을 때 그런 투명한 대기가 감돈다. 그래서 수십년 화악산을 다닌 중에 오늘처럼 내려다보이는 애기봉과 그 능선이 아름답게 그리고 투명하게 눈앞에 전개된 것은 처음이다. 더구나 하늘이 검은 구름에 완전히 덮여 있어서 산은 수묵화를 방금 끝낸듯 먹냄새가 나려는 정도다. 언제나 중봉에 올라서면 매캐한 냄새가 날 듯한 반투명 스모그가 시야를 방해했는데 오늘은 그 스모그가 걷혀 전부 하늘위로 올라간 것인지 화악산 조망이 그럴 수 없이 좋았다. 화악산은 언제든 뭔가 있다. 그것이 싸락눈이 내리는 중봉-조무락골 급경사 설사면으로 미끄러지듯 내려가면서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고 뱅뱅돈 구절이었다. 사진은 내일 올리겠다.

중봉의 높이 : 현재 산꾼들이 갈 수 있는 화악산 중봉(시설물에 가장 근접한 곳)의 높이는 1446m가 맞다. GPS로 몇번 맞춰본 결과치다. 현재 중봉에 서 있는 오석(검은돌)산명비엔 1427m라고 되어있는데 이것은 현재위치의 중봉에 올라 갈 수 없던 시절 맨 동남쪽(명지산이 가장 가까운 지점)의 너럭바위 전망대높이가 아닐까? 이 높이는 전국산중 방태산과 소백산비로봉보다 높아 국내산12위에 해당.(지리, 설악, 덕유, 오대산등의 모든봉우리를 각각 천왕봉등 단일산으로 간주하면..)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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