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 대구광역시 달성군 유가, 옥포, 가창면 - 경북 청도군 각북면
좌표: N35 42.937 E128 31.408
드라이브코스: 서울-경부고속도로-서대구분기점-현풍IC-유가사주차장(345km)
유가사주차장-현풍IC-중부내륙고속도로-남김천IC-김천-김천IC-경부고속도로-서울(322km)
어제(2010.4.24일) 비슬산에 올랐다. 토요일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비슬산을 찾았다. 주차장(유가사주차장, 자연휴양림주차장, 소재사주차장)들은 차들로 넘쳐났고 관광버스도 길가에 눈치주차를 해야할 정도였다. 하지만 정작 참꽃군락지에 피어 있어야 할 진달래는 감감무소식이었다. 적어도 10일은 더 있어야 꽃이 필 것 같았다. 아주 작은 꽃봉오리를 틔운 꽃나무도 몇그루 안되었다. 달성군청 홈페이지의 '비슬산 참꽃개화상황'에서도 만개일을 5월초로 잡고 있다.
비슬산 올라가는 길가 수도암추녀와 벚꽃.
정상에서 마령재로 내려가며 바라본 톱바위봉과 조화봉.
대견사지 뒷봉우리 조화봉에서 바라본 비슬산
조화봉으로 가는 목제보도 위에서 바라본 기암과 대견사지.
조화봉에서 바라본 바위지대와 대견사지.
드넓은 진달래군락지는 아직 기지개도 안 켰다.
비슬산정상과 월광봉(오른쪽). 앞에 넓은 진달래군락지.
대견사지와 석탑. 석탑의 위치가 절묘하지 않은가?
벼락으로 윗부분이 날아간 대견사지 석탑. 해발 1000m대의 사지(寺址)의 석탑은 경주남산의 용장사지 석탑처럼 산과 잘 어울린다. 속히 보수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수년전 왔을 때는 좀더 온전했던 석탑
진달래산 비슬산은 조망이 시원한 산이다. 산행을 하고 보면 육산이라기 보다는 바위산에 더 가까운 비슬산은 정상능선에 울창한 숲 대신에 억새지대와 진달래등 관목지대가 많아 드러난 능선이 시원한 산세를 그대로 보여주는 산이다. 그래서 능선산행의 즐거움이 큰 산이다. 국립공원으로 하기에는 2% 부족하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나 산세에 변화가 많고 우람하기도 하고 산지가 넓어 현재의 위치에서 한단계 격상된공원으로 해도 무방할 것이란 생각이다. 비슬산산지를 보존하는 차원이라면 말이다. 칼바위봉에 시설물이 들어선 것(그게 당위성이 있고 없고를 떠나)이나, 대견사지의 석탑이 벼락에 무너진 것이나 "군립공원"차원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일일 터이기에 그런 생각이 든다. 그리고 산자락을 훼손하는 일은 아무래도 좀 줄어들지 않을까? (참조:비슬산은 왜 아름다운가?.. 한국의 산 비슬산)
오늘은 유가사에서 비슬산 정상으로 올라가 대견사지, 조화봉(대견사가 있는 봉우리)을 거쳐 수성골로 내려오기로 한다. 오늘 비슬산행을 계획한 것은 하루전날 경주에 알아보니 진달래산 단석산의 진달래가 졌다는 얘기를 듣고 난 뒤 갑작스럽게 결정한 산행이다. 서울에 벚꽃이 만개하고 관악산 자락에도 진달래가 많이 피었으니 비슬산에도 진달래가 피기 시작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경주의 정보는 사실이 아님이 명백하고 비슬산의 진달래도 금년봄의 변덕날씨로 원래 참꽃축제일(금년에는 서해안사태로 취소)이 24일임에도 900m고도의 산자락엔 꽃이 필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다.
아침 7시경 출발했으나 내려오면서 차에서 먹은 음식이 좋지 않았던탓으로 금강휴게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오느라 비슬산에 도착한 것은 12시 30분 넘어서였다.
산행은 1시에 시작한다. 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유가사왼쪽 작은 능선봉을 오른쪽으로 끼고 돌아가는 시멘트포장(도성암으로 올라가는 길)도로다. 수도암을 지나가면 굽이진 도로를 버리고 반너덜지대인 숲속길을 지나 계단이 많은 지역에 올라선다. 도로변에서 숲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이정표가 있다. 유가사에서 1km 올라온 지점인데 비슬산 정상까지 2.5km라고 되어있다. 40분쯤 지났을때 경사는 가팔라지지만여름에는 꽤나 시원할 듯한 울창한 송림이 나와 상쾌한 느낌이다. 이때부터는 급경사가 되어 숨이 가빠진다. 송림안에는 큰 진달래가 나무가 드문드문 박혀있었는데 진달래꽃이 피어 상큼한 느낌을 준다. 올라가는 길은 거의 너덜지나 다름없고 군데군데 단애도 보이고 단애위엔 꼬부라진 소나무가 서 있어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고있다. 하지만 너덜지대 숲엔 관목이 많아 아직 나무들의 잎이 나오지 않은 현재 모든 경관은 어수선해보인다. 산을 오르기 1시간가까이 되어 갈 때 숲 오른쪽에 바위지대가 보였다. 올라가기에 위험하다고 해선지 철조망을 쳐놓았는데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밟아 지나가는데 문제가 없다. 이 바위에 올라가니 여기가 비슬산 중턱의 멋진 조망대임이 드러난다. 오른쪽으로 높은 비슬산 정상부가 보이고 왼쪽에 또하나의 바위전망대가 높직이 위치하고 있는게 보인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도성암의 청기와기붕이 보인다.
이 바위가 바로 도통바위일 것 같다. 유가사는 도성국사가 신라흥덕왕때 창건한 절. 그 도성국사가 도통한 바위가 바로 이 바위이다. 당연히 바위위에서는 유가사와 도성암이 잘 보인다.비슬산은 이런 전망대가 곳곳에 있어서 산세를 가늠하기가 쉬운 산이다. 맑은 대기속에 펼쳐진 비슬산 산록은 상당부분이 송림, 그외는 낙엽관목숲지대다. 이러한 광경은 비슬산에서 조화봉을 바라볼 때의 느낌과 대조적이었다. 드넓은 진달래 군락지가 발달해있는 조화봉아래 넓은 경사진 산록에는 푸른 빛이라고는 없는 희색지대였던 것이다.
첫번째 전망대 도통바위에서 바라본 비슬산 정상.
도통바위에서 내려다본 유가사와 그 아래 계곡일대.
이 바위전망대에서는 도성암이 바로 아래 내려다보인다. 이후 10분마다 전망대가 나타나고 산행한지 1시간 30분만에 벼랑끝에 멋진 소나무가 서있는 전망대를 끝으로 산중턱 전망대는 끝이난다. 그 다음엔 돌밭에 꼬부라진 소나무들이 숲을 이룬 경사지를 지나 완만한 경삿길을 올라가면 큰 돌멩이들이 여기저기 흩어져있고 그 사이에 말라버린 억새밭이 누워있는 비슬산의 서북봉격인 1058(GPS)m봉에 도착한다. 1시간50분만이다. 올라오면서 하산하는 팀들을 부지기수로 만난다. 그들중에는 목에 카메라를 걸치고 있는 올라오는 사람들에게 진달래라고는 하나도 보지 못했다고(따라서 카메라를 메고가고 찍을 게 없을거라는..)정보를 전해준다. 많은 사람들이 수성골이나, 다른 코스로 비슬산정상까지 와서 유가사로 내려가는 사람들이었다. 왜냐하면 유가사에서 비슬산정상 등산로는 대단한 급경사로 비슬산에 한번 와본 사람이라면 다 아는 '악명'이 높은 터였기 때문에 이길을 주로 하산로로 이용한다. 이 코스(유가사-서북봉코스)에 보통걸음이라면 1시간40분정도면 올라올 수 있을 것 같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400m정도된다. 꽤 많은 사람들이 정상에 서 있는게 까마득히 보인다. 서북봉에서 조금 이동하면 비슬산 동쪽의 산지들도 훤히 내려다보였다. 비슬산정상쪽으로 깊이 패어든 깊은 계곡도 보였다. 달성군 옥포면 김흥리 계곡과 용연사가 있는 반송리계곡이다.
정상에 가기전에 억새밭위에 앉아 점심을 먹는다. 앞에 보이는 조망은 멀리 앞산이 보이고 앞에는 깊은 계곡이 비슬산정상쪽으로 패여있다. 억새밭에는 자세히 보면 노란 제비꽃이 여기저기 피어있다. 정상일대는 상당부분이 너럭바위로 이루어진 전망이 탁트인 바위지대이다. 서쪽면과 남쪽면은 단애를 이루고 있어 조망이 뛰어나다. 정상에서 정서방향을 보면 낙동강이 또렷하다. 오후 늦을수록 낙동강은 점점 또렷해진다. 석양이 강물에 빛나기 때문이다.
주능선첫봉우리오르기직전의 급경사 송림길. 소나무와 바위가 난장을 벌인다.
정상 대견봉에서 남으로 본 풍경. 앞의 능선 뒤쪽 맨 왼쪽이 월광봉, 톱바위봉, 맨우측이 조화봉. 능선날등을 따라 길이 나 있다..
주능선 첫봉우리를 정상에서 보다..
비슬산 정상인 대견봉.
대견봉 산명비.
정상에서 내려다본 유가사..
정상에서 북서쪽으로 본 서북봉뒤쪽 옥포면일대(저수지는 옥연지).
비슬산 북쪽 계곡.
마령재에서 조화봉으로 가며 돌아본 비슬산.
아늑한 숲길.
조화봉에서 하산하며 본 이정표. 뒤에 월광봉.
조화봉의 북쪽사면.
자연휴양림방향 조망.
오늘 비슬산정상에도 사람들이 많이 올라온다. 조망을 즐긴 뒤 마령재로 출발한다. 정상에서 마령재까지는 20분정도밖에 안걸린다. 송림을 지나 마령재에 닿으면 재부근나무가지에 어지러이 매단 리본이 마치 굿하려고 무당이 매단 헝겊을 연상시킨다. 마령재에서는 동쪽으로 내려가면 용천사에 이르고 여기서 북쪽의 헐티재 고개를 넘으면 대구광역시, 남동쪽으로 계속 나가면 청도군 각북면의 각북, 풍각면의 풍각을 거쳐 청도에 닿는다. 내앞에서 내려가던 중년 산꾼 두분도 마령재에서 동쪽길로 내려간다. 마령재에서 서쪽길로 내려가면 수성골로 내려가 유가사에 닿는다.
마령재에서 월광봉을 오르는 듯하다가 월광봉을 오르지는 않고 오른쪽으로 난 산록길을 따라 톱바위봉과 조화봉 사이의 능선합류지점으로 향한다. 자연휴양림, 톱바위에서 오는 길이 비슬산 정상, 월광봉에서 오는 길과, 또 수성골을 거쳐 능선을 따라 올라온 참꽃군락지 옆길로 조화봉-대견사지를 거쳐온 길도 여기서 합류한다. 마령재와 더불어 비슬산의 가장 중요한 길목인 셈이다. 마령재에서 여기까지 오는데는 40분정도면 충분하다. 서서히 고도를 높이는 산길옆은 진달래나무가 무성하거나 억새가 무성한 곳이어서 운치가 있다. 더구나 비슬산을 돌아보는 느낌이 꽤나 장쾌한 감을 준다. 마령재에서 10분쯤 올라온 곳에서 본 비슬산은 정상서쪽의 대단애(병풍듬)이 우람하여 그런 느낌이 더욱 진하다. 조화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가까워질수록 진달래군락지를 형성하고 있는 밋밋한 경사면의 광활한 산록을 가득채운 진달래나무가 앞으로 그려낼 분홍빛 장관을 예고하고 있다.
합류지점의 이정표를 보면 지금 낯선 시설물이 있는 톱바위봉(옛날에는 칼바위라고 불렀던 것 같은데..)까지 200m, 자연휴양림이 2.3km, 비슬산 정상이 4km, 대견사지의 글씨는 마모되어 알 수가 없으나 300m정도일 것 같다. 대견사지는 1000m고도에 이르는 높은 지대에 창건된 절이 있던 절터였다. 지금은 일부가 부서진 석탑과 주춧돌등이 조금 남아있을 뿐이다. 규모가 큰 바위들이 병풍처럼 서있는 곳에 꽤 넓은 공터가 자연히 형성되어 있는 것은 놀랍다. 대견사지의 북서쪽 가장자리는 높은 단애로 이루어져 있다. 작은 굴이 있고 샘터가 있다. 지금은 물을 먹기에 내키지 않지만 장마이후에 샘터를 잘 건사한뒤라면 식수로 해도 좋을 것도 같다.
절터에서 사다리를 타고 능선위로 올라오면 조화봉까지는 거의 목제보도로 되어 있다. 이능선의 해발고도가 1000m를 살짝 넘으니 낙동강변이 내려다보이고 비슬산 정상이 적당한 거리에 솟아있고 주변능선봉들이 키재기를 하는 조망을 즐기기에는 안성마춤인 천상의 보도라는 느낌이 든다. 게다가 발아래 드넓은 진달래군락지에 꽃이 만개하는날 이 보도는 그 가치를 더하리라. 진달래를 위한 장치들중엔 이 목제보도외에 팔각정, 군락지안의 전망대등 시설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5시40분쯤 조화봉에서 이방향 저방향으로 조망을 즐기는 사이 주위가 한결 조용해진 느낌이 든다. 그러고 보니 어느새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다 하산길에 들어선 모양이다. 일몰시간만 아직도 1시간반이 남았다. 낮시간이 길어지면 산꾼은 즐거울 수밖에 없다. 하산은 수성골로 내려가는 코스이다. 조화봉에서 수성골로 내려서기 전에는 서쪽으로 단애를 이룬 능선날등을 타게 되어 있다. 다 조망을 즐기기에 안성마춤이다. 여기저기 전망대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화봉의 북쪽 사면은 굉장한 볼거리였다. 단애 틈새 곳곳에 흙벽을 붙인듯 흙이 불거져나온 곳에 이끼가 사는 독특한 광경이 흥미롭다. 흙이 있어서 이끼가 살게 된 게 아니라 이끼가 살면서 흙이 들어붙은 게 아닐까? 이런 풍광은 주왕산의 바위에서 더러 보았으나 설악산, 북한산등 화강암이 발달한 산에서는 본적이 별로 없다. 그리고 이 코스는 또 한가지 남은 일을 수행하기에 적당하다. "일몰촬영"이 그것이다. 서쪽에 낙동강이 있기 때문에 일몰촬영하기에는 그만이다. 하지만 오늘은 삼각대를 가져오지 않아 자신이 없다. 하산을 시작할 무렵 이정표가 있다. 수성골로 해서 유가사까지 2.6km 거리다. 내려가면서 서쪽이 숲으로 막히지 않은 곳으로서 최대한 아래쪽까지 가서(일몰이후 하산시간을 줄이기 위해..) 단애부근에 자리를 잡는다. 여기까지 내려오면서도 조망이 좋은 단애끝에 서서 조망을 즐기면서 왔으니 시간이 꽤 걸렸다. 위의 단애끝에 자리잡은 시간은 6시40분경. 이곳의 해발고도는 900m 정도되었다. 바위위에 렌즈몸통을 올려놓고 진동을 줄이며 일몰을 찍고 하산을 시작한다. 얼마 안가 진달래꽃이 보이기 시작한다. 고도700m능선부근이었다. 20분쯤 잰 걸음으로 내려오니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오늘 처음 산행을 시작한 것은 유가사에서 바로 능선으로 올라갔기에 개울물 소리를 들을 겨를이 없었다. 그리고 개울은 예상이상으로 크고 수량도 많았다. 이것은 대견사지 북쪽에 형성된 물받이 산록이 굉장히 넓은데 기인한다. 해발 400m정도인 유가사까지 내려오는 거리는 2.6km 인데 고도차이는 600m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등고선이 널찍널찍하다. 즉 120m를 걸어가야 겨우 20m 정도 내려갈 정도로 구배가 완만한 곳이 있을정도로 경사가 완만하다는 얘기다. 참고로 도성암위쪽 급경사에서는 100m를 걸어 60m를 올라가야하니 비교가 된다. 아쉬운 것은 어둑어둑해질 때 이 골짜기를 내려왔다는 점이었다.주차장에 오니 7시50분이 다 되어 간다.
일몰(7.4분).
일몰(7.5분)후 15분쯤지나 해발 700m부근 낮은 능선에 진달래가 다수 보였다. 렌즈. 캐논 1.8사용. 뒤에 보이는 봉우리는 비슬산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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