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09. 10. 21. 22:59

백운산 1087m

서북능선-귀때기청봉
대야산에 가을이
포암산-만수봉 가을산행
명성산에 은백색 억새
북배산-가덕산 억새산행
북한산 의상봉능선
남덕유산 주흘산-부봉
동강 백운산



귀때기청봉

대야산

포암-만수봉

명성산

북배산

위치: 강원도 원주시 판부면 - 제천시 백운면
드라이브코스: 서울-성남이천도로-곤지암IC-영동고속도로-남원주IC-중앙고속도-19번도로-서곡리


계곡입구의 개울풍경.

대용소골을 따라 올라가며.. 오른쪽 위는 조두봉쪽 능선.

사진:백운산 중턱산록의 단풍

능선에서 본 정상

백운산에는 겨울시즌에 여러번 그것도 제천시 백운면 쪽에서 올라갔지만 이번엔 가을시즌을 택해 후리사마을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2006.10.22일)
강원도 원주시 판부면과 충북 제천시 백운면 사이에 위치한 백운산은 5번국도와 중앙고속도로가 지나는 치악고개(가리파고개)로 치악산과 이어지는 산이다. 그러나 치악산 그늘에 가려 빛을 제대로 못보고 있는 산이다. 높이로 보나 산세로 보나 100명산에 들어가는 준수한 산인데도 치악산에 비하면 찾는 사람은 아주 적다.이 점이 오히려 백운산의 장점이 아닌가 싶어지기도 하다. 가리파고개를 지난 산줄기는 다시 갈기를 가다듬고 치솟기 시작하다가 벼락바위봉(940m)에서 한 정점을 이루고 한 가닥은 수리봉, 보름가리봉을 지나 백운산, 오두봉 십자봉에 이르고 한 가닥은 남으로 진행하여 구력재를 넘어 구학산과 주론산을 일군다. 제천시 백운면의 경계는 이들 산줄기를 연결한 능선이 원주시 신림면, 판부면, 흥업면, 귀래면과 자연경계를 이루는 특이한 면이다.

호젓하고 수수하던 백운산도 이미 옛날 백운산이 아니었다. 대용소골 안쪽에 백운산 자연휴양림이 들어서서 야성적이고 숲의 본래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던 백운산 대용소골 하류부를 깔끔하게 이발잘한 학생티 나는 산으로 변모시켜놓았다. 자연휴양림 사업으로 대단한 재미를 보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경쟁자도 없는 독무대인 이 분야에 여태까지는 그들이 개발의 삽을 들이댄 것은 최소한 명산중에서도 좀 덜 눈에 띄는 곳을 선택하는 듯이 보였는데(치악산자연휴양림은 치악산이 아닌 백운산과도 이어진 벼락바위봉 아래에 있다) 이곳 백운산에서는 백운산 계곡경관의 요지에다 손을 댔다. 치악산그늘에 가려 명산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틈을 교묘하게 이용했다는 생각이 든다. 개울가의 소(沼)엔 오솔길이 어울리지 숲을 깎아내 만든 노출된 시멘트도로는 어울리지 않는다.
백운산의 단풍은 자연휴양림지구 위쪽의 계곡에서부터 물들기 시작한 뒤 700-800m산록에서 절정을 이룬듯이 보인다. 그러나 올해의 단풍은 백운산도 마찬가지로 별로 볼품이 없다. 떨어진 낙엽이 곱게 펼쳐진 채 떨어진 것은 보기힘들었고 모두가 말라 돌돌 말려서 떨어져 있다. 목마름의 고통을 나뭇잎들은 증언해주고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가을의 한 대목을 충실히 보여주는 멋진장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을은 가을. 백운산도 가을을 타고 있었다.
중턱의 숲에 간혹 보이는 단풍나무의 단풍은 비록 깔끔하게 물들지는 않았지만 눈부시도록 붉었고 단풍든 나무뒤로 보이는 건너편 산록과 능선의 단풍이 볼만했다. 낙엽이 많이 떨어진 정상능선 바로 전 900m아래 산록의 단풍나무들은 볼만했고 특히 소용소골 위쪽 산록의 단풍은 수려했다. 그곳은 땅속을 흐르는 수맥이 꽤 넓게 분포하여 단풍나무에 물을 대주고 있기 때문으로 보였다. 정상을 비롯한 해발 1000m이상지역은 말할 것도 없고 해발 900m이상지역도 헤아릴 수 있을 정도의 나무들 몇 그루를 빼고는 이미 거의 완전히 갈색으로 변해있다. 정상능선의 수림은 언급할만한 특이한 수목은 없고 나무들의 크기도 왜소하다. 나무잎들이 모두 떨어져서 그런지 더욱 황량해보인다.그래서 그런지 소용소골위쪽의 단풍지대는 강한 인상을 남겨주었다.
올라간 코스는 대용소골로 들어가 계곡을 따라가서 상재에 이른 다음 능선을 따라 정상으로 갔다. 정상에서는 서쪽으로 되돌아나와 대용소골과 소용소골 사이의 능선으로 하산하려고 하다가 전에 이 능선으로 하산한 적이 있어서 오늘은 소용소골로 내려가기로 한다. 얼마전에 그려서 올린 백운산지도(한국의산 주요산지도 참조)에 주능선에서 이 능선으로 가는 길이 그려져 있는데 그 정확한 갈림길이 어디인지 확인하고싶은 목적도 있었다. 주봉과 주봉전의 작은 봉우리 사이의 안부(정상에서 완전히 내려와야 함. 해발 1010m내외)에서 능선날등을 찾아 가다가 되돌아서서 탐스런 낙엽송숲이 울창한 작은 분지형지대(이 지역은 등고선이 극히 완만한 지역. 낙엽송숲이 끝나는 지역부근에는 여름철에 물이 나오기도 하지만 요즘은 가물어 물이 말라있었다)를 지나 소용소골로 내려왔다. 소용소골위쪽은 바로 이 분지형지역이 함수성이 높아 개울이 보이지 않을 때도 바윗돌아래로 물흐르는 소리가 계속되었고 그래서 그런지 단풍나무가 많았고 단풍상태도 꽤나 볼만했다. 내려올 때는 응달이 되어 빛이 부족한데도 단풍은 아주 화려했다. 금년가을 들어 비로소 단풍다운 단풍지대를 만난 셈이었다. 햇볕이 좋았던 시간이었던 올라갈 때 이쪽(소용소골)으로 올라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백운산상세도

낙엽송지대는 부토의 형성이 용이하다.낙엽송의 낙엽솔잎이 잘고 뭉치기가 쉬워서 그런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낙엽송숲 바닥은 흙이 검고 찰지며 물기가 많다. 이 지역은 지역적으로 특수지역에 속하여 낙엽송숲아래는 다양한 초본류가 성장하는 곳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급준한 산록 바로 아래 평준한 지역이 형성되어 수분공급(수맥이 지표로 노출)이 원활하다는 장점도 초본류의 낙원이 된 원인일 것이다. 내년엔 여름철에 이 지역을 한번 더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건조하고 황량한 백운산정상일대를 생각하면 고도 100m도 안내려온 지점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은 조금은 경이롭다.

백운산은 육산이다. 백운산의 원주시쪽은 크게 보아 3개의 계곡이 북쪽을 향해 열리고 있다. 흥업면쪽 대용소골과 소용소골, 그리고 판부면쪽 신촌리 계곡이 그것이다. 신촌리쪽 계곡에서 백운산을 올라올 수 없다. 출입금지지역으로 묶여있기 때문이다. 대용소골과 소용소골은 후리절마을 위쪽에서 합수한다. 백운산의 산행은 대용소골과 소용소골, 그리고 이 두개의 계곡을 분할하는 중앙능선을 주무대로 펼쳐지는 것이 보통이다. 여기에 오두봉코스를 접목, 종주형 백운산산행이 가능하다. 이 코스는 8km에 이를 정도로 길고 시간도 많이 걸려 세심한 산행일정계획이 필요하다. 소용소골로 들어가 백운산정상-상재-오두봉-긴능선-자연휴양림 코스가 가능하지만 최소 10시간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번 산행은 대용소골로 들어가는 것으로 시작했다. 후리절의 어느 농가에 잘익은 감이 주렁주렁 달린 감나무가 메마른 도시인의 정서를 자극한다. 개울가 매표소부근의 노송은 후리사 경내에 있던 소나무인지 크기도 대단하고 생기기도 잘 생겼다. 마침 판부면단위의 등산대회행사가 있는 날이라 그런지 휴양림까지는 사람이 많다. 산길을 오가는 나이 지긋한 사람들에게 후리절에 대해서 물어보니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한 사람이 옛날에 후리사란 절이 그 마을에 있었고 지금은 절은 없어지고 절이름이 마을이름으로 남았단다. 계곡은 아름다운데 물이 적어 경관이 살아나지 않아 안타깝다. 어쩌다 단풍나무가 보이면 그래도 가을은 이곳에도 왔구나 싶다.
휴양림의 길을 낸다고 수려했던 계곡 한쪽이 파괴된 것은 가슴아픈 일이다. 설악산의 백담계곡과 마찬가지로 좋은 계곡에 길을 내면 계곡의 절반은 파괴되어 버리고 만다. 더구나 백운산 자연휴양림으로 들어가는 길은 바윗돌을 계곡사면에 굴려놓은 곳이 있어 보기가 안타까웠다. 휴양림으로 올라가는 길 모퉁이에서 개울을 건너는 구름다리를 만들어놓아 계곡을 건너기 용이하게 한 것은 잘한 일이다. .
휴양림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뉘고 다리를 건넌 뒤 부턴 백운산 야생의 본모습이 나타난다. 계곡옆의 등산길은 한 여름에는 통과하기가 꽤 어려울듯하다. 딸기덩굴, 칡덩굴이 얼키고 설켜 산길을 뒤덮을 것이 분명해보인다. 산행한지 1시간반이 지나는데도 계곡은 여전히 평탄하여 올라갈 줄을 모른다..
다리를 지나 개울을 따라 들어간 지 얼마 안되어 중간에 왼쪽으로 중앙능선으로 올라가는 희미한 등산로가 있었고 한군데는 화살표까지 박혀있었지만 오늘은 계곡을 끝까지 따라가볼 생각이다. 원래는 오두산쪽으로 가기로 했지만 오두산쪽은 자연휴양림을 지나가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시간도 어정쩡하여 후일을 기약하기로 한다. 조금 깊이 들어가니 단풍나무도 더러 보이는 깊은 계곡 물가다. 위로 올라가는 또렷한 길을 놔두고 낙엽송숲 언저리 깊은 곳으로 잠깐 들어온 풍경이 그러했다.
계곡옆 산록 멋진 느티나무형 큰 나무앞에 바위제단을 만들고 제를 지낸 흔적이 있다. 그 제단만 아니었으면 무척 아름다운 공간이었을 걸. .







사진:백운산의 단풍. 대부분 대용소골과 정상닿기전 능선, 나머지 4매는 소용소골에서 촬영. 도로는 소용소골의 소농장과 연결되는 길.

그곳에서 단풍 사진 몇 커트를 찍고 나와 또렷한 길로 산록은 올라가기 시작한다. 급경사가 시작되기 전에 고도계를 보니 500m도 되지 않는 곳이었다. 아니 이것밖에 안왔나? 그만큼 많이 들어왔다는 얘기일 것이다. 그때부터 경사는 가만히 서 있어도 미끄러질 정도로 급해졌다. 고도 700m쯤에 올라선 안부일대는 단풍이 절정이었다. 단풍나무는 없고 신갈나무류가 수종의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그 나무에도 단풍이 들어 황갈색단풍이 햇볕에 눈부시게 빛났다. 나중에 안 것이지만 이 지능선이 상재로 올라가는 지능선이었다. 지능선이 주능선에 닿기전 잡목들의 낙엽이 완전히 떨어져서 그런지 한두그루 보이는 단풍나무가 더욱 눈을 부시게 한다. 가파른 경사의 고도 250여m를 올라오니 드디어 주능선이다. 주능선에 도착한 것은 산행시작후 4시간이 경과한 3시경이었다.(중식40분, 촬영40분포함) .
상재 주능선의 해발고도는 960m정도 되는 듯했다. 주능선은 이미 초겨울이 시작된 기분이었다. 갈색능선으로 완전탈바꿈하여 산은 누드로 변해있었다. 백운면(제천시)쪽으로 열린 골짜기의 주름(지능선)의 단풍이 그 때문에 잘보였다. 여기에서 3개의 올망졸망한 봉우리를 넘으니 깊은 안부가 나오고 주봉은 마지막으로 높이 솟아있다. 안부의 높이가 1010m정도 되는듯했다. 이 안부에서 중앙능선과 소용소동으로 가는 길이 나뉘었다. 정상은 80m정도의 고도를 보였지만 워낙 가팔라서 숨이 가쁘다. 정상에 오른 것은 3시 50분경. 상재에서는 40분정도면 오를 수 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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