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 낮은 능선엔 생강나무 꽃.. 망경대는 수려한 조망

봄의산:추읍산, 고려산, 용문산, 산사의봄, 공덕산동영상, 공덕-천주산 원적산산수유 무학산 추월산

추읍산 산슈유:노란물결이 일렁이듯...

강화도의 진달래명산:금년엔 인파로 구경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용문산-비슬고개:문례봉갈림길 부근의 노랑제비꽃군락.

용문사의봄:아련한 녹색투명한 안개.. 산사의 봄.

공덕-천주산동영상:소박한 진달래숲. 길가의 멋진 경관.

공덕-천주산연결산행: 천주봉일대는 험준. 봄철엔 산행금지될 때도...

이천 백사면 산수유군락: 거목도 수두룩..넓은 군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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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학산..가고파의 바다 내려다 보이는 낙남정맥의 진달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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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산에 올랐다.(2010.4.3)
꽃을 찾아 먼 산행을 하기엔 아직 이르고 안방에서 하루를 보내기엔 봄빛이 주위에 넘치는 것 같고.. 하여 가장 손쉬운 곳에 위치한 청계산에 오른다. 봉천동에서 가장 가까운 산은 관악산이지만 관악산은 늘 오르는 산이라 작년 초겨울 과천 어린이 대공원에서 옥녀봉-매봉을 오른데 이어 오늘은 망경대까지 포함하여 산행했다. 그러나 예정에 없이 청계산의 정상인 망경대까지 오르게 된 것은 그동안 망경대코스가 지금처럼 정상 지근지점까지 접근한 줄 몰랐기 때문이었다. 60, 70년대에 산행을 시작한 사람들은 산꼭대기의 국가시설물에 대해선 노이로제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부산원효산-천성산 산행시 원효산 국가시설물부근(부근도 아니다. 적어도 500m정도는 떨어졌을 것이다)에서 들려오는 사격소리를 듣고 혼쭐이 났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매봉-청계산-이수봉산행을 할 때 시설물 부근에서는 먼 아랫길로 우회하여 산행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오늘보니 정상암봉과의 높이 차이는 채 5m높이도 안될 정도로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집에서 대공원 가는 과정은 집앞의 지하철역인 낙성대역을 포함하여 사당, 선바위, 경마공원, 대공원역까지 5개역에 지나지 않는 거리다. 대공원역에서 나와서 저수지 좌측으로 들어가면 대공원관리사무실이 나온다. 그 앞 동쪽능선이 시야에 들어오고 능선을 오르는 길이 보이면 올라가는 것으로 산행이 시작된다. 참 간편하다.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이용할 것 같다. 그리고 미리 말하지만 내려올 때도 이 길을 이용했다. 지난번 매봉 산행때 매봉 남쪽에서 옛골로 내려가는 코스가 너무도 길고 골짜기길을 다 나가서 버스정류장 가는 길도 무척 멀었던 게 옥녀봉-대공원역길로 되돌아 나오게 한 원인이 되었다. 옛골산길은 옛날과는 달리 시설물이 들어서서 산행후반부에 큰길을 이용할 수 없게 된 것도 피로를 누적시키는 원인이 되었던 것 같다.
대공원에서 산길로 들어서면 울창한 송림길이 된다. 호젓하게 산행하기에 안성마춤이다. 한 5분쯤 걸으면 송림이 끝나고 차가 다니는 큰 길이 나온다. 지나야할 길목이 차가 굽어도는 도로이므로 전후좌우를 잘 살피고 건너야 한다. 다음 능선의 산길도 평탄한 산길이지만 이번엔 떡깔나무 숲길이다. 그러다가 다시 송림이 나온다. 이같은 야트막하고 솔가리가 폭신하니 깔린 산길은 꽤 오래 계속된다. 그러다가 처음 생강나무 꽃을 본 것은 산행을 시작한 지 40분쯤 되었을 때였다. 처음에는 작은 나무 가지에 몇송이꽃이 빈약하게 핀 상태였지만 옥녀봉에서 서쪽으로 뻗은 능선에 올라서면서 생강나무가 자주 보이기 시작했고 꽃도 흐드러지게 핀 상태였다. 오늘 꽃 구경한 능선은 이능선밖에 없다. 옥녀봉에서 정상까지는 거의 아무 꽃도 보이지 않았다.

매봉에서 내려다본 옥녀봉

망경대에서 내려다본 매봉

망경대에서 내려다본 풍경. 대공원.

대공원에서 옥녀봉에 이르는 능선은 아마 청계산에서도 아직 가장 덜 훼손된 지역이 아닌가 싶다. 송림과 바위지대가 여전히 매우 자연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화물터미널에서 오는 길과 대공원에서 오는 길이 합류하는 능선봉에서 사람들이 부쩍 많아진다. 길은 넓어지고 답압으로 길바닥이 반질반질하다. 옥녀봉은 이 능선봉에서 멀지 않은 곳에 솟아있다. 옥녀봉은 고도를 높이는 단조로운 능선만 있지 별다는 지봉이 없는 청계산 북쪽 산록에서 눈에 띄는 봉우리이다. 지능선에서 솟아있는 지능선 봉우리라 주위의 전망이 무척 좋다. 옥녀봉 정상에서 매봉이나 망경대(일부가 보인다)를 조망하기도 좋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옥녀봉에서 매봉으로 가려면 원터골에서 계곡으로 올라오는 길과 합류하는 조금 낮은 안부까지 내려가야 한다. 이 안부를 지나면 산행객의 줄은 거의 이어진 띠처럼 되어 앞사람의 뒤축만 보고 가는 셈이 된다. 게다가 대부분 층계길이라 걷기도 매우 힘이 든다. 여기서는 우측 통행을 하지 않으면 올라갈 수가 없다. 내려오는 사람들도 거의 하나의 띠를 이루어 내려오기 때문이다. 원터골에서 올라오는 능선과 합류하는 능선에 서면 이제는 길거리에서처럼 우측통행 표지판이 붙어 있을 지경이다. 최근에 한 산행중에서 이렇게 붐비는 산코스를 본 적이 없다.
청계산에서 그래도 명소라고 할 수 있는 석문앞에는 스님한분이 함을 앞에 놓고 탁발을 하고 있다. 시주와 석문통과에 무슨 관련이 있는지..시주한 분들이 석문을 통과하고 있다. 매봉앞의 암봉은 조망이 수려하지만 오늘은 원경이 꽤나 희미하다. 황사기운이 남아있는 듯하다. 강풍에 가까운 편서풍이 불어 목도리를 하고 있음을 내심 다행으로 여겨야 했다. 30-40명이 붐비는 정상에서 관악산을 한번 힐끗 본 뒤 능선을 따라 가다가 옛골로 빠지는 계곡길로 내려선다. 10분도 안되어 큰길이 나온다. 이 길이 어디서 오는 길인가? 그제서야 청계산에 다시 온게 10여년이 넘었다는 생각이 든다. 작년초겨울과 오늘산행이 친구들이 쌩쌩할 때 함께 다니던 90년대말이후 처음하는 청계산산행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렇다면 이 큰길은 정상에서 오는 게 틀림없구나 싶다.
바람도 없어 포근한 양지쪽에 앉아 점심을 먹고 그 큰길을 따라 내려왔던 산을 다시 올라간다. 능선안부에 올라서니 혈읍재이정표가 있다. 그동안 수도없이 통과했던 혈읍재가 여기였던 것이다. 혈읍재에서 가파른 길을 따라 능선을 올라가면 철조망이 올려다 보이는 곳에서 길이 우측으로 횡단한다. 횡단하다가 로프를 잡고 바위사이를 힘겹게 올라서니 험준한 암봉 바로아래 전망대다. 정상은 한두사람이 겨우 서 있을 만한 네모기둥형 좁은 바위위다. 당연히 처음 오른 정상이다. 이전에는 철조망 훨씬 아래로 기다싶이 다니던 길이었는데 이렇게 정상가까이 올라 올 수 있다니..움츠리며 산행하던 옛날 생각이 절로 난다. 청계산 정상일대의 서쪽은 높은 단애로 이루어져 있어서 호방한 느낌을 준다. 회랑을 이루며 산곡에 펼쳐진 과천밸리 건너 관악산을 바라보는 조망이 수려하고 시원하기 이를 데 없다. 높이가 관악산보다 조금 낮지만 조망의 시원함은 청계산쪽이 그 강도가 더한 것 같다. 동쪽의 산들이 많이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은 손바닥만한 옹색한 바위위에 위태위태하게 서 있어야 하는 정상의 시간이 통일이 되어 진짜정상을 밟을 수 있는 날이 온다면 정상에 서서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실컷 조망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서쪽 암벽 아래의 마치 공룡능선의 일부와 같은 산길을 오르내리는 수고는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능선날등을 따라 남으로 내려가면 될 것이다. 정상에서 남쪽을 보니 암봉에 수많은 사람들이 올라가 있다. 거기까지는 가보아야겠기에 암봉을 내려서면 바위산 아래를 횡단하는데 얼음이 녹아 질척거리는 산길도 산길이지만 바위지대와 급경사가 계속되어 무릎깨나 혹사 한 뒤에야 다시 주능선에 올라와서 남쪽 암봉(역시 망경대이다)위에 설 수 있었다. 이 암봉의 조망도 무척이나 수려하고 볼만했다.

망경대의 남쪽 암봉.

봉우리에서는 남쪽의 이수봉이 보이고 봉우리 바로 아래는 헬기장이었다. 헬기장옆에는 화장실도 있고 사람들이 헬기장 절반을 메우다시피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이수봉-국사봉으로 가거나 망경대로 돌아오거나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왔던 길로 다시 돌아왔고 혈읍재에서 대공원으로 내려갈까 해서 시야에 돌아오는 철조망통과 방법을 물어보니 구멍뚫린데가 있단다. 하지만 결국 내려가도 대공원역까지 걸어가야 할 것이고 그 거리도 만만찮을 것 같아 그냥 옥녀봉길로 도로 내려가기로 한다. 대공원-옥녀봉-매봉-망경대-헬기장까지 가서 다시 돌아오는데 7시간정도 걸린 것 같다.